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한국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로 10대 소년 2명이 12년 노동형을 선고받는 영상을 입수했다고 영국 BBC가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BBC는 “2022년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이 영상에는 야외 운동장에서 16세 소년 2명이 수갑을 차고 학생 수백명 앞에 서 있는 모습이 담겼다”고 전했다.
영상에는 제복을 입은 경찰관들이 이들에게 깊이 반성하지 않는다고 야단치는 장면 있다.
이 영상은 탈북민들과 함께 일하는 한국의 SAND연구소에서 제공했다.
북한은 자국 생활의 사진, 영상 및 기타 증거를 외부로 유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영상 유출은 드문 일이다.
BBC는 북한 당국이 이를 공개한 것은 주민들의 경각심을 높이고 퇴폐적인 오락물을 보지 말 것을 경고하기 위해 배포한 것으로 추정했다.
BBC에 따르면 전에는 이런 경우 미성년자들이 받는 처벌이 평균 5년 형이 안 됐지만 2020년에 남한 오락물을 보거나 배포하면 사형에 처하는 법이 생겼다.
영상의 해설자는 "부패한 괴뢰정권의 문화가 십대들에게도 퍼졌다"며 한국을 명백하게 언급한다. 해설은 그들은 이제 겨우 16살이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망쳤다"라고 덧붙였다.
한 탈북민은 BBC에 “미국 드라마를 보다가 걸리면 뇌물을 주고 빠져나올 수 있지만 남한 드라마를 보면 총에 맞는다”며 “남한 드라마는 힘든 현실을 잊게 해주는 약”이라고 말했다.
BBC는 “한국이 2000년대 ‘햇볕정책’을 펼치는 동안 북한 주민이 한국의 오락물을 맛보기 시작했다”며 “한국 정부는 햇볕정책이 2010년 북한 행동에 어떠한 긍정적 변화도 초래하지 않았다면서 정책을 종료했지만 한국 오락물은 중국을 통해 계속 북한으로 들어갔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