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음 소희'는 2017년 LG유플러스 하청 콜센터에서 실습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마이스터고 재학생 사건을 다룬 영화 '다음 소희'가 지난해 개봉하며 국내에서 현장실습생 실태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트윈플러스파트너스㈜
영화 '다음 소희'는 2017년 1월 LG유플러스 하청 콜센터에서 실습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마이스터고 재학생 사건을 다뤘다. ⓒ트윈플러스파트너스㈜

18세 미만 청소년을 위험한 노동에 노출시킬 수 있는 현장실습제도 및 일학습병행제도가 청소년 노동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국제노동기구(ILO)의 판단이 나왔다.

이는 국내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현장실습생 사망사고, 현장실습생에 대한 안전조치와 훈련, 감독의 부재를 ILO 협약 이행의 관점에서 지적한 첫 사례다.

16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ILO 협약·권고 적용에 따른 전문가위원회'(CEACR)는 지난 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장실습과 일학습병행이 ILO 협약 제138호를 위반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직업계고 현장실습제도는 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현장실습은 인턴십 체험을 학점으로 인정하는 제도이며, 일학습병행은 청년을 우선 채용한 뒤 사업장 안팎에서 교육훈련을 함께 제공하는 제도다.

위원회는 "도제제도와 직업훈련에 참여하는 최저 연령이 16세인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일반적으로 고용과 노동에 진입하는 최소 연령을 초과한 것으로 본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소년 건강·안전·도덕이 위태로워질 수 있는 경우 취업 최저연령은 18세 미만이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협약 제138호 제3조를 들며 "현장실습생에 대한 안전보장과 충분한 훈련 감독이 부재한 상황을 우려한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협약 제3조 3항에 명시된 대로 청소년 건강·안전·도덕이 완전히 보호되고 구체적인 지도나 훈련을 충분히 받을 때만 (현장실습을) 허용할 것"을 한국 정부에 촉구했다.

한편, 현장실습 및 일학습병행제도 중 2019년 6건, 2020년 5건의 산재사고가 발생했다. 2021년에는 18세 미만 채용 금지 직종으로 명시된 작업에 18세 미만 청소년을 투입해 요트 정박장에서 잠수작업을 하던 청소년이 사망하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이어 “일학습병행제도는 사실상 직업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청소년들을 위험한 노동환경에 노출하는 일이 대다수”라고 지적했다.

한편 LG유플러스 하청 콜센터에서 실습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마이스터고 재학생 사건을 다룬 영화 '다음 소희'가 지난해 개봉하며 국내에서 현장실습생 실태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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