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세계여성의 날 116주년

2022년 3월 8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세계 여성의날 정신 계승 성평등 운동회에서 참가자들이 성차별 타파 등을 주장하며 보라색 풍선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2022년 3월 8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세계 여성의날 정신 계승 성평등 운동회에서 참가자들이 성차별 타파 등을 주장하며 보라색 풍선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
1908년 3월 8일 구호를 외치며 미국 뉴욕에서 1만 5000여명의 여성노동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당시 노동자들은 비인간적인 노동환경에 반발하며 근로여건 개선과 참정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이때 벌인 대규모 시위는 세계여성의 날의 유래가 됐다.

빵과 장미는 세계여성의 날의 상징으로, 빵은 남성과 비교해 저임금에 시달리던 여성들의 생존권을, 장미는 참정권을 뜻한다.

당시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은 먼지가 가득한 현장에서 하루 12~14시간씩 일해야 했으나, 선거권과 노동조합 결성 자유 등 기본적인 권리도 부여받지 못했다. 이에 봉기한 여성노동자들의 시위는 1910년 '의류노동자연합' 창설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1911년 오스트리아, 덴마크, 독일, 스위스 등에서 참정권, 일할 권리, 차별 철폐 등을 외치는 첫 번째 '세계여성의 날' 행사가 개최됐다. 유럽에서 첫 행사가 개최된 이후 세계 각국에서 남녀 차별 철폐와 여성 지위 향상 등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확산했다.

이에 유엔은 1975년을 '세계 여성의 해'로 지정하고 3월 8일을 특정해 세계여성의 날로 기념하기 시작했다.

2024 세계여성의날 조직위원회(IWD 2024)가 오는 3월8일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포용을 고취하라’(#InspireInclusion) 캠페인을 펼친다. ⓒ2024 세계여성의날 조직위원회(IWD 2024)
2024 세계여성의날 조직위원회(IWD 2024)가 오는 3월8일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포용을 고취하라’(#InspireInclusion) 캠페인을 펼친다. ⓒ2024 세계여성의날 조직위원회(IWD 2024)

2024년 여성의날 주제는?

올해 여성의날 주제는 ‘포용을 고취하라’(#InspireInclusion)다. 2024 세계여성의 날 조직위원회(IWD 2024)는 “올해 캠페인 주제는 포용이 성평등 달성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용을 고취하라’는) 장벽을 허물고 고정관념에 도전하며 모든 여성이 존중받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행동을 촉구한다. 소외계층 여성을 포함한 모든 계층의 여성들이 지닌 독특한 관점과 이들의 기여를 모두가 인정하도록 장려한다”고 밝혔다.

IWD 조직위는 매년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온라인 캠페인을 진행한다. 올해도 각계에서 성 고정관념에 맞서자는 취지의 캠페인을 진행한다.

한국은 그간 어떤 변화가 있었나? 

우리나라에서는 1920년부터 나혜석·박인덕 등이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 왔으나, 일제의 탄압으로 맥이 끊겼다가 1985년부터 공식적으로 기념하기 시작했다.

2018년 2월 20일 여성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하는 내용의 '양성평등기본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2018년부터 3월 8일이 법정기념일인 '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됐다.

OECD 성별임금격차 순위를 나타낸 그래프. 2022년 기준 한국의 성별임금격차는 31.2%로 16년째 불명예스러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YWCA 제공
OECD 성별임금격차 순위를 나타낸 그래프. 2022년 기준 한국의 성별임금격차는 31.2%로 16년째 불명예스러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YWCA 제공

여성의 날이 필요한 이유는?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는 구호는 116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지난해 OECD가 발표한 ‘2023년 경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성별임금격차는 31.2%다. 즉, 남성이 200만 원을 월급으로 받을 때 여성은 137만 원을 받는다는 것이다.

임금뿐 아니라 노동형태도 성별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남성 노동자 중 비정규직은 30.6%지만,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는 46%다. 여성 노동자 절반 가까이가 비정규직인 상황이다.

대한민국은 해방 이후 실시된 1948년 첫 선거부터 여성에게 선거권이 주어졌지만, 여전히 정치는 남성의 영역이었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 당선된 여성 의원은 총 300석 가운데 지역구 29명, 비례대표 28명으로, 전체의 18.5%에 불과하다. OECD 가입국 38개국 중 36위로 뒤에서 두 번째다.

오는 4·10 총선에 도전하는 여성 예비후보자는 15.6%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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