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현장 투입될 전국 신입 인턴 임용 포기 의사 밝혀
전임의·교수들도 동요…”3월이면 대학병원 의사 30% 사라질 것“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사직서를 내고 근무 중단을 선언한 전공의 대표들이 2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대한전공의협의회 긴급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사직서를 내고 근무 중단을 선언한 전공의 대표들이 2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대한전공의협의회 긴급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대규모로 병원을 이탈한 가운데, 인턴·전임의·교수 등도 집단행동에 합류할 의사를 내비쳐 의료공백이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곳곳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전공의 수련을 위해 수련병원으로 와야 할 인턴들이 '임용 포기'를 선언했다.

지난 23일 기준 전남대병원은 다음 달 인턴으로 들어올 예정이었던 101명 중 86명이 임용 포기서를 제출했고, 제주대병원은 입사 예정인 인턴 22명 중 19명, 부산대병원은 50여명, 경상대병원은 37명 제출했다.

조선대병원, 순천향대 천안병원, 충남대병원은 신입 인턴 전원이 임용 포기 의사를 밝혔다.

서울 소재 대형병원은 관련 정보 공개를 꺼리고 있지만, 현재 전국 의대 졸업생들의 분위기 상 이들 병원에도 인턴이 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행동이 나흘째 이어지는 23일 경남 양산부산대학교병원 내 대형모니터에 '정상 진료 차질'이라는 안내문이 보인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행동이 나흘째 이어지는 23일 경남 양산부산대학교병원 내 대형모니터에 '정상 진료 차질'이라는 안내문이 보인다. ⓒ연합뉴스

‘펠로’ 또는 ‘임상강사’로 불리는 전임의들도 병원을 이탈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임의는 전공의 과정을 마친 뒤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병원에 남아 세부 전공을 배우는 의사들로, 사실상 병원 내 전문의 중 가장 젊은 의사들이다.

조선대병원에서는 재계약을 앞둔 4년 차 전임의 14명 중 12명이 '재임용 포기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2월 말을 기준으로 1년 단위로 재계약하는 경우가 많은데, 조대병원 외에도 적지 않은 전임의들이 재계약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전국 수련병원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지는 교수들은 업무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도, 전공의들이 처벌을 받으면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전국의 의대 교수들은 필수 불가결한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계속 일선에서 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비상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의사들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로 성명을 낸 연세대 의대 교수평의회는 "제자들에 대한 부당한 처벌이 현실화하면 스승으로서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도 "전공의들이 납득할 만한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이들과 행동을 같이하겠다"고 나섰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비대위 조직위원회 부위원장 겸 서울시의사회 부회장은 전임의 이탈 조짐과 인턴 임용 포기를 언급하면서 "이제 대학병원 의사 30%가 3월이면 사라진다. 절망적 상황은 이제 시작되지도 않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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