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세계 민주 진영, 올해 첫 승리 거뒀다”

13일 대만 총통 선거에서 승리한 집권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대만 총통 선거에서 승리한 집권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제16대 대만 총통 선거에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됐다. 친미독립 성향의 민진당이 12년 연속 집권에 성공하면서 중국과의 관계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3일 치러진 총통 선거에서 민진당의 라이 총통·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는 558만6,000표(득표율 40.05%)를 얻어 당선됐다. 친중 성향 제1야당인 국민당의 허우유이 총통·자오사오캉 부총통 후보는 467만1,000표(33.49%)를, 중도 성향 제2야당인 민중당의 커원저 총통·우신잉 부총통 후보는 369만표(26.46%)를 각각 득표했다.

대만 총통의 임기는 4년이며 중임할 수 있다.

라이 당선인은 가난한 광부의 아들로 태어나 대만국립의대에 합격, 의사로 일 해왔다. 1994년 정치권에 입문, 한국의 국회의원인 입법위원 4선 경력에 타이난 시장을 지냈다. 2017년에는 차이잉원 정권 두 번째 행정원장(국무총리)도 역임했다.

라이 당선인은 선거 승리 확정 직후 수도 타이베이에서 열린 당선 기자회견에 참석해 “지구촌 첫 대선서 대만이 민주진영 첫 번째 승리를 가져왔다”며 “대만이 전 세계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사이에서 계속 민주주의의 편에 서기로 했다. 중화민국(대만)이 계속해서 국제 민주주의 동맹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중국 정부는 대만 대선 결과에 반발하며 이번 결과가 대만의 주류 민의를 대변하지는 못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라이 후보 당선이 확정되고 2시간여가 지난 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이번 대만 지역의 두 선거(대선과 총선) 결과는 민진당이 섬(대만) 안의 주류 민의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대만은 ‘중국의 대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의 기본 구도와 발전 방향을 바꿀 수 없고, 양안의 동포가 갈수록 가깝고 친밀해지려는 공동의 바람을 바꿀 수 없다”며 “조국이 결국 통일될 것이고, 필연적으로 통일될 것이라는 점은 더욱 막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대만과의 협력을 공고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캠프데이비드 출발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대만 선거 결과에 대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 정부는 “민주주의 가치에 기반한 미국과 대만의 관계는 경제와 문화, 대인 교류 등 다방면에 걸쳐 확장되고 깊어질 것”이라며 “대만 지도자들과 협력해 우리 공동의 이익과 가치를 증진하고, ‘하나의 중국’ 정책과 대만관계법에 부합해 오랫동안 이어온 비공식 관계를 심화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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