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24일까지 리만머핀 서울
유귀미·임미애·켄건민·현남 작가 참여

유귀미, Green Lake, 2023, oil on linen, 70.87 x 120.08 inches, 180 x 305 cm.Image courtesy the artist and Make Room, Los Angeles,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Photo by Creative Resource ⓒ리만머핀 제공
유귀미, Green Lake, 2023, oil on linen, 70.87 x 120.08 inches, 180 x 305 cm.Image courtesy the artist and Make Room, Los Angeles,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Photo by Creative Resource ⓒ리만머핀 제공
켄건민(Ken Gun Min), 1988-2012, 2023, oil, Korean pigment, silk embroidery thread, beads, crystals, 80 x 64 inches, 203.2 x 162.6 cm.Courtesy the artist, Shulamit Nazarian,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Photo by Edward Mumford. ⓒ리만머핀 제공
켄건민(Ken Gun Min), 1988-2012, 2023, oil, Korean pigment, silk embroidery thread, beads, crystals, 80 x 64 inches, 203.2 x 162.6 cm.Courtesy the artist, Shulamit Nazarian,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Photo by Edward Mumford. ⓒ리만머핀 제공

한국과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한국계 작가 4인이 서울 용산구 리만머핀 서울에서 그룹전 ‘원더랜드’(Wonderland)를 연다. 유귀미, 임미애, 켄건민, 현남 작가가 참여한다.

전시를 기획한 엄태근 게스트 큐레이터는 루이스 캐럴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원더랜드’처럼 독창적이고 비현실적인 느낌을 주는 작품들을 한데 모았다고 밝혔다. 구상과 추상이라는 시각 언어의 경계를 탐구하고, 새로운 재료를 실험하며, 전통 예술 프레임에 질문을 던지는 작품들이다. 한국을 떠나 해외로 이주한 작가들의 디아스포라적 개인사를 알고 보면 한층 새롭다.

서울 용산구 리만머핀 서울에서 11일 개막한 그룹전 ‘원더랜드’(Wonderland) 전시 전경. ⓒ리만머핀 제공
서울 용산구 리만머핀 서울에서 11일 개막한 그룹전 ‘원더랜드’(Wonderland) 전시 전경. ⓒ리만머핀 제공

유귀미 작가가 그린 밤의 뚝섬한강공원은 꿈처럼 낭만적이다. 영국 런던 유학 후 미국 동부와 서부에서 거주한 작가는 이민자이자 여성, 엄마로서 경험한 고립과 단절을 그림으로 승화시켰다. 추억 속 일상 공간을 특유의 부드럽고 몽환적인 색감으로 표현했다.

켄건민 작가의 강렬한 회화도 눈길을 끈다. 1980년대 군사독재 시절의 경험을 성경이나 고대 신화에 나올 법한 환상적 이미지로 풀어냈다. 유화, 한국 전통 안료, 자수, 보석 등 다채로운 재료와 기법을 한 화면에서 선보였다. 서울에서 태어나 샌프란시스코, 취리히, 베를린,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해 온 그는 퀴어 이민자로서의 경험과 다문화적 관점을 토대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않은 역사적 내러티브를 성경·고대 신화 이미지와 결합해 표현해 왔다.

서울 용산구 리만머핀 서울에서 11일 개막한 그룹전 ‘원더랜드’(Wonderland) 전시 전경. ⓒ리만머핀 제공
서울 용산구 리만머핀 서울에서 11일 개막한 그룹전 ‘원더랜드’(Wonderland) 전시 전경. ⓒ리만머핀 제공

임미애 작가는 구상과 추상의 결합을 시도한 신작들을 선보였다. 화면에서 다채롭게 움직이는 중층적이고 파편화된 형상은 의인화된 생명체나 증식하는 유기체 돌연변이를 연상케 한다. 10대에 하와이로 이민한 이래로 지속적으로 거처를 옮겼던 작가의 삶과도 닮았다.

현남 작가는 폴리스티렌(스티로폼)으로 도시의 풍경을 재현했다. 폴리스티렌 덩어리에 ‘굴’을 파고, 구멍에 다른 재료를 넣어 굳힌 뒤, 열을 가해 폴리스티렌을 제거하는 과정(‘채굴’)을 거쳐 선보인 작품들이다. 에폭시, 시멘트 등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산업 재료를 활용해 종말론적 미래의 도시 풍경과 폐허를 은유한다. 전시는 2월2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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