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각) 미시간 주 디어본의 미시간 주 예비 선거 지역 밖에 투표 표지판과 성조기가 보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27일(현지시각) 미시간 주 디어본의 미시간 주 예비 선거 지역 밖에 투표 표지판과 성조기가 보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각) 미시간주에서 열린 민주당 및 공화당 대선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서 예상대로 각각 크게 승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 10분(미국 동부시각) 현재 12% 개표 상황에서 78.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경쟁자인 민주당 딘 필립스 하원의원과 메리앤 윌리엄슨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2.7%, 2.6%에 그쳤다.

민주당 프라이머리에서 관심을 모았던 '지지 후보 없음'은 15.8%를 기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프라이머리에서 9% 개표 현재 65.5%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유일한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율은 30.2%이며 '지지후보 없음'은 2.2%로 집계됐다.

아직 최종치는 아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간 지지율 격차는 당초 예상치보다는 적은 것이다.

대규모 대의원이 걸린 슈퍼화요일(3월 5일)을 앞두고 진행된 양당의 경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승 행진을 이어가면서 이변이 없는 한 11월 대선에서 재대결을 벌이게 될 것임을 확인했다.

트럼프는 미시간 승리로 6연승과 함께 자신의 세번째 대선후보 지명 가능성이 높아졌다.

뭉치는 트럼프 지지층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트럼프의 승리는 공화당 지지층이 결집했기 때문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분석했다.

트럼프는 미시간주에 앞서 지난 24일(현지시각)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6년 동안 주지사를 지냈던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도 헤일리에 20% 포인트 차로 승리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트럼프가 헤일리의 안방이라 할 수 있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20%p 차로 승리한 5가지 원인을 분석했다.

트럼프는 공화당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은 공화당원 뿐만아니라 민주당원과 무당층도 참여할수 있는 오픈프라이머리(open primary)로 치러졌다.

에디슨 리서치의 조사 결과 예비선거인단의 68%만 공화당원 이었다. 트럼프는 이들 중 70% 지지로 30%에 머문 헤일리에 크게 앞섰다.

트럼프는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에디슨 리서치자 실시한 조사 결과 오랫동안 지역 공화당 정치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온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의 트럼프 지지율은 71%로 헤일리의 29%보다 훨씬 높았다.

트럼프는 노동자와 중산층 이하이 지지세가 강했다. 비지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트럼프는 연 소득 5만 달러 이하 계층에서 72%, 5만~ 9만9999달러 계층에서 달러 61%의 지지를 얻었다. 헤일리는 5만 달러 이하 계층에서 27%, 9만9999달러 계층에서 39%를 획득했다.

헤일리는 연 소득 10만 달러 이상 계층에서 49% 지지율로 트럼프(50%)와 균형에 가까웠다. 

트럼프는 전 연령에서 헤일리보다 앞섰다.  17~29세의 젊은 유권자들도 65%가 지지한 반면 헤일리의 지지율은 33%에 머물렀다. 17세 선거인 중 대선까지 18세가 되는 유권자는 예비선거에서 투표할수 있다.

트럼프는 교외와 농촌에서 지지세가 강했다.

트럼프는 교외 유권자 61%, 농촌 유권자 64%의 지지를 받았다. 헤일리는 도시지역 유권자로부터 57% 지지를 받아 트럼프의 지지율 42%보다 11%p 앞섰다. 사우스캐롤라이나 공화당 도시 유권자는 전체의 8%에 지나지 않는다.

헤일리 "포기하지 않는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AP 연합뉴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AP 연합뉴스

니키 헤일리는 미국 언론이 트럼프의 미시간 경선 승리를 보도하고 있는 가운데 CNN에 출연해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헤일리는 "당이 움직였다. 이는 당신이 아닌 트럼프에게 움직인 것 같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매우 가능하다. 공화당은 트럼프의 당이 됐다"고 답했다.

헤일리는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은 미국인의 70%가 트럼프나 바이든을 원하지 않는다면 그들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헤일리는 공화당 가족들을 향해 "우리는 구멍뚫린 배에 타고 있으며 이 배가 좌파 사회주의자들에게 가는 것을 볼수도 있다. 우리는 배에서 뛰쳐나와 새로운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알수도 있다"고 더붙였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미시간주 경선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내달 5일 슈퍼화요일에 경선이 실시되는 콜로라도주를 방문해 유세를 벌였다.

헤일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이 끝난 뒤에도 "다수의 미국인이 트럼프와 바이든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이 싸움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헤일리의 도전은 일단 "슈퍼 화요일(3월 5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은 캘리포니아(대의원 169명)와 텍사스(대의원 161명) 프라이머리를 포함해 16곳 경선에서 전체 대의원의 약 36%인 874명의 향방이 결정된다.

올해 52세의 헤일리는 세대교체를 강조하고 있다. 경쟁자 트럼프는 올해 77세,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는 81세다.

AP통신은 헤일리가 공화당을 위해 세대교체를 제시했으나 현재의 공화당에서는 이런 제안에 대한 지지기반이 약하다고 평가했다.

헤일리는 공화당 핵심부에 자신이 트럼프보다 더 나은 선택이라고 설득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보수주의자들과 대학 학위가 없는 사람들을 트럼프에게 빼앗겼다.

AP에 따르면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이 합법적으로 승리했다고 믿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헤일리는 이들 중 4분의 3의 지지를 획득했다.

문제는 공화당 유권자 10명중 6명이 바이든이 합법적으로 당선되지 않았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수석연설보좌관을 지낸 마크 티센은  월요일 폭스 뉴스에서 "그가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통합된 공화당이라고 말할 때, 그것은 가장 통합된 공화당이 아니며 헤일리 유권자의 59%가 그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헤일리는 후보 지명을 위한 길이 부족하고 지금까지 단 한 개의 주에서도 승리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경선에 계속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예비 유권자의 40%가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은 것은 의미가 크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트럼프의 중도 확장

유권자들이 27일(현지시각) 미시간주 예비경선에서 투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유권자들이 27일(현지시각) 미시간주 예비경선에서 투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트럼프는 공화당의 기반을 철통같이 장악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11월 총선에서 승리를 보장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백인, 고령자, 대학 졸업이 없는 유권자를 넘어 지지기반을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다.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유권자 10명 중 9명 정도가 백인이어서 트럼프가 자신의 지지를 받으려 했던 흑인 유권자들에게까지 파고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

헤일리는 대학 교육을 받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트럼프를 앞섰다. 11월 대선에서는  대학 학위를 받은 유권자의 비율이 높아진다. 이는 트럼프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유권자들이 트럼프가 11월에 승리할 수 있다고 믿지만, 일부는 그의 생존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지지자의 약 4분의 1을 포함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공화당 유권자의 약 절반은 트럼프가 너무 극단적이어서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유권자 10명 중 3명은 트럼프가 자신에게 불리한 형사 사건 중 적어도 한 건에서 불법적으로 행동했다고 믿지만, 10명 중 7명은 수사가 트럼프를 깎아내리기 위한 정치적 시도라고 믿고 있다.

트럼프는 보수적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우세하다. AP에 따르면 2020년 대선에서 자신이 보수유권자라고 밝힌 사람은 37%에 지나지 않았다. 나머지 63%는 중도나 진보적이라고 밝혔다. 지난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 트럼프는 이 중도, 진보 계층에서 헤일리에게 뒤졌다.

미국의 정지 전문매체 더 힐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뉴햄프셔에서는 트럼프가 경쟁자인 헤일리를 가볍게 이긴 것이 무소속 유권자들의 약점을 가렸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는 트럼프가 친정 주에서 전 주지사를 이겼지만, 그의 승리는 그를 지지하지 않는 온건한 공화당 유권자의  대규모 지지에도 초점이 맞춰졌다.

헤일리는 11월에 중요한 역할을 할 더 온건한 유권자들로 트럼프보다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  헤일리 유권자의 40%가 트럼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고 이는 트럼프가 11월 대선 전에 해결해야 할 과제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Fla)의 2016년 대선 캠프에서 일했던 알렉스 코난트는 "트럼프는 유력한 후보지마 여전히 다른 사람을 선호하는 공화당원들이 많이 있으며, 나는 그것이 그에게 도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코난트는 "대선 때 공화당원들의 선택권이 없다면 유권자 중 일부는 집으로 돌아올 것이다. 이 유권자들은 트럼프가 2020년 선거에서 진 이유다. 트럼프가 지난 대선 이후 자신의 지지기반을 확장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놀랍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선거인단 1215명을 확보해야 한다. 지금까지 110명을 확보했다. 트럼프 측은 슈퍼 화요일의 선거인단 1063명 중 최소한 773명을 확보해 대세를 확정하겠다는 계획이다.

트럼프가 후보로 확정되면 상대 민주당 후보로 유력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맞붙어야 한다.

더 힐은 11월에 어느 쪽이든 박빙의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적은 이득이나 손실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난트는 "사실상 모든 미국인이 트럼프와 바이든에 대해 결심했다고 생각한다"며 "불확실한 유권자가 적은 선거는 상상하기 어렵다. 진부한 일이지만 작은 주에서 투표율로 귀결될 것이며, 중요한 것은 각 측이 얼마나 동기부여를 하느냐이다"고 말했다

극단주의-이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11월 대선의 또 다른 쟁점은 극단주의와 이민이 꼽히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함께 미국의 성인 10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치적 극단주의나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에 대한 우려가 미국 유권자들의 최우선 관심사라고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조사에서 응답자의 21%가 이번 대선에서 극단주의를 우려한다고 답했으며 19는 경제, 18%는 이민을 꼽았다.

민주당 지지자는 극단주의를 1순위로, 공화당 지지자는 이민을 선택했다. 무당층은 3분의 1이 극단주의를 5분의 1이 이민을 우려한다고 답했다.

로이터는 이 여론조사는 바이든의 재선 도전이 바이든의 출마에 대한 열정보다는 트럼프에 대한 반대에 동기부여를 받는 유권자들에게 어느 정도 의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대통령 재임 기간과 그 이후로 자신이 직면한 4건의 형사 기소가 정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2020년 선거 패배가 광범위한 부정선거라는 주장을 해왔다.

임기 동안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경제는 바이든에게 오랫동안 약점이었다. 여론조사 응답자의 39%는 트럼프가 경제에 더 나은 접근 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고, 바이든은 33%가 바이든을 선택했다.

외국의 분쟁과 관련해 트럼프의 지지도(36%)가 바이든(30%)보다 높았지만 공화당이나 민주당 모두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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