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6주년 3‧8세계여성의날 기념
한국노총 ‘전국여성노동자대회’
김동명 위원장 “성평등한 직장문화 만들어야”
21개 회원 조합 28명 간부, 여성노동자상
한국환경공단통합노동조합, 평등상 수상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8일 제116주년 3‧8세계여성의날 기념 전국여성노동자대회를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개최했다. 이날 대회 참여자들이 슬로건을 들고 ‘구현하자!공정과평등’을 외치고 있다. ⓒ김민정 기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8일 제116주년 3‧8세계여성의날 기념 전국여성노동자대회를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개최했다. 이날 대회 참여자들이 슬로건을 들고 ‘구현하자!공정과평등’을 외치고 있다. ⓒ김민정 기자

여성 노동자들이 제116주년 3‧8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8일 서울에 모여 성평등 노동시장 실현과 노동권 강화를 촉구했다.

이날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은 제116주년 3‧8세계여성의날 기념 전국여성노동자대회를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개최했다.

한국노총은 “한국 사회는 암울한 위기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며 “OECD 출산율 세계 최저, 남녀 임금 격차, 노인 빈곤율 세계 최고, 유리천장 지수는 12년째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사회적 약자까지 모두 행복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사회, 무엇보다 여성이 공정하고 평등하게 대우받는 공동체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대회 슬로건 ‘변화, 행복한 미래로의 여정’은 변화로 모두가 행복하게 나아가자는 뜻을 담고 있다.

정연실 한국노총 여성청년본부 본부장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민정 기자
정연실 한국노총 여성청년본부 본부장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민정 기자

정연실 한국노총 여성청년본부 본부장이 행사의 막을 열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1908년 3월 8일은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 노동조합을 결성할 권리조차 갖지 못했던,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다 죽어 나가야만 했던 여성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와 대규모 시위를 벌인 날”이라며 “11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청계천에 다시 모인 지 9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오늘날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이 큰 변화가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대회사를 말하고 있다. ⓒ김민정 기자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대회사를 말하고 있다. ⓒ김민정 기자

김 위원장은 “이제는 바꾸어야 한다. 변화가 절실하다”며 “여성 노동자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성평등한 직장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신, 출산은 물론 육아와 가족 돌봄으로 인해 여성 노동자가 일을 포기하지 않도록 입법 활동과 정치개선 활동에도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는 총선이 치러지는 중요한 해이기도 한 만큼 여러분도 여성 노동자의 역량과 힘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연대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여성 동지들께서 새로운 승리의 역사를 만드는 길에 함께해달라”고 마무리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제116주년 3‧8세계여성의날 기념 전국여성노동자대회여성노동대회에서는 21개 회원 조합 28명의 간부가 모범 노조 간부에게 수여되는 여성노동자상을 받았다. 평등상 수상은 한국환경공단통합노동조합이다.  ⓒ김민정 기자
제116주년 3‧8세계여성의날 기념 전국여성노동자대회여성노동대회에서는 21개 회원 조합 28명의 간부가 모범 노조 간부에게 수여되는 여성노동자상을 받았다. 평등상 수상은 한국환경공단통합노동조합이다. ⓒ김민정 기자

대회에서는 21개 회원 조합 28명의 간부가 모범 노조 간부에게 수여되는 여성노동자상을 받았다. 평등상 수상은 한국환경공단통합노동조합으로, 성평등 조직문화 확산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다.

수상자 28명은 △경영윤 △강선미 △정혜림 △조희정 △정인형 △김현미 △정혜란 △윤영실 △이순희 △김상휘 △이태경 △최숙자 △오은선 △박효정 △한해순 △홍혜숙 △최영숙 △박영란 △정은혜 △임미자 △김명화 △김상희 △도재희 △정성혜 △하현숙 △이보미 △이주연 △권정원이다.

전현희 서울 중구‧성동구갑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장서정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백승아 전 교사(더불어민주당 총선 영입 인재 12호)가 축하의 말을 전했다.

연대사를 낭독하고 있는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김민정 기자
연대사를 낭독하고 있는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김민정 기자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연대사를 낭독했다.

이나영 이사장은 “2024년 오늘, 여성은 여전히 차별적 위치에서 다양한 불평등을 감내하고 있고,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혐오와 억압, 폭력과 착취는 끊이지 않고 있다”며 “세계 곳곳의 전쟁과 분쟁 지역에서는 여성과 아동에 대한 성폭력과 성 착취, 인신매매와 학대, 학살이 지속되고 있다”고 현실을 전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 2년 동안 대한민국에서는 여성정책과 성평등 정책이 실종되고 성차별과 성폭력은 증가하고 있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유리천장지수 꼴찌, 26년째 성별임금격차 1위 앞에서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고 부정하더니 가정폭력 성폭력 예방홍보 예산 삭감, 성인권교육 예산 전액 삭감, 민간 고용평등상담실 폐지 등 헌법에 명시된 성평등 책무를 방기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정부를 향해 “여가부 폐지 시도를 중단하고 실종된 성평등 정책을 당장 이행 하라”고 촉구했다.

문정희 시인이 상징의식으로 ‘여성, 그 경이로운 생명의 이름이여’ 축시를 낭독하고 있다. ⓒ김민정 기자
문정희 시인이 상징의식으로 ‘여성, 그 경이로운 생명의 이름이여’ 축시를 낭독하고 있다. ⓒ김민정 기자

문정희 시인은 상징의식으로 ‘여성, 그 경이로운 생명의 이름이여’ 축시를 낭독했다.

대회는 여성노동 현실이 직면하고 있는 현안과 이슈를 공론화해 여성노동이 존중되는 노동정책과 고용환경 개선, 여성의 평등노동권과 삶을 질 향상을 위해 마련했다는 게 한국노총 설명이다.

대회 참석자들은 성평등 노동시장 실현과 여성노동권 강화를 위해 △여성대표성 확대로 성별 균형 달성 △임금, 채용, 승진 차별 없는 공정 노동시장 실현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평등사회 구축 △폭력과 괴롭힘 없는 안전 일터 확보 등을 호소했다.

프로그램은 △여는공연 △개회선언 △깃발입장‧참가조직 소개 △노동의례 △영상상영 △여성노동자상‧평등상 시상 △공연 △기념사 △대회사 △축사 △연대사 △공연 △내빈소개 △상징의식(축시 낭송) △결의문 채택 △딸들아 일어나라 제창 △폐회선언으로 구성됐다.

한국노총은 전국여성노동자대회가 1920년대 중반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가 열리는 등 명맥을 유지해 왔다고 설명한다.

1985년 3월 8일 전국 14개 여성노동단체들이 주축이 돼 ‘민족‧민주‧민중과 함께하는 여성운동’을 주제로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1회 한국 여성대회’가 열렸다.

이후 각국 각 지역 여성‧노동‧시민단체가 연대해 다양한 형식과 내용으로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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