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스: 시적 해상도(LUX: Poetic Resolution)’전
12월31일까지 DDP뮤지엄 전시2관

카스텐 니콜라이, 유니컬러(Unicolor), 2014. ⓒ숨프로젝트 제공
카스텐 니콜라이, 유니컬러(Unicolor), 2014. ⓒ숨프로젝트 제공

미디어아트 거장들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왔다. 지난 5일 개막한 ‘럭스: 시적 해상도(LUX: Poetic Resolution)’전이다.

지난 30년간 미디어를 현대미술의 중요한 재료(미디움)으로 실험해 온 작가들을 국내에 소개하는 전시다. 현대미술 기획사 ‘숨 프로젝트’(대표 이지윤)가 2021년 런던에서 연 첫 전시에 이은 두 번째 해외 순회전이다. 당시 주요 작가 5인에 새로운 작가 7팀을 초청해 새롭게 꾸몄다.

라인업이 화려하다. ‘미디어아트의 아버지’ 카스텐 니콜라이(Carsten Nicolai)의 대표작 ‘유니컬러(Unicolor, 2014)’는 폭 20m에 달하는 강렬한 대형 영상 작업이다. 생명체의 움직임을 공학적으로 재해석한 네덜란드 팀 드리프트(DRIFT)는 16개 키네틱 꽃으로 구성된 ‘메도우(Meadow, 2020)’를 선보인다.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로비 천장에 설치된 그 작품이다. 사람의 움직임에 반응해 벌어졌다 오므라드는 모습이 해파리, 우산 같기도 하다.

드리프트, 메도우(Meadow), 2020. ⓒ숨프로젝트 제공
드리프트, 메도우(Meadow), 2020. ⓒ숨프로젝트 제공
유니버설 에브리씽, 트랜스피규레이션(Transfiguration). ⓒ숨프로젝트 제공
유니버설 에브리씽, 트랜스피규레이션(Transfiguration). ⓒ숨프로젝트 제공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식을 빛낸 중국계 미디어 아티스트 카오 유시(Cao Yuxi)의 ‘AI 산수화(Shanshui by AI, 2022)’도 8폭 병풍 버전으로 만날 수 있다. 2021년 DDP 서울라이트(SEOUL LIGHT) 전시로 주목받은 박제성 서울대 교수의 ‘유니버스(Universe, 2019)’도 관람객을 기다린다. 이외에도 대자연의 신비로움과 웅장함을 영상으로 전달하는 런던 기반의 아티스트 팀 마시멜로 레이저 피스트(Marshmallow Laser Feast), 다양한 인터랙티브 작품으로 모든 연령층의 관심을 끄는 유니버설 에브리씽(Universal Everything) 등의 대규모 시청각 설치 작품 총 16점을 볼 수 있다.

ⓒ숨프로젝트 제공
ⓒ숨프로젝트 제공

이번 전시를 총괄 기획한 이지윤 대표는 “다음 세대의 작가들이 세계 최고 미디어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보고 좋은 작품과 전시를 만들길 바라며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고 했다.

“현대미술 큐레이터의 중요한 역할은 오늘날의 미술, 앞으로 만들어져야 할 미술을 먼저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미디어아트는 이미 시작된 미래의 작품들이지요. 이번 전시에서 선보일 작품들은 이 시대의 해상도(resolution)와 주파수(frequency)가 만들어 내는 한 편의 시라고 봅니다. 우리 시대의 새로운 재료로 만들어진 미술작품을 통해 예술이 주는 종교적인 장엄함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다음 순회전에선 한국의 유망한 미디어 아티스트들을 더 많이 소개할 계획이다. 한국·영국 작가로 구성된 미디어아티스트 그룹 ‘김치앤칩스’(Kimchi and Chips), 한국 작가 최초로 영국 빅토리아앤드앨버트미술관(V&A) 레지던시 작가로 선정된 강이연 등에도 러브콜을 보냈다. “수준 높은, 아주 단단한 개념과 기술을 겸비한 중요한 작가들이죠.” 전시는 12월31일까지 DDP뮤지엄 전시2관과 일부 디자인 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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