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 사진=현 부원장 페이스북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 사진=현 부원장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윤리감찰단이 동료 정치인의 여성 수행비서를 성희롱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 조사에 돌입한 가운데 여권과 비명계에서 ‘이재명 사당화’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11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 대표의 병상에서 맨 처음 일성이 ‘현근택은요?’였다”면서 “사당화의 완전 증거를 보여준 사례”라고 직격했다.

앞서 현 부원장은 지난달 29일 경기 성남의 한 술집에서 열린 시민단체 송년회에서 지역 정치인 A씨의 여성 비서 B씨에게 “너희 부부냐”, “너네 같이 사냐” 등의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고 9일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B씨는 “‘너네 같이 사냐’에서 뒤통수를 한 대 맞는 느낌이었다”며 “나에 대해 얼마나 안다고, ‘너희 부부냐, 너네 같이 잤냐’(고 하느냐)”고 말했다.

현 부원장은 이와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기회가 된다면 직접 뵙고 사과드리고 싶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언행에 신중을 기하겠다”면서도 “술을 마신 상태라서 기억이 없다고 했지만, A씨가 ‘그런 표현은 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해서 그대로 따랐다”고 해명했다. 그는 “당시 술자리를 함께했던 분들에게 확인해 보니 A씨는 ‘그때 같이 잤냐’라는 말은 하진 않았다’고 했고, 다른 분들은 ‘부부냐’, ‘같이 사냐’라는 말조차 들은 적이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와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민주당 의원이 현 부원장의 징계 수위를 놓고 메시지를 나누는 장면이 9일 한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현근택은 어느 정도로 할까요”라고 물었고, 정 의원은 “당직 자격정지는 돼야 하지 않을까. 공관위 컷오프 대상”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가 “너무 심한 것 아닐까요”라고 묻자 정 의원은 “그러면 엄중 경고. 큰 의미는 없다”고 답변했다.

친명(이재명)계로 분류되는 현 부원장은 총선에서 비명계 윤영찬 의원 지역구인 경기 성남 중원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논란이 거세지자 이재명 대표는 이날 당 윤리감찰단에 현 부원장 조사를 지시했다. 윤리감찰단은 당 대표 직속 기구로 선출직 공직자 및 주요 당직자의 부정부패, 젠더 폭력 등 불법·일탈 등에 대한 상시 감찰기구 업무를 한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현 부원장에 대한 윤리감찰은 이 대표의 뜻”이라고 밝혔다.

비명계에서도 ‘이재명 사당화’라는 비판이 나왔다. 10일 민주당을 탈당한 ‘원칙과 상식’ 소속 이원욱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사적인 관계에서 후보자나 당원에 대한 징계 수위까지 논의되는 것은 공당으로서 있을 수가 없는 얘기”라며 “사당화의 완전 증거를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11일 SBS 라디오에서도 이 의원은 “친명이면 다 용서해야 되는 것 아니냐, 그러고 징계하더라도 최소화시켜야 되는 것 아니냐라고 하는 이런 모습을 최측근 의원과 문자를 통해서, 그것도 병상에서 주고받을 정도의 생각을 갖고 계신 분”이라며 “저는 이걸 보면서 최순실 국정농단하고 이게 뭐가 다른가 싶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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