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난민들ⓒ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들ⓒ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여성 난민 중 일부가 생계를 위해 성매매에 나서고 있으며 성매매 종사자들이 폭력이나 성병 감염 등의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키이우 인디펜던트(Kyiv Independent)는 전쟁 이후 여성 수백만명이 집을 떠났으며 이들 중 일부는 성매매로 눈을 돌렸다고 전했다.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11월 현재 우크라이나에는 약 370만 명의 난민 생겼다. 난민의 90%가 여성과 어린이다. 이들은 성폭력과 성착취, 학대 위험에 노출됐다.

공중보건 단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성매매 종사자는 8만6000여명이다. 나탈리야 이사에바 법무장관은 키이우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성매매 종사자 수를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통계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리걸라이프 우크라이나(Legalife-Ukraine)가 최근 성매매 종사자 3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5%가 전쟁 이후 성매매에 종사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다른 형태의 수입원이 없어 성매매를 하고 있다. 리걸라이프 조사에서 응답자 중 40%는 성매매 외에 다른 수입원이 없다고 답했다.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그들은 종종 돈을 벌지도, 일자리를 구할 수도, 집을 빌리거나, 가족을 부양할 수도 없는, 교육을 받지 못한 미혼모들이다. 특히 많은 아이들을 키우는 여성들이 성매매 나서는 경우가 많다고 보도했다.

리걸라이프의 나탈이 이사이에바 대표는 “이전에 성매매에 종사하지 않았던 일부 난민들이 임대료가 더 높은 다른 도시로 강제 이주당하자 성매매로 눈을 돌렸다”고 말했다.

네 명의 어린 자녀를 둔 카테리나(가명)씨는 “전쟁으로 고객 수가 크게 줄었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카테리나씨는 “서비스에 따라 16달러에서 55달러 사이의 요금을 받는다. 물론 이것은 안정적이지 않다. 때로는 시간당 200달러 이상을 벌 때도 있고, 5시간 연속으로 돈을 벌 때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카테리나씨는 전쟁이 시작된 뒤 평소보다 더 많은 고객들이 마약을 하고 있고, 지불할 수단이 없으며, 군인들이 가끔 불안정한 정신 상태로 성매매 업소를 찾는다고 말했다.

카테리나씨는 자신이 일하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성매매 종사자들 사이에서 내부 난민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들 중 일부는 17세 이하의 청소년이다.

그는 “그들은 모두 매우 어리다. 겨울에 속옷도 입지 않고 털 코트만 입고 서 있다. 그들 대부분은 마약을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외곽 도로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성매매 여성들 ⓒ키이우 인디펜던트 홈페이지 갈무리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외곽 도로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성매매 여성들 ⓒ키이우 인디펜던트 홈페이지 갈무리

전쟁 이후 성매매 종사자들의 보호나 의료서비스는 더 취약해지고 있다. 

경찰은 이들을 무시하고 있고 일부 기관은 성매매 여성들을 ‘2류 시민’으로 간주한다. 우크라이나에서 성매매는 불법이기 때문에 신고하지 않는다. 그들은 폭력을 당해도 신고할 수 없다. 

성매매 종사자들은 매독을 포함한 성병에 걸릴 위험에 노출되고 있지만 적절한 법적 보호나 의료 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럽다.

이사이에바에 따르면 성 관련 종사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보고된 성병 사례는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와 매독이다.

보건부에 따르면 2023년 우크라이나에서 1만건에 가까운 HIV 환자와 2700건 이상의 에이즈 환자가 보고됐다.

2021년 말까지 HIV에 걸린 4명 중 1명은 자신의 상태를 몰랐다. 점령 지역에 있는 사람들은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숫자는 더 많을 수 있다.

이사이에바는 “매독 사례는 여전히 전국적인 수준의 통계가 없어 추적이 쉽지 않지만 치료받지 않은 군인들이 일선에서 돌아오면 전염병이 확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쟁 초기 모든 예방 프로그램이 중단돼 HIV 등 질병 위험이 높아졌지만 사회복지사들이 공급할수 있는 콘돔이 부족했고 마약 사용자들의 전염을 막기 위한 깨끗한 주삿바늘이 적었다.

이사이에바는 “일선에서 항상 콘돔을 사용할 수는 없었다. 이는 성매매 종사자와 성매수자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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