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동시 개막...프리즈 9일·키아프는 10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서 열려
갤러리 약 330곳 참여...침체된 미술시장 분위기 살릴까

한국 여성 최초 추상화가 이성자
미국 추상표현주의 2세대 헬렌 프랑켄탈러 등
국내외 여성 거장·신진작가 작품도 다수

ⓒ키아프·프리즈서울 제공
ⓒ키아프·프리즈서울 제공

전 세계 갤러리 330여 곳이 서울에 모였다. 글로벌 아트페어 프리즈(Frieze) 서울과 국내 최대 아트페어인 키아프(KIAF) 서울이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동시 개막한다. 

한국 여성 최초 추상화가 이성자, 여성주의 미술 대가 정정엽, 미국 추상표현주의 2세대 대표작가인 헬렌 프랑켄탈러와 조안 미첼 등 국내외 여성 거장들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국내 미술시장이 침체기를 맞은 가운데 올해 ‘키아프리즈’가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22년 9월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즈(Frieze) 서울 VIP 오프닝 현장. 미국 애콰벨라 갤러리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파블로 피카소의 1937년작 ‘방울이 달린 빨간 베레모 여인(Femme au beret rouge a pompon)’, 피에트 몬드리안의 1927년작 ‘구성 No. II, 노란색, 빨간색, 파란색 (Composition : No. II, With Red, Blue and Yellow)’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이세아 기자
지난 2022년 9월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즈(Frieze) 서울 VIP 오프닝 현장. 미국 애콰벨라 갤러리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파블로 피카소의 1937년작 ‘방울이 달린 빨간 베레모 여인(Femme au beret rouge a pompon)’, 피에트 몬드리안의 1927년작 ‘구성 No. II, 노란색, 빨간색, 파란색 (Composition : No. II, With Red, Blue and Yellow)’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이세아 기자

올해로 2회를 맞는 프리즈 서울엔 뉴욕의 가고시안, 영국 화이트갤러리 등 미술시장의 ‘큰 손’들을 포함해 갤러리 약 120곳이 참여한다. 

근현대 미술사 거장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프리즈 마스터스’(Frieze Masters) 섹션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장 주목받는 섹션이다. 갤러리현대는 한국 여성 최초 추상화가인 이성자(1918~2009) 작가의 솔로 부스를 선보인다. 동양과 서양, 정신과 물질 등 대립적인 요소를 조화시킨 작품으로 유명하다.

이성자, Timeless, 1976, 패널에 아크릴릭, 나무, 160 x 130cm. ⓒ이성자 기념사업회 제공
이성자, Timeless, 1976, 패널에 아크릴릭, 나무, 160 x 130cm. ⓒ이성자 기념사업회 제공
헬렌 프랑켄탈러, Untitled (p94-29), 버프지에 아크릴. ⓒ프리즈서울/작가 및 Stephen Ongpin Fine Art 제공
헬렌 프랑켄탈러, Untitled (p94-29), 버프지에 아크릴. ⓒ프리즈서울/작가 및 Stephen Ongpin Fine Art 제공

프리즈 서울에 올해 처음 참가하는 시카고의 그레이 갤러리는 짐 다인, 데이비드 호크니, 알렉스 카츠, 하우메 플렌자 등의 작품을 가져왔다. 스티븐 옹핀 파인 아트(Stephen Ongpin Fine Art)는 폴 세잔, 앙리 마티스, 피카소,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에곤 실레 등 유명한 예술가들이 종이에 그린 작품을 엄선해 선보인다. 헬렌 프랑켄탈러, 조안 미첼 등 국내엔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거장들의 작품도 준비했다. 악셀 베르보르트(Axel Vervoordt)는 윤형근, 루치오 폰타나, 귄터 워커 등의 작품을 소개한다.

가고시안은 미국 서부의 경쾌한 이미지를 모던하고 세련되게 표현하는 작가 조나스 우드의 정물화, 백남준의 ‘TV 부처’ 등을 소개한다. 국제갤러리에서는 단색화 거장 박서보와 하종현, 추상화 거장 최욱경, 미디어 아티스트 정연두 등의 작품을 소개한다.

PKM에서는 윤형근, 정창섭, 유영국 등 주요 한국 작가 3인과 2024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한국을 대표할 구정아를 비롯한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올라퍼 엘리아슨 작품도 준비했다. 리만머핀(Lehmann Maupin)에서는 이불, 서도호, 성능경 등 한국의 주요 작가들의 작품을 포함해 다양한 세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작품을 소개한다.

백남준, ‘TV 부처’, 1974. ⓒ프리즈서울/가고시안 제공
백남준, ‘TV 부처’, 1974. ⓒ프리즈서울/가고시안 제공
올라퍼 엘리아슨, Your polyamorous sphere, 2022, 채색 유리 (노란색, 파란색), 채색 효과 필터 유리 (녹색), 스테인리스 스틸, 채색 (검은색), LED 조명, 알루미늄, ⌀ 120cm. ⓒ작가 및 PKM 갤러리 제공
올라퍼 엘리아슨, Your polyamorous sphere, 2022, 채색 유리 (노란색, 파란색), 채색 효과 필터 유리 (녹색), 스테인리스 스틸, 채색 (검은색), LED 조명, 알루미늄, ⌀ 120cm. ⓒ작가 및 PKM 갤러리 제공

프랑수아 게발리(François Ghebaly)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인천 출신 작가 김지혜의 신작 부스 섹션을 준비했다. 반투명 실크와 나무 조각을 결합해 한국의 고대 장례 및 제의용 오브제를 모티브로 애도의 과정을 성찰하는 작품을 소개한다.

데이비드 코단스키 갤러리(David Kordansky Gallery)는 로스앤젤레스 기반의 작가 메리 웨더포드(Mary Weatherford)의 신작을 단독전으로 구성했다.

나이트 갤러리(Night Gallery)는 안드레아 마리 브레이링(Andrea Marie Breiling)의 단독전을 구성했다. 스프레이 페인트로 표현한 키네틱 추상 작품을 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STPI는 퍼즐 조각을 소재로 작업한 한국 작가 유현미의 신작과 국제적 명성의 리크리트 티라바니자(Rirkrit Tiravanija), 서도호, 라이언 갠더(Ryan Gander)의 작품을 준비했다.

데이비드 즈워너(David Zwirner)에서는 캐서린 번하드(Katherine Bernhardt)의 모노타이프와 회화, 마마 앤더슨(Mamma Andersson)의 회화,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의 주요 작품을 소개한다.

캐서린 번하드, Bacterium Run, 2023, 캔버스에 아크릴과 스프레이 페인트, 243.8 x 304.8 cm.  ⓒ프리즈서울/작가, David Zwirner, Canada 제공
캐서린 번하드, Bacterium Run, 2023, 캔버스에 아크릴과 스프레이 페인트, 243.8 x 304.8 cm. ⓒ프리즈서울/작가, David Zwirner, Canada 제공
우한나, Milk and Honey 5, 2023. «The Great Ballroom» 중.  ⓒ프리즈서울 제공/사진 이승헌
우한나, Milk and Honey 5, 2023. «The Great Ballroom» 중. ⓒ프리즈서울 제공/사진 이승헌

아시아 지역 젊은 갤러리 작가 10명의 솔로 부스로 구성된 ‘포커스 아시아’ 섹션도 주목할 만하다. 올해 불가리가 후원하는 제1회 프리즈 아티스트 어워드 서울 수상자인 우한나 작가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신화 속 여신을 주요 모티브로 하는 패브릭 설치 작품(지 갤러리)이다.

실린더 갤러리는 현대사회의 여러 징후를 대중문화의 이미지를 차용해 표현해 온 유신애 작가의 옛 거장들의 제단화를 연상시키는 작품, 새로운 연작 등을 선보인다. 유타카 키쿠타케(Yutaka Kikutake)는 유코 모리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의 ‘디컴포지션’(Decomposition)은 신시사이저를 사용해 과일 배열의 소리를 불안정한 하모니로 변환한 장소 특정형 작품이다.

노바 컨템포러리는 프래 푸피티야스타폰 작가가 개인과 공유되는 기억의 유동성과 취약성을 표현한 연작 ‘딥틱’(diptych)을 소개한다. 여 워크샵(Yeo Workshop)은 싱가폴 여성 작가 프리야기타 디아(Priyageetha Dia)의 신작들을 소개한다. 3D 애니메이션과 게임 엔진 소프트웨어로 제작된 작품으로 동남아시아 플랜테이션 역사에 대한 작가의 지속적 탐색의 결과물이다.

프래 푸피티야스타폰, Afternoon Recollection, 2023, 캔버스에 아크릴릭, 18.5" x 23.62" x 1.57"(47cm x 60cm x 4cm).  ⓒ프리즈서울/작가 및 노바 컨템포러리 제공
프래 푸피티야스타폰, Afternoon Recollection, 2023, 캔버스에 아크릴릭, 18.5" x 23.62" x 1.57"(47cm x 60cm x 4cm). ⓒ프리즈서울/작가 및 노바 컨템포러리 제공

일리카페(illycaffè)는 미국의 페미니스트 현대미술가 주디 시카고의 ‘일리 아트 컬렉션’을 준비했다. 일상적인 아이템을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로, 일리 브랜드의 에스프레소 잔을 새롭게 디자인했다. 작가의 초기작 중 하나인 ‘Reincarnation Triptych’에서 영감을 받아 커피잔에 마리 앙투아네트, 마담 드 스탈, 조르주 상드, 버지니아 울프까지 역사적인 여성 인물을 표현했다.

리티카 머천트, Extraterrestrial Ecosystem,  ⓒ키아프/갤러리엘제이 제공
리티카 머천트, Extraterrestrial Ecosystem, ⓒ키아프/갤러리엘제이 제공

올해 22주년을 맞는 키아프 서울에는 약 330개 갤러리가 참가한다. 젊은 갤러리들이 신진 작가들을 소개하는 ‘키아프 플러스’, 참여 작가들 중 20명을 선정해 작품을 소개하고 창작지원금도 제공하는 ‘키아프 하이라이트’, ‘뉴미디어 아트 특별전’ 등으로 구성된다.

조현화랑은 ‘숯의 작가’ 이배의 작품을, 표갤러리는 백남준, 김창열, 곽훈의 작품을, PKM 갤러리는 한국 기하추상의 선구자 서승원, BHAK는 단색화 거장 윤형근, 리안갤러리는 이건용, 박여숙화랑은 박서보의 1990년대 작품 ‘묘법’을 선보인다. 독일의 디 갤러리는 오토마티즘 기법을 사용한 초현실주의 화가 안드레 마손, 일본 화이트스톤 갤러리는 영국 신예 세바스찬 쇼케톤의 작품을 소개한다.

국내외 여성 작가들의 작품도 다수 볼 수 있다. 선화랑은 ‘보리밭 화가’로 불리는 현대 채색화 거장 이숙자의 작품을 준비했다. 미세스는 요즘 뉴욕 미술계가 주목하는 태피스트리 작가 오오나 브렌엄-스넬의 작품을, 갤러리엘제이는 인도 작가 리티카 머천트의 초현실적이고 초자연적인 회화 작업을 선보인다. 갤러리큐는 재일 북한인 3세 리정옥 작가의 동아시아의 정세와 일본-한국-북한의 관계, 군사적 주제를 다룬 ‘블루프린트’ 신작 5점을, 호파갤러리는 ‘세계의 씨앗(Seed Universe)’ 시리즈로 세계가 주목하는 김일화 작가의 신작을 준비했다.

오오나 브렌엄-스넬, Lazy Flood,  Jacquard woven cotton and polyester, hand-embroidered cotton, 11.8 x 180.3 cm, 2023 ⓒ키아프/미세스 제공
오오나 브렌엄-스넬, Lazy Flood, Jacquard woven cotton and polyester, hand-embroidered cotton, 11.8 x 180.3 cm, 2023 ⓒ키아프/미세스 제공
김일화, Remembrance, Hand-dyed Hanji Paper, 192 x 224 x 13 cm, 2023 ⓒ키아프/호파갤러리 제공
김일화, Remembrance, Hand-dyed Hanji Paper, 192 x 224 x 13 cm, 2023 ⓒ키아프/호파갤러리 제공
정정엽, 축제14, 2023, 캔버스에 유화, 91x65cm ⓒ키아프/갤러리밈 제공
정정엽, 축제14, 2023, 캔버스에 유화, 91x65cm ⓒ키아프/갤러리밈 제공
이정민, Collected Time_Han River, MS PowerPoint animation, 55s, loop, ed. 3, 2ap, 2020 ⓒ키아프/지갤러리 제공
이정민, Collected Time_Han River, MS PowerPoint animation, 55s, loop, ed. 3, 2ap, 2020 ⓒ키아프/지갤러리 제공

갤러리밈은 ‘여성주의 미술 대가’ 정정엽 작가, 갤러리이배는 정직성 화가의 회화 작품, 우손갤러리는 한국적인 소재에 천착해 온 이유진 작가의 ‘Coexistence’(공존)을 주제로 한 작품을 준비했다. 지갤러리는 독특한 ‘파워포인트 작업’으로 주목받는 젊은 미디어 아티스트 이정민의 작품을 소개한다.

한국화랑협회 황달성 회장은 “키아프 서울은 한국의 재능 있는 작가와 갤러리들을 국제 무대에 보다 널리 알린다는 계획”이라며 “이에 따라 보다 젊고 역동적인 작가와 작품들에 초점을 맞춰 소개한다”고 밝혔다. 프리즈 9일, 키아프는 10일까지 열린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