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항소장 제출 기자회견 열어
“문제행동이 ‘싫다’ 였지 아동 향한 발언 아냐
‘금전 요구’ 주씨 주장은 사실 왜곡
특수교육 무용론·장애혐오 표현 멈춰달라”

웹툰작가 주호민 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단을 받은 특수교사 A씨가 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항소장 제출에 앞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웹툰작가 주호민 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단을 받은 특수교사 A씨가 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항소장 제출에 앞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웹툰작가 주호민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특수교사가 6일 항소했다.

특수교사 A씨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수원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꿈은 특수교사였고, 그것을 타의에 의해 잃고 싶지 않아 항소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 재판부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2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이 교사는 2022년 9월13일 경기도 용인 모 초등학교 맞춤 학습반 교실에서 주씨 아들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말하는 등 아동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주씨의 아내가 아들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대화 내용을 몰래 녹음한 파일이 증거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이 대화 내용이 통신비밀보호법이 규정하고 있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한다면서도, 피해자의 모친이 장애인인 자녀의 아동학대 정황을 확인하기 위해 대화를 녹음했다는 특수성을 인정해 녹음 행위가 정당하다고 봤다.

A씨는 이에 대해 “‘장애아동 학부모가 녹음했다’는 점이 고려돼 대법원 판례와 달리 예외적으로 불법녹음이 인정된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며 “의혹 해소를 위해 학부모가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도 고려하고 불법녹음만이 최후의 자구책이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지 않았나”고 주장했다.

A씨가 주씨 아들을 향해 ‘싫어’라는 표현을 짧은 시간에 반복했다는 점이 정서적 학대로 인정된 데 대해서도 “제가 교실에 오기를 좋아하는 아동과 ‘좋다’, ‘싫다’ 말로 표현하며 문제 행동을 지도해도 괜찮을 정도의 친밀감은 이미 형성됐다고 생각한다. ‘싫다’는 아동의 문제 행동에 초점을 맞춘 것이지 아동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A씨가 아이들에게 ‘쥐새끼’라고 했다는 주씨 측 주장도 부인했다. A씨는 “누구에게도 그런 단어를 사용한 적 없다. 처음 주씨가 주장한 녹음 원본에서도 속기사가 그 부분은 들리지 않는다고 표시했다”며 “사실 왜곡이며 저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또 “주씨가 해당 녹음을 여기저기 배포한 것은 또 다른 차원에서의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고, 녹음기를 넣는 것과 다른 차원에서 책임져야 한다”고도 했다.

웹툰작가 주호민 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단을 받은 특수교사 A씨가 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항소장 제출에 앞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웹툰작가 주호민 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단을 받은 특수교사 A씨가 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항소장 제출에 앞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사건을 담당한 용인시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과 검찰도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 주장했다. “4시간가량의 녹음을 5분만 듣고 아동학대로 판단한 공무원은 법적으로 사회적으로 아무 책임이 없는지 묻고 싶다”, “(발언한 적 없는) ‘쥐새끼’라는 단어가 명확하게 들리는 것처럼 유포된 것은 검찰의 실수가 컸다”고 했다.

주씨에게 금전을 요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부인했다. A씨는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던 초반에 주씨가 저를 선처하겠다는 내용이 보도되면서 제 변호사가 주씨 측과 합의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주씨 국선 변호인에게 어떤 선에서 합의하는 것이 좋은지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전달한 것뿐”이라며 “제 변호사는 ‘금전 요구 부분은 원하지 않는다’는 제 의견을 받아들여 주씨 변호인에게 금전 배상 요구를 삭제하고 다시 전달했다. 그런데 주씨는 마치 제가 항복을 요구하듯이 금전을 요구했다고 했다. 과장, 확대 왜곡이다”라고 했다.

A씨는 “주씨가 웹툰작가로 좋은 활동을 하길 원한다. 마찬가지로 저도 더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자성하고 노력할 것이”이라며 “주씨는 녹음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그러나 저는 학부모와 신뢰를 유지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수교육 무용론, 장애혐오 표현은 멈춰 주시길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A씨 법률대리인인 김기윤 경기도교육감 고문변호사와 특수교사노조 등도 참석했다. A씨는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되면서 직위해제됐으나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지난해 8월 “진상이 명백하게 규명되기 전까지는 선생님들에 대한 무분별한 직위해제를 하지 않겠다”며 복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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