뉴욕타임스 보도

러시아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가 지난 2021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뒤 연설하고 있다. ⓒ노벨상위원회
러시아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가 지난 2021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뒤 연설하고 있다. ⓒ노벨상위원회

러시아 정부가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정부 비판 유명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를 “외국 스파이”로 지목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1일(현지 시각) 러시아 당국이 무라토프를 외국 요원으로 선언하면서 정부를 비판하는 언론인들의 보도를 탄압하려는 움직임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라토프는 정부와 정부의 언론인 살해에 비판적인 신문 노바야 가제타의 편집국장으로 오래 재직해왔다.

러시아 법무부는 무라토프가 “외국 플랫폼을 통해 러시아 연방의 대외 및 국내 정책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형성하기 위한 견해를 송출해왔다”고 밝혔다.

노바야 가제타와 대부분의 소속 언론인들은 지난해 3월 무라토프가 신문 발행을 중단한 뒤 해외로 피신했으나 무라토프는 러시아에 남았다. 신문 발행 중단은 당시 발효된 전쟁 보도 금지법 때문이었다. 이 법은 전쟁을 비판하는 사람에 최대 15년까지 실형을 선고하도록 돼 있다.

“외국 스파이” 딱지는 구 소련 스탈린 시절 대대적 숙청을 벌이면서 사용한 “인민의 적”이라는 딱지와 비슷하다.

러시아 정부는 거의 매주 금요일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비판 세력을 “외국 스파이”로 지목해왔다. 미 시카고대 교수인 경제학자 콘스탄틴 소닌도 명단에 올라 있다.

무라토프는 지난해 신문 발행을 중단한 뒤 모스크바 열차 안에서 화학물질에 의한 화상을 입었으며 미 정보 당국이 러시아 정보요원 소행으로 판단했다.

2021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무라토프는 지난해 6월 노벨상 메달을 경매에 부쳐 1억350만 달러를 모금, 우크라이나 아동 및 피난민 지원에 쓰도록 유니세프(UNICEF)에 기부했다.

노바야 가제타는 구소련 붕괴 직후인 1990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상금을 기부한 자금 등으로 1993년 설립됐다. 

푸틴의 체첸 공격 등을 비판해온 안나 폴리트코프스카야 등 6명의 소속 기자들이 피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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