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타운홀 미팅에 1000여명 참여
직급과 부서에 상관없는 활발한 ‘소통’
‘AB테스트’와 ‘회고’ 문화 정착

한샘은 1970년 부엌 가구 전문회사로 출범, 1997년에는 침실, 거실, 자녀방 등 가정용 가구 사업에 진출, 2000년대 후반에는 욕실, 창호, 도어 등 리모델링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등 지난 53년간 대한민국 주거환경의 변화를 주도하며 국내 홈 인테리어 업계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집을 먹고 자는 공간이라는 개념을 넘어, 가족이 함께 대화하고 여가를 즐기는 공간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었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채널 중심의 고객 구매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디지털 역량 강화에 나섰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다양한 경로로 상품을 검색하거나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 ‘옴니채널(Omni-Channel)’을 빠르게 구현하고 있다.

오랜 시간 국내 홈 인테리어 시장을 이끌며 1위 자리를 지키는 한샘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한샘 어린이집에서 기업문화팀 김연의 차장과 자녀의 모습 ⓒ한샘
한샘 어린이집에서 기업문화팀 김연의 차장과 자녀의 모습 ⓒ한샘

한샘 기업문화팀을 이끌고 있는 김연의 차장(팀장)과 한샘 IT본부 서비스기획3팀 강민철 부장(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연의 차장은 한샘의 대표적 기업문화로 직급과 부서에 상관없는 ‘활발한 소통’을 꼽았다. 소통을 통해 전사 임직원들이 회사가 나아가는 방향을 공유하고, 회사의 가치 창출을 위해 해결 해야 하는 문제들을 스스로 고민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부터 ‘타운홀 미팅’을 수차례 진행해오고 있다. 누구나 CEO에게 자유롭게 질문하고, CEO가 솔직하게 답변하는 진정성 있는 소통을 지속했다. 김 차장은 “지난해 진행한 첫 타운홀 미팅의 온라인 접속자 수가 300명도 되지 않았지만, 지난 10월 온라인으로 진행된 CEO 타운홀 미팅은 접속자 수가 1000명을 넘겼다”며, “온오프라인 채널로, 원하는 직원들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타운홀 미팅의 창구를 넓히고 직급을 떠나 솔직하게 의견을 나누는 소통 문화를 정착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한샘은 임직원과의 직접 소통을 위한 사내 게시판을 도입했다. △업무에 몰입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을 건의할 수 있는 ‘제안합니다’ △회사 관련 지식, 정보, 자유로운 이야기를 공유하고 댓글로 소통하는 ‘톡톡(Talk Talk)’ 등이 대표적 사례다.

또, 주니어 보드로 구성된 △체인지 에이전트(Change Agent)가 조직 곳곳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슈들을 발견하고 변화가 필요한 것들을 회사에 제안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김 차장은 “앞으로도 한샘은 전 임직원이 직급과 직무에 상관없이 회사의 전략과 비전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소통 문화를 강화해 나갈 것. 한 마디로 직원 간의 정보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기획1팀 강민철 부장 ⓒ한샘
서비스기획1팀 강민철 부장 ⓒ한샘

강민철 부장은 한샘의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이유로 “한샘 IT 본부만의 조직문화가 잘 정착됐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강 부장은 서비스기획팀에서 한샘 홈퍼니싱 부분의 디지털 전환이 고객 관점에서 더욱 편리하고 흥미로운 서비스로 설계되도록 주도하고 있다. 현재는 한샘 홈퍼니싱 분야의 온오프라인 통합 과제에 집중하고 있다.

대학시절 컴퓨터공학과를 전공한 강 부장은 프로그램 개발자로 한샘에 입사해 다양한 프로젝트의 PM(Project Manager)을 맡았다. 고객에 가장 가까운 영업부터 물류, 서비스 등 인테리어 사업의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일을 두루두루 경험했다. 회사를 다니면서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을 졸업하는 등 IT 분야의 전문가로 나아가기 위해 자신만의 벽돌을 쌓아왔다고 설명했다.

강 부장은 “한샘이 본격적으로 디지털 전환에 돌입한 지 2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IT 분야의 다른 기업에서 시행 중인 좋은 문화들을 빠르게 흡수하고 정착시켰다”고 말했다. 온라인 서비스를 고객 관점에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AB테스트’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 서비스를 개발할 때 중요한 결정이 필요한 기능에 대해서는 A타입과 B타입 두 가지를 개발한다. 이 중 실제 고객 테스트를 통해 어떤 서비스가 더 고객 진입율과 클릭율이 높은지 비교하면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회고’ 문화를 한샘 IT본부만의 강점으로 언급했다. “어떤 프로젝트가 끝나면 꼭 프로젝트를 진행한 지난 과정의 아쉬움, 실수, 잘한 부분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팀원들이 함께 공유하고 있다. 다음 프로젝트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잘한 부분을 더 응용할 수 있도록 리마인드하는 것.”

두 사람 모두 한샘에 입사한지 10년을 넘겼다. 한샘에서 신입사원부터 시작해 이제는 한샘의 핵심 영역을 이끄는 관리자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로 두 사람 모두 회사의 ‘일-가정 양립 제도와 문화’를 들었다.

김연의 차장은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다. 김 차장은 “두 아이 모두 한샘 어린이집에서 키웠다”며, “지금도 4살 된 둘째 아이와 함께 출퇴근하고 있다. 제가 근무하는 한샘 상암사옥 내 어린이 집이 있어 9시에 아이를 맡기고, 오후 6시 30분쯤 퇴근하면서 아이를 데리러 간다. 저녁식사까지 어린이 집에서 모두 해결해주기 때문에 하루 업무를 잘 마무리하고 퇴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민철 부장은 자녀가 3살부터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한샘 어린이집을 다녔다고 한다. “초등학교 1학년이 된 아이가 지금도 한샘 로고를 보면 한샘 어린이집 친구들 얘기를 하고, 아빠가 다니는 회사라고 친구들에게 자랑을 한다”며, “한샘 어린이집에서 함께 육아하는 다른 직원들과 공동 육아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업무를 마치고 하원 시간대도 비슷하니 같이 저녁도 먹고, 키즈 카페도 함께 가고 아직도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실제로 한샘은 양성평등 기업문화 정착을 도입한 이래 직원들이 출산, 육아를 경험하면서도 일과 가정을 조화롭게 하고, 특히 여성 인재들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내 어린이집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육아휴직을 2년으로 늘렸다. 육아휴직을 이유로 업무평가와 인사 승진에서 불리한 평가를 받지 않도록 평가 체계도 바꿨다. 이러한 지원책은 단순 제도로만 그치지 않고, 직원들이 제도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팀장급 이상의 관리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2년 12월 기준 18%에서 2023년 7월 기준 20%로 높아졌다 실장·부서장·본부장 급의 고위 여성관리자도 2019년 4%에서 2023년 20%로 늘었다. 2019년 단 5%에 불과했던 여성임원은 전체 임원 중 25%로 크게 늘었다.

김 차장은 “워킹맘이라면 일과 가정 사이에서 고민할텐데, 일과 가정 사이에는 나 자신이 있다. 일과 가정 그리고 나를 나만의 속도로 밸런스를 잘 맞춰가며 성장하는 모습을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한샘의 기업문화 팀장으로서는 회사에 임직원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회사의 비전과 전략에 동참할 수 있는 한샘만의 기업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목표”라며 포부를 밝혔다.

강 부장은 “사업, 개발, 기획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며 쌓아온 역량을 잘 발휘해 한샘몰을 국내에서 가장 사람들이 방문하는 홈인테리어 앱으로 만들고 싶다”고 계획을 이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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