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파킹 및 김건희 여사 친분설 등 전면 부인
위키트리 성차별 기사 양산 지적엔 “부끄럽다”
야당 자료제출 요구에도 “의무없다”며 ‘거부’로 일관
권인숙 위원장 “감당 못하겠으면 사퇴” 언급에 파행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김행 여성가족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린 국회에서는 후보자의 자료 제출 거부로 밤늦게까지 공방이 이어졌다.

김 후보다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주식 파킹,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설, 코인 보유 의혹 등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원택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시누이에 회사 주식을 매각한 것에 대해 “통정매매, 명의신탁이라고 본다”며 “유상증자 등이 잘 이뤄진 걸 보면 회사가 진짜로 어려웠다고 보기 어렵다. 당기순이익도 우상향했다. 재무구조, 손익분석표를 보면 공직자윤리법에 적합하지 않은 일을 하신 거다. 이 회사가 적자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그럼에도 “적자였다”며 “주식 파킹은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코바나콘텐츠와 김 후보자의 위키트리가 지속해서 문화예술 전시회를 개최해오는 등, 김건희 여사와 친분을 쌓았던 것 아니냐는 양경숙 민주당 의원 질의에는 “친분이 없다”고 되받아쳤다. 그는 “저는 정당에서 정치 활동을 시작했고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 또 언론사 경력도 적지 않다”며 “제가 김 여사의 도움을 받아 이 자리에 왔다고 결단코 생각해 본 적 없다”고 했다.

문정복 민주당 의원은 콘텐츠를 소비하면 암호화폐로 보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김 후보자가 창업한 회사 위키트리의 연관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문 의원이 “후보자는 코인 지갑을 오픈해 내역을 공개할 수 있냐”고 묻자, 김 후보자는 “(코인 거래 내역이) 없는데 어떻게 내역을 공개하나”라며 “저는 코인쟁이가 아니다. 그걸로 돈 번 적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금융감독원에 관련 자료를 요청해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5일 김행 여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위키트리에 재직하며 조회수 압박으로 성범죄 2차가해성 기사를 양산했다고 비판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 자료 캡처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5일 김행 여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가 언론사 위키트리 직원들에 조회수 압박을 통해 '혐오장사'를 했다고 비판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 자료 캡처

김 후보자가 대표로 있는 위키트리가 성차별적 기사를 양산하는 데 적극 관여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관련 기사 제목 등을 읊으며 “성범죄를 ‘몹쓸짓, 파렴치한 짓’ 등으로 표현했다. 썸네일도 피해자에게 무력감, 수치심을 주는 악의적인 이미지만 골라 썼다”며 “(위키트리에는) 피해자를 성적 대상으로 삼는 비윤리적 기사가 가득하다. 위키트리의 성범죄 관련 보도가 대부분 다 이렇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기사로 혐오장사로 주가를 79배 급등시켜서 100억대 주식 재벌이 되셨다”며 “악질적인 성차별적, 2차가해적 보도를 양산했던 언론사의 수장이 성폭력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성차별적 문화를 개선해나가야 하는 성평등 부처의 수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시냐”고 물었다.

김 후보자는 “언론사에는 대표도 있고 편집국장도 있다. 부회장이 직접 기사를 안 보지만, 그렇다고 면책하겠다는 얘기가 아니다. 저도 부끄럽고, 이게 현재 대한민국 언론의 부끄러운 현실이다”고 답했다.

오후 질의에서도 용 의원은 “위키트리는 언중위 시정권고현황에 4년간 꾸준히 이름 올린 언론사다. 전체 2위다”며 “황색언론 만드는 데 혁혁한 기여를 했다는 게 더 문제다. 선정적인 낚시성 기사에 김행 후보자는 본인 SNS에 ‘진짜?’라며 공유했다. 심지어 김건희 여사가 좋아요도 눌렀다. 노력했다는 말을 누가 믿겠냐”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위키트리 전 재직자에게 아까 전화가 왔다. 김 부회장 발언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며 “옴부즈맨 제도도 김 후보자가 지명한 낙하산 인사였다고 얘기했다. 수백명 직원 입을 다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후보자는 “남이 일궈온 회사를 함부로 황색언론이라고 비하하지 말라”며 언성을 높였다.

정경희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와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정경희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와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이날 청문회는 야당 의원들의 자료제출 요구에 대해 김 후보자가 제출을 거부하면서 몇 차례 중단되기도 했다. 김 후보자가 청문회에 비협조적으로 임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동주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 답변 태도가 너무 심각하다”며 “질의하고 있는 의원들이 질의도 채 끝나지 않았는데 고성을 지르면서. 청문회는 후보자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성토 자리가 아니다”고 질책했다.

권인숙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은 “자료를 주지 않으면 오늘 청문회 못 끝난다”며 “오전에 요청한 자료가 하나도 오지 않았다고 한다. 최대한 협조하는 태도로 임하셔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회사 경영에 대한 것이거나 개인정보에 관련된 자료는 제출할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특히 딸과 관련된 것은 본인이 거부하고 있다며 제출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김 후보자에 “‘자료제출 안하겠다’는 것은 인사청문회에서 있을 수 없는 태도다. 그런 모습은 안 보여줬으면 좋겠다. 이렇게 되면 인사청문회를 끝낼 수가 없는 상황이다”고 재차 말했다.

그럼에도 자료제출 요구와 거부가 반복되며 김 후보자와 야당 의원들 간에 '형사고발'까지 거론되자, 권 위원장은 김 후보자에 “도저히 감당을 못하시겠으면 사퇴를 하시든가, 범법 여부에 대해 증명을 못하시면서 고발하라든가 이런 식으로 얘기하시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중립을 지켜야 할 위원장이 사퇴 얘기를 하냐”며 반발한 여당 의원들이 김 후보자와 함께 회의장을 떠나려해 파행 위기를 맞았다.

청문회는 10분간 정회 후 속개 예정이었으나 김 후보자와 여당 의원들이 돌아오지 않으면서 끝내 파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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