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오퍼→초고액 제안

지난 1월 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알 나스르' 구단 매장에서 한 남성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등번호와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들고 있다. ⓒ뉴시스
지난 1월 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알 나스르' 구단 매장에서 한 남성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등번호와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들고 있다. ⓒ뉴시스

최근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공격적인 ‘메가 오퍼’로 정상급 축구 선수들을 사들이고 있어 화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자국 내 인권 탄압 문제를 무마하기 위한 ‘스포츠 워싱’(스포츠를 통한 이미지 세탁)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메가 오퍼’(mega offer)는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인기 선수를 영입하는 방식이다. 사우디는 리오넬 메시 등 정상급 스타들에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고액 연봉을 제시받은 유명 선수들의 사우디행은 이제 어색하지 않은 일이 됐다. 올해 1월에는 세계적인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사우디 알나스르로 떠났다. 지난해 발롱도르 수상자 카림 벤제마(프랑스)도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알이티하드에 새롭게 둥지를 텄다.

한국 축구의 간판 손흥민(토트넘) 역시 최근 사우디 이적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은 “손흥민이 알이티하드로부터 4년간 매 시즌 3000만 유로(약 427억원)를 받는 계약을 제안받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손흥민이 “EPL이 좋고, 아직 EPL에서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며 “지금은 돈은 중요하지 않고 축구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리그에서 뛰는 게 중요하다”고 일축하면서 사우디 이적설은 진화됐다.

지난 6월 20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A매치 평가전 대한민국과 엘살바도르의 경기, 한국 손흥민 등 선수들이 1대1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6월 20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A매치 평가전 대한민국과 엘살바도르의 경기, 한국 손흥민 등 선수들이 1대1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사우디는 월드컵 개최를 염두에 두고 스타선수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30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최에 도전하는 사우디는 최근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이어 2023 FIFA 클럽월드컵 개최권을 따냈다. 또 2026년 여자 아시안컵 유치를 추진 중이다.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속한 컨소시엄이 자국 주요 클럽 4곳을 인수하면서 선수 사들이기 경쟁이 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이 같은 행보에 인권 탄압국의 이미지를 씻기 위한 ‘스포츠를 통한 이미지 세탁’이라는 비판과 함께 경계하는 목소리가 적잖다. 리버풀 출신 제이미 캐러거는 “사우디는 골프, 복싱 시합 등을 장악했다. 이제 축구 장악을 원하고 있다”며 “이런 식의 스포츠 워싱은 중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게리 네빌도 “EPL은 사우디로의 이적을 즉시 금지해야 한다. 거래의 적절성에 대한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한편, (사)국어문화원연합회가 지난 8월 25~31일 국민 2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메가 오퍼’라는 외국어를 ‘우리말로 바꿔야한다’는 응답은 절반 이상인 62.2%에 달했다. 가장 적절한 대체어로는 ‘초고액 제안’(83.6%)이 꼽혔다. ‘초대형 제안’은 64.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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