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상에 ‘남남’, ‘지구 위 블랙박스’, ‘어른 김장하’ ‘이렇게 사는 것도 방법이다’

제27회 YWCA가 뽑은 좋은 미디어콘텐츠상 대상을 수상한 KBS청주 ‘양백의 소녀들’ 팀과 원영희 한국YWCA연합회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 ⓒ한국YWCA연합회
제27회 YWCA가 뽑은 좋은 미디어콘텐츠상 대상을 수상한 KBS청주 ‘양백의 소녀들’ 팀과 원영희 한국YWCA연합회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 ⓒ한국YWCA연합회

제27회 YWCA가 뽑은 좋은 미디어콘텐츠상(이하 좋은 미디어콘텐츠상) 대상에 KBS청주 특별기획 ‘양백의 소녀들’이 선정됐다. 

7일 서울시 중구 한국YWCA연합회 회관(페이지 명동) 4층 A스페이스에서 좋은 미디어콘텐츠상 시상식이 열렸다.  

올해 좋은 미디어콘텐츠상 대상을 수상한 ‘양백의 소녀들’은 식민지산업화와 가부장제가 결합한 여성노동 착취의 역사를 조명하면서도 그 이면에서 일과 배움의 양립을 통한 여성들의 자긍심과 자기주도적 삶이 있었다는 것을 부각한 지점에 유의미하다는 평을 받았다. 

작품을 연출한 박송이 PD는 “출연자들을 섭외할 때 걱정하지 않게 잘 만들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지킨 것 같아 기쁘다”라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특별히 불행하게 혹은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고 과거는 과거 대로 현재는 현재 대로 풀어놓은 출연자들 덕분에 나도 중심을 잃지 않고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방송에 출연한 이명순씨, 심명옥씨도 시상식에 참석해 소감을 나눴다. 이명순씨는 “우리 자녀들은 내가 대학 졸업장이 있는 것만 알지 이렇게 살아온 줄 몰랐는데 방송을 보고 알게 됐다”며 “내가 받은 제일 큰 상은 우리 며느리가 들려준 ‘어머니 저도 어머니처럼 살래요’ 라는 말이다”고 말했다.  

심명옥씨는 “지지배로 태어나 중학교도 못 간 소녀가 세 아이의 할머니가 됐다”며 “이 방송 덕에 타임머신을 타고 40년 전으로 돌아가 그때 친구들도 만났다. 앞으로도 여자들이 더 잘 할 수 있도록 KBS와 YWCA가 더 협조해 줬으면 한다”는 바람도 피력했다.  

KBS청주 특별기획 ‘양백의 소녀들’ ⓒKBS청주
KBS청주 특별기획 ‘양백의 소녀들’ ⓒKBS청주

성평등 부문 우수상은 드라마 ‘남남’(Genie TV)에게 돌아갔다. 드라마 남남은 가부장제와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난 다양한 관계를 담아낸 가족 드라마라는 점에서 호평을 얻었다. 남남을 연출한 이민우 감독은 “작지만 가볍지 않은 이야기였기에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사랑을 받은 것 같다”며 “지금도 어딘가에서 각자의 모습으로 살고 있을 은미와 진희(주인공 모녀)를 응원한다”고 밝혔다.  

생명 부문 우수상은 KBS 창사 50주년 대기획 ‘지구 위 블랙박스’가 선정됐다. 지구 위 블랙박스는 기후정의의 메시지를 참신한 형식 실험으로 풀어내 우수상으로 선정됐다. 연출을 맡은 구민정 PD는 “지구 위 블랙박스는 기후위기 개론서처럼 쉽게 기후위기 문제에 다가가게 하고자 만든 작품이다”라며 “작품을 기획·촬영·편집할 때마다 탄소 배출을 해야 하는 딜레마 상황에 놓였는데 그럼에도 누군가 끊임없이 기후위기를 말해야 한다고 생각해 콘텐츠를 제작하게 됐다. 방송 제작 후에도 이를 발굴해 상을 주어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7일 서울시 중구 한국YWCA연합회 회관(페이지 명동) 4층 A스페이스에서 제27회 YWCA가 뽑은 좋은 미디어콘텐츠상 시상식이 열렸다.  ⓒ한국YWCA연합회
7일 서울시 중구 한국YWCA연합회 회관(페이지 명동) 4층 A스페이스에서 제27회 YWCA가 뽑은 좋은 미디어콘텐츠상 시상식이 열렸다.  ⓒ한국YWCA연합회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가 정의·평화 부문 우수상으로 선정됐다. ‘어른 김장하’는 ‘우리 시대에 필요한 미덕을 일깨웠다’는 부분에서 수상작으로 정해졌다. 연출을 맡은 김현지 감독은 “김장하 선생의 삶의 태도에 공감하고 지지해줘 감사하다”면서 20~30대 젊은 층들이 김장하 선생의 모습에 열광하는 것에 대해 “각자도생사회에서 스스로를 몰아세우며 살아가라고 하는 세상 속에서 서로 지지하고, 부족한 부분도 보여주면서 함께 살아가라고 하는 부분이 위로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청년 부문 우수상은 씨리얼의 ‘이렇게 사는 것도 방법이다’ 에게 돌아갔다. ‘이렇게 사는 것도 방법이다’ 는 ‘다양한 삶에 대한 존중의 시선’이 돋보인다는 점에서 우수상으로 선정됐다. 연출을 맡은 전서영 PD는 “만족하는 삶을 살기 위해 택할 수 있는 방법이 여러 개인데, 마치 그 길이 한 개만 존재하는 것처럼 소위 성공 루트에만 집중하며 살아간다”며 “씨리얼은 다양한 삶을 사는 청년들의 모습을 담았고, 이 부분이 대중들에게 와닿아 이렇게 상을 받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처음 신설된 젠더 미디어 특별상에는 경향신문의 ‘여성서사 아카이브 플랫(FLAT)’이 선정됐다. 플랫의 임아영 팀장은 “플랫은 기울어진 운동장이 평평해질 때까지, 여성의 이야기를 주변이 아닌 중심에 둔다는 기조로 기사를 쓰고 있다”며 “남성중심적 환경에서 성평등 콘텐츠를 다루는 게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편집국 내부에서 선배 기자들이 우리를 (성평등) 교육한 건 여성 후배들이라고 하거나, 전면에 나서서 기사를 쓰는 사람들이 얼마나 큰 부담을 느끼는지 알겠다고 한 말이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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