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의 배신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은 왜 이토록 힘겨운 것일까? 이 물음에 산부인과 의사는 어떤 대답을 내놓을까? 분만 담당 의사로 일하다 직접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며 이 책을 쓴 지은이는 ‘출산의 배신’을 호소하는 수많은 임신부와 산모들을 만나서 느낀 것들, 그리고 임신과 출산에 관한 의학적인 이야기를 통해 왜 우리에게 출산이 유감스러운 일이 되어버렸는지를 경쾌하게 풀어낸다.
오지의/에이도스/1만 7000원
기후재난시대를 살아내는 법
‘기후재난’은 강자보다 약자에게 더 가혹하다. 기상이변은 물론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을 더 자주 더 심각하게 일으키고 있다. 또 기후변화대책에서 빠질 수 없는 산업구조조정으로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환경운동가인 저자는 구조조정의 고통을 공동체가 ‘공동의 차별적 책임’ 원칙에 따라 분배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는 세계가 수십 년 전 기후변화협약으로 약속했던 고통분담의 원칙임을 강조한다
이수경/궁리/2만원
악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나는 왜 범죄를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도 실제로는 저지르지 않을까? 범죄자는 무엇이 달라서 범죄를 저지를까? 심리학 박사이자 심리상담사인 저자는 다년간의 실전 심리 상담 경험과 독특한 분석 방법을 범죄자의 행동 뒤에는 특정한 이유가 있음을 알려 준다. 그녀는 이러한 심리학적 지식을 통해 모든 사람이 자신의 내면을 파악하고 일과 삶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이를 위한 구체적인 조언을 건넨다.
야오야오/권소현 옮김/더페이지/1만 7800원
우린 모두 마음이 있어
분리불안에 시달리던 반려견 올리버를 잃고 6년간 마음이 아픈 동물들을 찾아다니며 쓴 에세이를 책을 냈다. 지뢰를 밟아 다리를 잃은 코끼리 모샤와 그를 돌보는 마훗 라디, PTSD에 시달리고 있는 군의관 론과 도우미견 갠더, 자학을 멈추지 못하는 보노보 브라이언과 그를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 프로센 등을 만나며 동물의 정신세계를 바라보는 이론적 논의들을 현실적으로 우리가 맞닥뜨리는 문제들에 비춰 바라본다.
로렐 브레이트먼/김동광 옮김/후마니타스/2만 3000원
SF는 고양이 종말에 반대합니다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데는 돌봄과 연대가 핵심이라는데, 현대사회는 여전히 이분법적이고 배타적이며 위계적인 사고가 만연하다. 남성과 여성, 정상과 비정상, 신체와 정신, 우등과 열등, 인간과 기계 등, 세상은 과연 칼로 무 자르듯 나누어지는 걸까? 저자들은 발칙한 상상력으로 금기시된 질문들을 던져온 SF 장르를 바탕으로, 양분된 세계관 틈새를 샅샅이 톺아보며 그 해답을 찾아보자고 제안한다.
김보영·이은희·이서영/지상의책/1만 8500원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한국 문학의 거목 박완서 작가의 유산이 다시금 독자를 찾아간다. 46편의 에세이는 작가로 첫발을 뗀 이듬해인 1971년부터 1994년까지, 작가이자 개인으로 통과해 온 20여 년에서 인상적인 순간들이 담겼다. 특유의 진솔함과 명쾌함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글에서부터 마음을 따스하게 어루만지는 글까지, 올곧은 시선과 깊은 혜안으로 삶 이면의 진실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박완서 작가 에세이의 정수를 만날 수 있다.
박완서/세계사/1만8000원
어항을 깨고, 바다로 간다
여기, 자신을 둘러싼 어항을 깨고 바다로 전진하는 사람이 있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자신을 가로막는 세상과 부딪치기를 주저하지 않는 사람.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시각장애인 국회의원 김예지다. ‘어항을 깨고, 바다로 간다’는 김예지 의원이 자신의 인생 여정을 돌아보는 내밀한 일대기이며, 지난 2020년 21대 국회에 들어와서 정치 현장을 두루 경험한 뒤 써 내려간 치열한 고백록이다.
김예지/사이드웨이/1만8000원
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
이하진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 출간됐다. ‘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은 문학웹진 LIM 연재 당시에도 젊은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단단한 팬덤을 구축했다. 이 작가가 10년을 품어온 만큼 압도적으로 정밀한 이 소설은, 사회적 의제를 밀도 높은 SF 서사로 벼려 놓는다. ‘희망을 모르는 세대’로 지칭되는 2000년대 이후 태생 세대로서 목도해온 사회적 재난과 참사, 그에 대한 연속적인 망각과 균열, 그리고 애도와 연대의 장면이 번쩍인다.
이하진/열림원/1만7000원
새벽과 음악
이제니 시인이 또다시 말할 수 없는 아름다움 속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이제니 시인의 첫 산문집인 ‘새벽과 음악’은 음악과 함께 글쓰기의 실존적 고독을 건너온 시인의 내면적 고백인 동시에 ‘새벽’과 ‘음악’을 경유하여 도착한 한 권의 시론집이기도 하다. 책에 실린 스물네 편의 글을 통해 시인은 “회상과 상상의 교집합 속에 숨어 있는 비의 가득한 기억의 편린들”을 섬세하고도 유려한 문장으로 드러내 보여준다.
이제니/시간의흐름/1만8000원
오늘날 혁명은 왜 불가능한가
철학자 한병철은 철 지난 이론에 기대어 디지털 자본주의의 영리한 통치 기술을 간파하는데 실패한 마르크스주의와, ‘자유와 존엄’을 잃어가면서도 어떤 저항감이나 비판 의식도 품지 못하는 무감각한 우리 세태를 동시에 겨냥한다. 대표작 ‘피로사회’ 이후 그가 천착해 온 다양한 철학적 주제들이 폭넓게 담겨 있으며, 솔직하면서도 인간적인 인터뷰는 ‘한병철 철학’의 가독성 높은 입문서로서 손색없다.
한병철/전대호 옮김/김영사/1만 6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