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엄마 학교(제서민 챈/정혜영 옮김/허블/1만 8000원) ⓒ허블
좋은 엄마 학교(제서민 챈/정혜영 옮김/허블/1만 8000원) ⓒ허블

좋은 엄마 학교


크고 작은 아동보호법 위반을 저지른 엄마들을 가둬놓고 실제 자녀와 거의 흡사한 인공지능 ‘인형’으로 교육하는 ‘엄마 학교’. 학교는 모성은 정말 본능인지, ‘좋은 엄마’란 어떤 엄마인지 질문한다. 엄마들은 기저귀 갈기, 먹이기, 재우기 등 육아 기술부터 ‘불가능 없음’, ‘욕망 없음’, ‘자아 없음’ 등 사회에서 엄마에게 요구하는 터무니없는 덕목까지 강요받는다. 독자는 정답 없는 시험대에 나란히 서서 엄마들의 위태로운 처지를 악몽처럼 생생하게 경험한다.

제서민 챈/정혜영 옮김/허블/1만 8000원

목록(로라 베이츠/황기한 옮김/알에이치코리아/2만원) ⓒ알에이치코리아
목록(로라 베이츠/황기한 옮김/알에이치코리아/2만원) ⓒ알에이치코리아

목록


작가는 2012년 여성들이 자신이 겪은 성차별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사이트를 만들었다. 이야기는 빠른 속도로 10만개가 되며 화제의 중심에 올랐고, 오늘날에는 20만명이 넘는 여성들이 목소리를 냈다. 세계 각지에서 쏟아져 들어온 온갖 불평등 이야기들, 성차별적인 농담, 길거리에서 일어나는 성희롱, 직장 내 차별, 성추행 등은 ‘목록’이 됐다. 책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일상 속 차별의 원인을 개인이 아닌 사회 시스템에서 찾아야 한다고 선언한다.

로라 베이츠/황기한 옮김/알에이치코리아/2만원

인생 3막에 도전하라! 다시 태어난 것처럼…(김미경/소금나무/1만 5000원) ⓒ소금나무
인생 3막에 도전하라! 다시 태어난 것처럼…(김미경/소금나무/1만 5000원) ⓒ소금나무

인생 3막에 도전하라! 다시 태어난 것처럼…


보건소에서 24년, 의료원 원장 6년, 이제는 장애인 국가대표 골프 선수로 인생 3막을 연 김미경 원장 에세이. 대학 2학년 교통사고로 오른발을 절단한 작가는 ‘살아만 있어 달라’는 어머니의 부탁대로 살기에는 너무나 많은 욕망이 있었다. 열악한 환경임을 알면서도 보건소를 선택했고, 골프를 좋아해 노력하다 보니 선수가 됐다. 벙커에 들어가기도, 해저드에 빠지기도 하지만 공을 살려 홀컵까지 집어넣는 골프는 갖은 역경을 이겨내며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작가의 삶, 그리고 우리의 삶과 닮았다.

김미경/소금나무/1만 5000원

우리만의 리듬으로 삽니다(신연재/자음과모음/1만 5000원) ⓒ자음과모음
우리만의 리듬으로 삽니다(신연재/자음과모음/1만 5000원) ⓒ자음과모음

우리만의 리듬으로 삽니다


50대 비혼이 가장 자주 듣는 말은 무엇일까. 옆에서 늙어갈 배우자도, 늙어서도 챙겨줄 자식도 없어 소위 ‘개밥에 도토리’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아닐까. 과연 혼자 나이 든다는 것은 세간의 선입견처럼 마냥 불행하고 두려운 일이고, 고립과 가난의 늪에 빠지게 되는 일일까? 작가는 80대 엄마와 50대 딸의 생활을 통해 몸과 마음의 변화, 사회적 시선을 담담하게 마주하고 느슨하면서도 든든한 관계를 쌓아가며 ‘당당하고 명랑한’ 할머니로 늙어가고자 하는 목표를 세운다.

신연재/자음과모음/1만 5000원

꺾여도 그냥 하는 용기(정예헌/헤르츠나인/1만 6800원) ⓒ헤르츠나인
꺾여도 그냥 하는 용기(정예헌/헤르츠나인/1만 6800원) ⓒ헤르츠나인

꺾여도 그냥 하는 용기


하루에도 수차례 0.1kg 단위로 몸무게를 재면서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하다 한계에 이르면 몸을 못 가눌 정도로 폭식을 하고, 자책하며 모든 것을 구토하는 ‘먹토’를 반복하는 현상은 청소년들에게 하나의 문화처럼 자리 잡았다. 아이돌 지망생이었던 작가는 가스라이팅에 의한 폭력과 섭식장애를 겪으며 심리적 외상을 입는 과정과 그 고통을 고백하고, 섭식장애는 심리치료가 필요한 매우 심각한 정신질환이며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사회적인 문제라고 주장한다.

정예헌/헤르츠나인/1만 6800원

아직, 메갈리안(이원윤/이프북스/2만 2000원) ⓒ이프북스
아직, 메갈리안(이원윤/이프북스/2만 2000원) ⓒ이프북스

아직, 메갈리안


페미니스트가 곧 ‘메갈’로 불리는 시대.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아’는 일상에 스며든 여성혐오를 드러내며 미투 운동, 불법촬영 규탄시위 등 한국 여성운동의 새로운 국면을 끌어냈지만, ‘도덕성’ 논쟁 끝에 사라졌다. 저자는 온라인 페미니즘의 급류 속에 서 있었던 당사자이자 인류학 연구자로서 여성들이 ‘착함’을 버려야만 했던 이유와 의의를 낱낱이 기록하고 건져 올렸다. 그리고 빛바랜 멸칭과 달리, 이들이 여전히 사회 곳곳에 유산을 남기고 있다고 말한다.

이원윤/이프북스/2만 2000원

이따금 난 네가 몰라져서 쓸쓸탄다(지하련/백종륜 옮김/큐큐/1만 6800원) ⓒ큐큐
이따금 난 네가 몰라져서 쓸쓸탄다(지하련/백종륜 옮김/큐큐/1만 6800원) ⓒ큐큐

이따금 난 네가 몰라져서 쓸쓸탄다


“나는 진정 네가 좋다! 웬일인지 모르겠다. 네 작은 입이 좋고, 목덜미가 좋고, 볼따구니도 좋다!” 뒤늦게 조명된 20세기 여성문학가 지하련이 자신에게 소설쓰기를 처음 권유했던 최정희에게 보냈던 편지 내용이지만, 한때 소설가 이상이 최정희에게 보낸 것으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다. 그만큼 이성애 규범이 강하게 작용하는 세상에서, 무심코 지나쳤을지 모를 그의 소설 속 퀴어성을 발견하고 독자들에게 새로운 감상을 제공하는 단편 모음집.

지하련/백종륜 옮김/큐큐/1만 6800원

그리고 마녀는 숲으로 갔다(산호/고블/2만 3000원) ⓒ고블
그리고 마녀는 숲으로 갔다(산호/고블/2만 3000원) ⓒ고블

그리고 마녀는 숲으로 갔다


기후변화로 위기를 맞은 세상에서 살아가는 마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그래픽노블. 이는 폭염에 말라비틀어지고, 폭우에 살 곳을 잃어가는 오늘날 우리들의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개발 앞에 스러져가는 마녀들의 터전 ‘만신나루’는 여성에 대한 폭력과 자연에 대한 착취가 결을 같이한다는 에코페미니즘의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저자는 막을 수 없을 것 같은 거대한 흐름 앞에 무력하고 우울해지는 이들에게 그래도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서로를 돌보자고 말한다.

산호/고블/2만 3000원

급진적으로 존재하기(앨리스 셰퍼드 외/앨리스 웡 엮음/박우진 옮김/가망서사/2만원) ⓒ가망서사
급진적으로 존재하기(앨리스 셰퍼드 외/앨리스 웡 엮음/박우진 옮김/가망서사/2만원) ⓒ가망서사

급진적으로 존재하기


미국 장애인법 제정 30주년을 맞아 장애 당사자들이 쓴 에세이를 한데 모았다. 다양한 장애유형은 물론 인종·계급·성 정체성을 가진 저자들은 자기 자신으로 살아남는다는 것이 얼마나 정치적이고 예술적인 사건인지 증언한다. 또한, 전문가의 언어로만 논의됐던 장애인권과 이슈들을 당사자의 언어로 다시금 제기한다. 근본적 취약성을 급진적 정의로 바꿔 온 이들은, 기후위기 시대에 상호교차성을 인식하고 소외된 정체성을 포괄하는 ‘장애 정의’로 나아간다.

앨리스 셰퍼드 외/앨리스 웡 엮음/박우진 옮김/가망서사/2만원

상황과 이야기(비비언 고닉/이영아 옮김/마농지/1만 6000원) ⓒ마농지
상황과 이야기(비비언 고닉/이영아 옮김/마농지/1만 6000원) ⓒ마농지

상황과 이야기


‘내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넘쳐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자기 삶에 대한 통찰이 빛나는, 두고두고 읽고 싶은 이야기를 쓰는 사람은 드물다. ‘작가들의 작가’로 불리는 저자가 이같은 자전적 글쓰기의 초입에서 헤매는 이들에게 길을 안내한다. 그는 개인이 경험한 ‘상황’에서 ‘이야기’를 떼어내고 ‘왜,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또한, ‘페르소나’를 만들어 사건에 거리 두기를 통해 나의 두려움과 비겁함을 마주하라고 조언한다.

비비언 고닉/이영아 옮김/마농지/1만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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