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미국 의사당 폭동을 주도한 혐의로 징역 22년을 선고받은 '프라우드 보이스'의 전 회장 엔리케 타리오 ⓒ트위터
지난해 1월 미국 의사당 폭동을 주도한 혐의로 징역 22년을 선고받은 '프라우드 보이스'의 전 회장 엔리케 타리오 ⓒ트위터

지난해 1월 미국 의사당 폭동을 주도했던 극우단체 '프라우드 보이스(Proud Boys)'의 전 회장 엔리케 타리오에게 징역 22년이 선고됐다.

AP통신·CNN 등 외신에 따르면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의 티모시 켈리 판사는 5일(현지시각) 선고 공판에서 의회 난입을 주도한 극우성향 단체 프라우드 보이스 전 대표 엔리케 타리오에 대해 징역 22년형을 선고했다. 

지난해 1월 발생한 미국 의사당 폭동 관련자 가운데 가장 긴 형량이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한 지난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불복, 이를 뒤집기 위한 ‘의회 폭동’을 선동·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켈리 판사는 “(배심원단은) 정치적인 것에 따른 유죄판결을 내리지 않았다”며 “타리오와 다른 피고인 모두 폭동 음모에 유죄판결이 내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타리오가 유죄로 이어진 자신의 행동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는 어떤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켈리 판사는 "평화로운 권력 이양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며 "우리나라는 국민에 의한 자치의 실험으로 건국됐지만 지도자 선출 방식이 무력과 폭력으로 위협받으면 오래 버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타리오의 변호사인 나이브 하산은 법원 밖에서 기자들에게 "판사의 결정에 정중하게 동의하지 않는다. 항소하겠다"라고 말했다.

타리오는 당시 의사당 폭동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다. 그는 의회 폭동이 일어나기 며칠 전 워싱턴DC의 한 교회 간판을 불태우고 소총 탄창을 지역 내로 가져온 혐의로 체포돼 법원으로부터 지역 추방 결정이 내려졌다.

켈리 판사는 "타리오가 폭동 당시 의사당에 있지는 않았지만, 프라우드 보이스 지도자로 이날 사건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타리오는 선고 전  "나는 정치적인 광신도가 아니다. 정치와 단체, 행동, 집회와 무관하게 1월 6일 사건으로 고통받은 사법당국자와 입법자 등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법원은 현재까지 프라우드 보이스 지도부인 이선 노딘과 조지프 빅스에게 각각 18년과 17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프라우드 보이스 지부 리더인 재커리 랠은 15년형을 선고받았고, 하급 회원인 도미닉 페졸라는 10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한 뒤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없고, 불복한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결국 2021년 1월6일 극우 성향의 트럼프 지지자들이 연방의회 의사당을 습격했다. 

이 사태로 경찰관 1명을 포함해 5명이 사망했다. 당시 의사당 폭동과 관련한 혐의로 1100명 이상의 사람들이 경찰에 체포됐다. 최소 630명이 혐의를 인정했으며, 110명이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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