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영숙 경북농업기술원 원장
경북농업인구 11%감소, 65세이상 고령층 50%
농도인 경상북도, 농업기술원의 역할 중요
로봇과 AI기술을 적용한 농업
로봇이 수확하고 병해충도 방제하는 기술 연구

조영숙 경상북도농업기술원장. 개원 115년만에 첫 여성이다.  ⓒ권은주 기자
조영숙 경상북도농업기술원장. ⓒ권은주 기자

경상북도농업기술원 개원 이래 올해 1월 첫 여성원장이 제24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115년만이다. 

“농업인구 감소, 농촌인구의 고령화, 기후변화, 식량안보 위협 등 농업농촌의 대내외 환경이 어려운 가운데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위협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조영숙 원장(사진)을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은 1908년 권업모범장 대구출장소로 출범, 115년 동안 경북의 농업과 농촌의 발전을 위해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실용적인 농업기술을 연구보급해오고 있다.

농도인 경상북도에서 농업기술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경북의 농업인구는 지난 5년간 11% 감소했고 65세 이상 비율은 50%이다. 지역소멸, 고령화위기에 서있는 경북 농업을 위한 고심이 어느 때보다 깊다.

“농업의 틀을 바꾸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며 새로운 품종과 작물재배기술을 연구‧개발하여 농가에 보급하고 있습니다. 농가소득증대와 다변화되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하고자 4차산업혁명 기술이 접목 된 스마트농업기반구축과 확산으로 경북농업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고 봅니다.”

민선 8기를 시작하며 경상북도는 ‘새로운 경북농업, 농업대전환’을 슬로건으로 ‘일은 쉽고, 소득은 높은, 지속가능한 미래농업기술개발·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북농업이 기술혁신과 농업대전환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여 대한민국 농업의 모델이 되고 농촌‧농업이 미래성장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직원들과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농업대전환은 농업을 첨단산업으로 전환하여 농업인이 부자 되는 경북농업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 개별농가중심의 생산농업을 공동체중심으로 전환하고 규모화, 기계화, 첨단화하여 생산성과 소득 향상에 중점을 두고, 종자주권확보, 식량안보와 식량산업혁신에 중점을 둔 ‘들녁특구 조성사업’ 등을 추진한다. 또한 소비트랜드에 맞춘 다양한 품종 육성, AI․로봇활용기술, 스파트팜 등의 기술개발‧보급도 진행하고 있다.

13일부터 14일까지 2일간 대구 엑스코(EXCO)에서 '경북 샤인머스켓 명성회복! 소비자가 다시 찾다.'를 주제로 '경북 샤인머스켓 품평회 및 홍보행사'를 개최했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
13일부터 14일까지 2일간 대구 엑스코(EXCO)에서 '경북 샤인머스켓 명성회복! 소비자가 다시 찾다.'를 주제로 '경북 샤인머스켓 품평회 및 홍보행사'를 개최했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

“경북은 우리나라 전체 포도 재배면적의 56%를 차지하고 샤인머스켓 재배면적만 전국의 80%입니다. 포도산업을 이끌어 가는 경북이 포도주산지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신품종 개발에 역점을 둡니다.”

현재 경북농업기술원이 집중하는 것은 샤인머스켓의 주산지로서 명성을 회복하고 신품종 확대‧보급이다. 명품과일로 주목받았던 샤인머스켓이 재배면적의 급속한 증가와 지난해 이른 추석에 따른 미숙과 출하로 상품의 질이 떨어져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으며 재배농가의 우려가 커졌다. 농업기술원은 샤인머스켓에 대한 품질개선과 재배농가에 대한 교육, 장기저장기술 개발, 샤인와인과 에이드 등 부가가치향상을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포도품종 다변화를 위하여 골드스위트, 레드클라렛, 루비스위트, 글로리스타, 스텔라, 홍주씨들리스 등 8종의 포도 신품종도 출하했다. 경북도내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대표 품종으로 집중 육성해나갈 계획이다. 이외에도 복숭아, 벼, 콩 등 다양한 작목의 신품종도 개발 중이다.

경상북도에서 육성한 샤인머스켓 대체 신품종 레드클라렛과 골드스위트 등을 중심으로 2028년까지 수출단지를 500ha 조성하고 포도 수출물량도 3,000톤까지 늘려 경북포도의 한류바람을 불러일으킬 계획이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
경상북도에서 육성한 샤인머스켓 대체 신품종 레드클라렛과 골드스위트 등을 중심으로 2028년까지 수출단지를 500ha 조성하고 포도 수출물량도 3,000톤까지 늘려 경북포도의 한류바람을 불러일으킬 계획이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

스마트팜도 단순히 수분, 양분, 온도, 습도관리처럼 재배환경을 조절하는데서 로봇과 AI기술을 적용, 로봇이 수확하고 병해충도 방제하는 기술과 우수농가의 재배기술을 빅데이터화해 기술을 높기 위한 시험도 진행한다. 

“참외는 땅에서 자라는 포복성 작물로 앉거나 엎드려하는 작업으로 농업인들이 노동부담을 호소해왔어요. 참외수직재배기술개발․보급으로 노동 강도는 낮아졌고 생산량은 늘어나 농가소득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촌캉스’ 등 농촌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 건강,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농촌에 대한 국민의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단순한 농산물 생산의 영역을 넘어서 휴식과 치유를 제공하는 서비스 농업의 개념으로 변화하고 있어요. 경북농업기술원도 농업농촌자원을 활용해 사회적,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도시민들에게 휴식과 힐링 등을 제공하기 위하여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역특산물과 농촌여성들의 손맛을 이용한 농가형 외식공간 ‘농가맛집’을 경북도내 30개 운영하고 있는데 지역농산물과 지역식문화를 연계한 건강한 음식을 맛 볼 수 있어요.”

농촌을 체험하고 농촌에서 힐링 할 수 있는 농촌교육농장과 치유농장을 운영한다. 농업·농촌자원을 활용하여 교과과정과 연계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으며 경북도내 90여개 운영 중이다. 치유농장은 농촌의 다양한 자원으로 힐링 할 수 있도록 치유카페, 치유마을과 치유농업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인력도 육성하고 있다.

참외 수직재배기술 개발·보급으로 노동 강도는 낮아졌고 생산량은 늘어나 농가소득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
참외 수직재배기술 개발·보급으로 노동 강도는 낮아졌고 생산량은 늘어나 농가소득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

경북의 농업인구 중 여성농업인이 51%이지만 아직도 농업은 남성중심 경영체계이다.

“여성농업인이 농업인으로서의 직업적 지위보장과 주체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가족경영협약, 공동경영주 등록 추진 및 농업경영, 디지털, 융복합 등 다양한 전문교육을 실시합니다. 또한 여성농업인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양성평등 문화 확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농외소득과 농산물부가가치 향상을 위해 농가맛집, 가공사업 등 창업활동과 한식조리사, 요양보호사, 바리스타 등 다양한 자격취득도 지원하고 농작업 편이장비 보급과 농부증(오래 기간 농업일을 하며 나타나는 육체적, 정신적 장애 증상) 예방교육도 추진한다.

1958년부터 농촌을 지키며 농업농촌의 발전을 위해 활동해온 생활개선회를 지원, 여성리더들의 역량강화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농촌 인구감소로 농도인 경북은 농촌이 더 어렵다. 그래서 청년농업인 정착에도 힘쓰고 있다,

“청년농업인의 유입과 정착이 무엇보다 시급해 농업기술원에서는 2018년 전국 최초로 청년농업팀을 만들어 청년농업인들의 안정적 영농 정착과 자립을 위하여 3단계 맞춤형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예비농업인 확보를 위한 중․고등학생 대상 ‘직업으로서의 농업에 대한 교육’, 신규농업인을 위한 영농기술전수와 정착 멘토링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춘 디지털 청년농부 아카데미 운영, 정착농업인에게는 농업전문경영인으로 성장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창업·창농을 지원하고 있다.

조영숙원장은 대학에서 유전공학을, 식품공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0년 7월 칠곡군농업기술센터에서 공무원을 시작, 94년 2월부터 경북농업기술원에서 근무하며 농촌지원국장, 농촌진흥청 역량개발과장 등을 역임하고 2023년 1월 원장으로 취임했다.

경북농업의 발전을 위하여 지역활력화 작목기반조성, 의성 청년농업인 스마트팜, 농외소득 창출을 위한 1시군 1특화 밥상, 치유농업 산업화를 위한 전국 최초 치유농업센터를 추진했으며, 청년농업인 드론 병해충방제단, 영농대행단, 청년농업인 자립기반구축 등 농업농촌을 이끌고 갈 정예 청년농업인 육성에 중점을 두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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