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학교폭력 사안처리 제도 개선 및 학교전담경찰관 역할강화 방안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학교폭력 사안처리 제도 개선 및 학교전담경찰관 역할강화 방안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교육당국이 학교폭력 경험이나 목격 등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 비율이 10년만에 가장 높았다.

교육부가 전북도교육청을 제외한 16개 시·도교육청 의뢰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2023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피해를 당했다고 답한 비율은 1.9%였다. 이는 지난 2013년 1차 조사(2.2%) 이후 10년만에 최고치다.

등교 재개가 이뤄진 지난해 전수조사(1.7%)와 비교해 0.2%포인트(p) 상승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가 3.9%로 가장 높고 중학교 1.3%, 고등학교 0.4%였다. 지난해와 견줘 각각 0.1%p, 0.4%p, 0.1%p 증가했다.

이번 조사는 초등학교 4부터 고등학교 3 학생 384만명 전체를 대상으로 지난 4월10일부터 5월10일까지 4주 동안 온라인을 통해 이뤄졌다.  지난해 2학기부터 지난 5월10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학교폭력 피해와 가해, 목격 경험 등을 물었다. 참여자는 317만명으로 참여율은 82.6%로 나타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피해 응답률이 대폭 상승한 데 대해 "인식도 조사에 가까운 이번 실태조사는 언론보도, 드라마 등을 통해 학교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았던 시기에 실시됐다"고 말했다.

학교폭력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가 지난해 말부터 올해 3월 방송돼 화제를 모았다. 올해 2월에는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던 정순신 변호사가 자녀의 학교폭력 문제로 사퇴하면서 학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넷플릭스 제공

학교폭력 유형별 조사 결과(중복 응답), 언어폭력이 37.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체폭력 17.3%, 집단 따돌림 15.1%, 강요 7.8%, 사이버 폭력 6.9%, 스토킹 5.5%, 성폭력 5.2%, 금품 갈취 5.1% 등 순이었다.

신체폭력 비중은 현재의 조사 방식이 도입된 2013년 1차 11.7%를 시작으로 2019년 8.6%, 2020년 7.9% 등 코로나19 유행 시기 하락했다가 2021년 12.4%, 2022년 14.6%, 올해 17.3%로 역대 최고 수준을 보였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면 수업이 늘어나면서 사이버 폭력의 비중보다 신체폭력이 증가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단 따돌림(초 14.3%<중 17.0%<고 17.7%)과 사이버폭력(초 5.9%<중 9.2%<고 9.8%) 비중은 상위 학교급으로 높아질수록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신체폭력(초 18.2%>중 15.7%>고 12.3%)은 하위학교가 많았다.

피해를 알리지 않았다는 학생은 7.6%였다. 지난해 9.2%와 비교해 하락한 것으로 2017년 이후 감소세다. 이유로는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가 28.7%로 1위였고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21.4%), '스스로 해결하려고'(20.0%) 등 순으로 조사됐다. 피해 장소 답변은 학교 안이 68.8%, 학교 밖이 27.3%였다.

학교폭력을 목격했다고 답한 학생도 14만5000여명(4.6%)으로 지난해보다 0.8%p 상승해 2013년(7.6%), 2014년(7.2%)보다 낮았지만 9년 새 최고치를 보였다.

교육부는 지난 4월 내놓은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과 이를 뒷받침하는 일명 '정순신 방지법' 등을 신학기인 내년 3월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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