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연대 시민행동
17일 보신각 앞 광장서 2000켤레 신발 시위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활동가들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모든 희생자를 애도하는 신발들의 시위: 이스라엘은 학살을 멈춰라. 팔레스타인에 자유와 평화를!’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시스·여성신문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활동가들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모든 희생자를 애도하는 신발들의 시위: 이스라엘은 학살을 멈춰라. 팔레스타인에 자유와 평화를!’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시스·여성신문

신발 2000켤레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 광장을 채웠다.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활동가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휴전을 촉구하는 시위를 열었다.

전국 각지의 시민들이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팔레스타인과 연대하고자 보내온 신발들이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이 공개한 이스라엘 군대에 살해된 주민의 이름과 나이를 기록한 현수막도 설치했다. 

뎡야핑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가는 “지난 10월7일부터 26일까지 단 20일간 살해된 사람이 7000명이 넘는다. 지금은 그 두 배에 가까운 사람들이 살해됐다”고 말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의사 전진환씨는 “가자지구 보건 체계와 통신이 완전히 마비돼 사망자 숫자가 집계되지 않고 있다. 진실이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채로 폐허와 암흑 속에서 학살이 벌어지고 있다”라고 했다. 

이번 시위에 신발을 기증한 진영인 서초 숲나학교 학생은 “어디에서 태어났느냐에 따라 평화를 누릴 수 있는 정도가 다르다는 것이 너무 부당하다. 또래 학생들이 총을 들고 전쟁에 참여해야 한다는 게, 학교와 병원이 폭격에 맞아 제대로 된 교육과 진료를 받을 수 없다는 게, 어린 나이에 끔찍한 상황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나도 슬프다. 하루빨리 전쟁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신발 기증자 희음 시인은 시 ‘과자를 쥔 작은 손에게’를 낭독했다. “너무 많은 분노와 슬픔과 목소리가 모인 걸 본 사람입니다. 이것이 지금 얼굴 위의 폭탄을 얼어붙게 만들 힘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입니다.”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활동가들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모든 희생자를 애도하는 신발들의 시위: 이스라엘은 학살을 멈춰라. 팔레스타인에 자유와 평화를!’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시스·여성신문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활동가들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모든 희생자를 애도하는 신발들의 시위: 이스라엘은 학살을 멈춰라. 팔레스타인에 자유와 평화를!’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시스·여성신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폭발로 무너진 집 잔해에서 발견된 유아용 보행기. ⓒBissan Owda/세이브더칠드런 제공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폭발로 무너진 집 잔해에서 발견된 유아용 보행기. ⓒBissan Owda/세이브더칠드런 제공

“가자지구 임신부 5만명·신생아 6만 6000명 생명 위험”

한편 전문가들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여성과 아동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는 지난 10월 공습 초기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사람의 60%가 여성과 아동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가자지구 내 병원과 보건 시설은 공습 피해로 인해 기초 의료서비스조차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유엔(UN)은 가자지구에 임신부 5만여 명이 있고 매일 180명 이상이 출산하고 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가자지구에서 분쟁이 시작된 지난 10월7일부터 오는 연말까지 출생이 예정된 신생아가 약 1만 5000명, 2023년 가자지구에서 태어난 신생아는 약 6만 6000명으로 추정된다. 임산부의 약 15%는 임신 및 출산 합병증을 경험할 수 있어 추가적인 의료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가자지구 내 36개 병원 중 22개의 운영이 중단된 상황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금처럼 필수적인 지원이 차단된 상황에서 지속되는 폭력 사태와 의료, 물, 식량 위기가 신생아와 임산부의 생명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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