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CEO에서 해고된 샘 올트만이 회사 방문증을 들고 있다. ⓒ샘 올트만 X
오픈AI CEO에서 해고된 샘 올트만이 회사 방문증을 들고 있다. ⓒ샘 올트만 X

전 세계에 인공지능 열풍을 불러온 챗GPT 개발을 주도한 샘 올트만 오픈(Open)AI 최고경영자(CEO)가 돌연 해임된 뒤 5일 만에 복귀했다.

샘 올트만의 해임은 지난 17일(현지시각)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오픈AI 이사회는 올트만 CEO를 해임했다고 밝혔다. 그렉 브록만 이사회 의장도 물러났다.

이사회는 올트만이 "이사회와의 의사소통에서 일관되게 솔직하지 못하여 책임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을 방해했다"고 발표했다. 

이사회는 "올트만이 더 이상 오픈AI 계속 이끄는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갖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트만도 본인의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자신의 해임 사실을 밝히며 “오픈AI에서의 시간을 사랑했다. 나 개인적으로 변화하는 시간이었으며 전 세계에도 조금은 변화가 있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픈AI의 올트만 해임 이유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가장 설득력있는 해석 가운데 하나는 오픈AI 이사회 내부 이상주의자들의 '쿠데타'라는 분석입니다. 오픈AI는 창업하면서 '인류 전체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AI를 발전시키자'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규모 자본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올트먼은 인공지능의 위험성보다는 사업화를 우선시했고, 이 때문에 오픈AI 이사진과 갈등을 빚은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오픈AI에 130억달러를 투자해 지분 49%를 보유한 마이크로소프트(MS)도 이 소식을 발표 몇 분전에 안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 사흘만에 영입 발표

샘 올트만(왼쪽)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CEO ⓒ[AP/뉴시스]
샘 올트만(왼쪽)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CEO ⓒ[AP/뉴시스]

샘 올트만은 지난 17일 해고됐다. 오픈AI의 대주주인 MS는 사흘만에 올트만이 자사의 AI 연구팀에 합류한다고 발표했다. 오픈AI가 금요일에 해고를 발표하자마자 대주주 MS는 주말을 지나 영입 발표를 했다.

챗 GPT의 또 다른 공동 창업자인 그렉 브록맨도 MS에 합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록맨은 올트만이 갑자기 해고된 후 오픈AI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했다.

MS의 사티아 나델라 CEO는 “샘 올트만과 그렉 브록맨이 동료들과 함께 MS 새로운 고급 AI 연구팀을 이끌게 된다는 소식을 공유하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알트만이 ‘새로운 그룹’의 CEO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MS는 오픈AI의 주식 49%를 갖고 있는 대주주이다.  MS에 챗 GPT 개발의 핵심 인물들이 합류하면서 새로운 대화형 AI 개발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올트만이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당일 MS는  주가가 2.05%나 상승했다. 

직원들의 반란

올트만의 해고 이후  오픈AI 직원들이 들고 일어섰다.

CNN은 5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서명한 서한을 이사회에 보내 오픈AI 이사회가 올트만의 해고를 잘못 처리했고 올트만이 이사회에 정직하지 못했다는 주장에 대한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으며, 회사 경영진과 "악의를 가지고 협상"했다고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직원들은 "당신의 행동은 당신이 오픈AI를 감독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명백하게 했다"라고 직원들은 주장했다. 직원들은 "우리는 우리의 임무와 직원들을 위한 능력, 판단력, 배려심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일하거나 함께 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올트만과 브록만을 복귀시키지 않으면 "즉각 올트만을 따라 MS로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명자 중에는 올트만의 임시 후계자로 이사회에서 지명된 미라 무라티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올트만의 해임에 역할을 한 것으로 널리 알려진 오픈AI의 공동 설립자이자 수석 과학자이자 이사회 멤버인 일리야 수츠케버가 포함됐다고 CNN은 전했다.

무라티의 승진은 취소됐고 이사회는 라이브스트리밍 회사 트위치의 공동 설립자인 에밋 시어를 임시 신임 CEO로 대체했다.

수츠케버는 서한 소식이 전해진 뒤 X에  AI 개발의 속도와 범위에 대한 올트만과 이사회 간의 긴장을 중심으로 한 지도력 위기에 대해 자신이 기여했음을 인정하는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이사회 활동에 참여한 것을 깊이 후회한다"며 "나는 결코 오픈AI에 해를 끼칠 의도가 없었다.  나는 우리가 함께 만든 모든 것을 사랑하며 회사를 재결합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언어 학습 어플리케이션 듀오링고(Duolingo) ⓒ오픈AI 홈페이지
언어 학습 어플리케이션 듀오링고(Duolingo) ⓒ오픈AI 홈페이지

AP통신은 지난 21일 올트만이 쫓겨나고 MS가 올트만 영입 발표를 하면서 오픈AI가 큰 혼란에 빠졌다고 전했다.

AP는 올트만의 복귀를 촉구하는 서한이 월요일에 공개됐으며 직원들이 이사들의 퇴진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이 서한은 올트만의 해고 이후 회사의 나머지 임원진이 이사회를 사임하고 회사를 안정화시킬 수 있는 "적격 이사회"로 교체할 것을 요구했다.

서한은 올트만의 해고 이후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오픈AI의 내부 분열을 강조하고 있으며, 오픈AI의 비상임이사 3명에 운영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했다. 

서명자 중 한 명인 연구 과학자 노암 브라운은 X에서 "오픈AI의 모든 사람들이 단결했다. 이는 내분이 아니다. 샘과 그레그가 다시 복귀하지 않으면 오픈AI를 이끌 지도력은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라고 썼다.

다시 오픈AI로

오픈AI는 22일(현지시각) X를 통해 올트먼의 CEO 복귀와 그를 내쫓았던 이사회 일부 재구성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오픈AI의 대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올트먼을 영입하겠다며 힘을 실어주고, 다른 투자자와 직원들도 그의 복귀를 요구하며 압박하자 이사회가 백기를 든 것이다.

올트먼의 복귀와 함께 이사회에는 브렛 테일러 전 세일즈포스 공동 CEO가 새 의장으로 합류하고 래리 서머스 미국 전 재무부 장관도 가세했다. 올트먼 복귀를 막판까지 반대했던 소셜 지식공유 플랫폼 쿼라의 CEO인 애덤 디엔젤로는 유임됐다.

이번 사태로 오픈AI에서 MS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트먼은 자신의 엑스 계정에 사티아 나델라 MS CEO의 지원으로 오픈AI로 다시 돌아오게 됐다면서 "MS와 공고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기를 고대한다"고 적었다. 

나델라 CEO도 엑스에서 "올트먼, 그레그(브록먼 오픈AI 공동창업자)와 대화한 끝에 그들이 오픈AI에서 수행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 있다는 데에 동의했다"며 앞으로 강력한 협력관계를 통해 차세대 AI의 가치를 전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AI 개발과 상용화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간의 명령이나 도움 없이 스스로 사고하고 학습하는 범용AI(AGI)가 인류를 위협할 가능성을 우려한 일부 이사진들이 해임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이번 사태로 올트먼이 개편된 이사회의 지지를 업고 자신의 비전을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게 됐다. 올트만은 AI를 안전하게 개발하기 위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보다 강력한 AI 모델 개발과 상용화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MS가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상업적 목표를 추구하지 않는 비영리 단체로 출발한 오픈AI는 투자 유치를 위해 2018년 영리 기업으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비영리 이사회가 주요 의사결정을 내려왔다. 이 때문에 MS는 오픈AI 지분 49%를 가진 최대 주주임에도 이사회에서 의결권이 없었다. 올트먼 해임이 가능했다 이유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승기를 잡은 만큼 MS는 지배구조 개선 등에 나서며 영향력을 더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픈AI의 주요 투자사인 MS는 오픈AI와의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MS 대변인 프랭크 쇼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오픈AI와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맺고 있으며, MS는 고객에게 차세대 AI 시대를 제공하기 위해 미라와 그 팀에 계속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샘 올트만

사무엘 해리스 올트만(Samuel Harris Altman) ⓒ[AP/뉴시스]
사무엘 해리스 올트만(Samuel Harris Altman) ⓒ[AP/뉴시스]

사무엘 해리스 올트만(Samuel Harris Altman)은 인기 있는 인공지능(AI) 챗봇 ChatGPT을 개발하는 회사인 오픈AI의 공동 설립자이자 CEO였다. 미국 기업가이자 투자자이다. 올트만은 이전에 2014년부터 2019년까지 기술 창업기업인 액세러레이터 Y 컴비네이터(Accelerator Y Combinator)의 회장이었다.

샘 올트만은 1985년 4월 22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태어났고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자랐다. 그의 부모인 피부과 의사 코니 깁스틴과 부동산 중개인 제리 올트먼은 그가 여덟 살 때 첫 컴퓨터인 애플 매킨토시를 사줬다.

그는 곧 코딩, 웹사이트 구축,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을 배웠다.

올트만은 세인트 루이스에 있는 사립 대학 준비 학교인 존 버로스 스쿨을 졸업한 뒤  캘리포니아에 있는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컴퓨터 과학을 공부했지만 2005년 중퇴했다. 이후 친구들과 위치 기반 소셜 네트워킹 회사인 루프(Loopt)를 공동 설립했으며 2012년 매각했다.

올트만이 이끄는 오픈AI는 생성AI 분야의 선두 개발자가 됐다.  이 회사는 2019년 MS로부터 10억 달러(약 13조원)의 투자를 이끌어냈고 2022년 11월 챗GPT를 내놨다.

AI 챗봇은 단 5일 만에 100만 사용자 기록을 달성했다.

오픈AI는 2021년 1월에 처음 출시된 디지털 이미지를 생성하는 인공지능 모델 달리(DALL·E)를 개발했다. 가장 최신 모델인 DALL·E 3는 2023년 9월에 출시됐다.

타임지는 올트만을 2023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했다.

오픈AI는 비영리 단체로 시작하여 여전히 하나로 관리되고 있는 오픈AI는 인간보다 더 똑똑한 인공지능을 안전하게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목표와 그것이 그 회사의 증가하는 상업적 성공과 충돌하는지 아닌지에 대한 논쟁이 최근 격해졌다. 

올트만 복귀 전 임시 CEO였던 시어는 이사회가 올트만을 해임한 배경에 "안전에 대한 구체적인 이견"은 없었으며 이사회가 AI 모델의 상용화를 반대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올트만의 해고와 복귀는 말 그대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대표적인 인공지능 기업이자 챗GPT를 만든 오픈AI에서 창업자가 해고되고 다시 임시CEO가 창업자로 교체돼 복귀하는 등 두 차례의 CEO 해고 사태 과정에서 기술산업 전체가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어떻게 될 것이라는 예상은 의미가 없었다.  "방금 그렇게 됐다"(So, that just happened)라는 말만 유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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