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부터 시중은행까지 다양
납입 금액은 1원부터 100만원까지
입금할 때마다 굴비가 밥상으로

사진 = 토스뱅크 제공
사진 = 토스뱅크 제공

은행 업계가 다양한 이색 예·적금을 출시하고 있다. 재미 요소를 넣어 기존의 단순 자산 증식의 목적에서 탈피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한달적금’을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계좌 150만좌를 달성했다. 한달적금은 고객이 한 달 31일 동안 매일 최소 100원부터 3만원까지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다. 적금 납입 시마다 춘식이 캐릭터가 31층 건물을 한 층씩 올라가 흥미를 높였다. 적금이 만기 되면 춘식이가 펜트하우스에서 와인을 마시며 불꽃놀이를 즐긴다. 해당 적금은 기본금리 연 2.5%에 적금 납입 시마다 우대금리 0.1%p를 제공한다. 다양한 우대금리 혜택을 모두 적용받으면 최고 연 8.0%의 금리 혜택을 제공받는다. 최대 3개의 계좌를 동시에 개설할 수 있다.

사진 = 카카오뱅크 제공
사진 = 카카오뱅크 제공

토스뱅크의 ‘굴비적금’은 출시 2개월 만에 45만좌를 돌파했다. 고객이 매번 적금 계좌로 입금할 때마다 천장 위의 줄에 매달려 있는 굴비가 바닥에 놓여 있는 밥상으로 조금씩 내려온다. 굴비적금은 6개월 만기 단기 상품으로 납입한도는 매달 최대 30만원이다. 한도 내에서 횟수 제한 없이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으며 1원도 가능하다. 굴비적금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소통 공간인 ‘자린고비 채팅방’에서 진행한 투표수는 240만 건에 달했다. 이용자 평균 연령대는 20대(38.4%)와 30대(24.2%)로 이들은 자신의 금융 생활과 관련해 절약 방식 등을 공유하고 투표를 통해 의견을 구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팬덤 문화를 금융 상품으로 접목했다. 카카오뱅크는 ‘최애 적금형 기록서비스’(최애적금)를, 토스뱅크는 ‘같이 덕질하기 서비스’를 각각 출시했다. 카카오뱅크의 최애적금은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과 관련된 이벤트가 있을 때 일정 금액을 저축하면 연 금리 2%를 지급하는 예금 통장이다. 계좌의 커버 화면을 좋아하는 연예인의 사진으로 등록할 수 있고 계좌 내용을 타인과 공유할 수 있다. 토스뱅크의 ‘같이 덕질하기 서비스’는 응원하고 싶은 연예인을 선택하면 모으기 공간이 만들어진다. 내 모으기 통장의 공간에 올린 사진과 저금하면서 작성한 적요는 아이돌별 응원 공간에 실시간 공유돼 팬들과 확인할 수 있다. 팬들이 모은 금액은 실시간으로 합산 반영돼 내가 응원하는 아이돌의 랭킹이 올라간다. 마찬가지로 통장을 좋아하는 연예인 사진으로 꾸밀 수 있고 연예인 이름이 나오는 포토 카드도 제공된다.

사진 = 카카오뱅크 제공
사진 = 카카오뱅크 제공

시중은행도 이색적금에 뛰어들었다. 우리은행은 건강을 콘셉트로 걷기와 이자를 연동시켰다. ‘데일리 워킹 적금’의 가입 기간은 6개월이며 매일 1만보 이상을 걸어야 하는 임무를 수행해야지만 연 금리 11%를 받을 수 있다.

여행을 위해 자금을 모으는 이들을 겨냥한 단기 상품도 있다. KB국민은행은 ‘KB두근두근 여행적금’은 최대 3.9%(우대금리 포함) 금리를 제공하는 만기 6개월 적금 상품을 출시했다. 월 1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어 만기까지 최대 600만원에 이자를 더해 모을 수 있다. 1회차 납입 시 여행사 노랑풍선의 패키지 1만원 할인권을 제공, 4회차까지 납입하면 패키지 4% 할인, 자유여행 호텔·항공·액티비티 등에서 5,000원~1만원 할인 쿠폰을 준다.

4년 차 직장인 차정민(30)씨는 최근 여행 자금 마련을 목표로 소액 적금을 개설했다. 차씨는 “여행 자금을 막연히 파킹통장에 모았는데 재무 설계를 받으면서 소액 적금을 추천받았다”며 “어차피 당장 3개월 후에 나갈 돈이라 많은 이자를 기대하지 않는다. 쓰지 않고 모으는 데 의미를 두기 때문에 이왕이면 이색 적금에 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최근 장기 적금을 해지한 이경주(28)씨는 “자취를 시작하면서 큰돈이 필요해 기존에 2년째 들고 있던 적금을 깼다”며 “집을 구하고 나서도 고정 지출비가 있기 때문에 장기 적금을 다시 들긴 부담스럽고 현재 단기 적금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