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성추행 피해자에게 명예훼손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결정에 항소하기 위해 1천억원대에 달하는 공탁금을 법원에 맡겼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8일(현지시각) 1심 재판부에 위자료 지급 결정액의 110%에 해당하는 공탁금 9160만달러(약 1200억원)를 맡기고 항소 승인을 요청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앞서 뉴욕 맨해튼연방법원은 지난 1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션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에 명예훼손 위자료 8330만 달러(약 1100억원)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캐럴은 1996년 뉴욕 맨해튼의 고급 백화점 버그도프 굿맨에서 우연히 마주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캐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성범죄 피해 주장을 거짓이라고 말하면서 명예를 훼손했다며 위자료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1심 배심원단은 원고 측의 손을 들어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탁금 없이 항소심을 진행하기 위해 위자료 지급 결정의 집행을 중단해달라고 1심 재판부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탁금은 미 보험회사 처브그룹 계열 보증회사인 '연방보험회사'가 대납했다. 보증회사가 공탁금을 대납할 경우 통상 공탁금의 1∼3%에 해당하는 보증 수수료를 내고 충분한 규모의 담보를 제공해야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사건과 관련해 보증회사와 맺은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자산 부풀리기 사기 의혹' 민사재판에서도 패소하며 4억5400만달러(약 669억원)의 벌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치자금 모금단체인 슈퍼팩(Super PAC) '마가'에 몰려드는 정치후원금 대부분을 소송 비용으로 충당하고 있다.

그는 최근 후원금 마련을 위해 399달러에 판매되는 '황금 운동화'를 내놓은 데 이어 검은색 '마가 모자'도 50달러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지자들의 자발적 벌금 모금 운동도 이어지고 있지만 천문학적 소송 비용 탓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입는 재정적 타격이 엄청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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