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운동가 이이효재 3주기
선생의 삶 기리는 책 출간

<오는 10월 4일은 여성운동가이자 여성학자, 사회학자로서 한국 사회의 큰 변화를 이끈 고 이이효재 선생의 3주기다. 이이효재 선생은 이화여대에 한국 최초의 여성학과 설치에 힘써 한국 상황에 맞는 여성학을 도입했고, 한국여성민우회 초대회장, 한국여성단체연합 회장, 한국여성사회교육원 창설 등 학자이자 여성운동가로 평생을 헌신했다. 3주기를 맞아 고인의 뜻을 되새기고 그의 실천적 삶을 계승하기 위한 책 『평등·평화 공동체로의 여정』이 세상에 나왔다. 책을 집필한 강인순 경남대학교 사회학교 명예교수가 책 기획 취지를 설명한다. -편집자 주>

한국 여성운동의 산 역사 이이효재(94) 선생이 2015년 ‘여성평화선언 100인 기자회견’ 당시 멨던 스카프도 백은주 작가가 디자인한 것이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지난 2015년 ‘여성평화선언 100인 기자회견’에 참석한 고 이이효재 선생. ⓒ여성신문 

이 책 『평등·평화 공동체로의 여정』은 2020년 10월 이이효재 선생님이 소천하신 후 선생님의 학문적 활동과 업적 그리고 지식인으로서 실천적 삶을 기억하고 이를 계승 발전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 기획했다. 책의 이름을 ‘평화, 평등, 공동체로의 여정’으로 정한 것도 선생님의 삶을 기리는 의미를 담았다. ‘평등’, ‘평화’, ‘공동체’, 3개념은 선생님이 평생 추구했던 가치이기 때문이다. 

『평등·평화 공동체로의 여정』 강인순 지음, 한울 펴냄
『평등·평화 공동체로의 여정』 강인순 지음, 한울 펴냄

주로 여성운동가 ‘이이효재’의 삶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 책은 총 7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기독교'라는 종교적 배경에서 성장하면서 목사였던 아버지와 고모로부터 받은 영향과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담긴 어린시절이다. 2부는 루시아 여학교 시절에 조국에 대한 사랑과 일제에 반항하는 활동, 이화여전에서 학문적 관심사와 친구 관계를 다룬 학창시절이다. 3부는 미국 유학시절의 학문적 경험과 생활을 통해 귀국 후 자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4부와 5부는  귀국 후 사회학자로서 분단 현실과 가부장적인 한국사회에서 학문적·자성적 성찰을 통해 분단시대의 사회학을 주창하게 된 배경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분단된 조국과 가부장적 현실에서 여성의 한을 극복하는 것은 평등하고 통일된 한국사회의 구현에 있다고 보면서 사회민주화 운동과 통일운동, 여성운동과 협동조합운동, 5.18 민주항쟁으로 인한 해직생활과 도피생활 그리고 민교협활동과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운동 등을 살펴 볼 수 있다. 6부는 교수로서 퇴직하고 귀향한 후  진해지역에서 어린이를 위한 기적의 도서관 유치와 평화통일에 대한 실천 활동을 하면서 사회적 변화에 대한 느낌과 소소한 생각들이 정리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7부는 지역여성단체와 방송국 인터뷰 내용으로 선생님의 학문적 문제의식 등을 담은 다양한 단상과 소회 등을 다루고 있다.

1994년 6월 미국 워싱턴에서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해 일왕 방미 규탄 시위를 하는 모습. ⓒ고 이이효재 여성장 공동장례추진위원회
1994년 6월 미국 워싱턴에서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해 일왕 방미 규탄 시위를 하는 모습. 사진=고 이이효재 여성장 공동장례추진위원회

따라서 이 책은 평생을 시대정신에 충실한 사회학자이자 여성학자인 선생님의 학문적인 고민을 살펴보고 분단극복과 성평등 사회를 향한 선생님의 연구를 발전시켜 나가는데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1세대 여성운동가이자 사회민주화운동가로서 그리고 통일운동가로서 선생님의 삶을 여성운동 후배들이 기억하고 발전시켜 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담았다. 또한, 이 책에는 가까운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선생님의 소소하고 재미있는 개인사도 담겨져 있다. 교단에서 만난 엄숙한 모습과 달리 조국통일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사랑을 느껴 볼 수 있기에 이이효재 선생님을 보다 폭넓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강인순 경남대학교 사회학교 명예교수
필자: 강인순 경남대학교 사회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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