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취임 기자간담회 개최
크라운해태제과 이끌며 ‘아트 경영’ 펼쳐
“기업-예술 끈끈한 ‘파트너십’ 돕겠다”

제12대 한국메세나협회 회장에 선출된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그룹 회장이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메세나협회 제공
제12대 한국메세나협회 회장에 선출된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그룹 회장이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메세나협회 제공

“문화예술, 기업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메세나’(mecenat)는 단순 지원을 넘어 기업의 뿌리를 튼튼히 하는 일입니다. 기업의 일방적인 예술 후원이 아니라 ‘파트너십’입니다.”

윤영달(78) 크라운해태제과그룹 회장이 힘주어 말했다. 기업 경영전략에 예술을 접목한 ‘아트 경영’ 선구자다. 올해부터는 기업과 예술 간 다리를 놓는 후원기관 ‘한국메세나협회’의 제12대 회장으로 활동한다.

윤 회장은 1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고객 없는 기업은 없고, 고객을 행복하게 하려면 문화예술이 꼭 필요하다. 기업의 1차 고객은 직원이다. 문화예술을 통해 창의적 사고와 감수성을 키우다 보면 직원들이 행복해지고 기업의 문화와 성과 발전으로도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러한 신념을 담은 ‘아트 경영’을 지난 20년간 펼쳐왔다. 국악, 조각, 시(時) 분야의 든든한 후원자다. 특히 남다른 국악 사랑으로 유명하다. ‘우리 소리’의 독창성을 구체화하고자 국악 대신 ‘한음’(한국음악)이라는 단어를 만들었다. 한음 영재 발굴을 위한 ‘영재한음회’는 200회를 돌파했다. 지리적·경제적으로 문화예술을 접하기 힘든 아동과 함께하는 ‘한음캠프’도 11년째다. 2004년부터 매년 여는 ‘창신제’는 국내 민간기업 주최 전통음악 공연으론 최대 규모다. 2007년 국내 최초 민간 국악관현악단 ‘락음국악단’을 창단, 2000회 이상의 국내외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2017년 10억원을 후원해 서울남산국악당 공연장 노후 설비를 교체, 지금의 ‘크라운해태홀’이 됐다.

윤 회장은 “예술 장르의 균형 발전을 위한 노력”을 강조하면서도 “기업의 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국악 활성화에 더 노력을 기울이고 싶다”라고 밝혔다.

제12대 한국메세나협회 회장에 선출된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그룹 회장이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메세나협회 제공
제12대 한국메세나협회 회장에 선출된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그룹 회장이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메세나협회 제공

‘예술지원 매칭펀드’ 예산 축소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협회는 기업에 적합한 예술단체를 추천하고 파트너십 형성을 돕는 차원에서 2006년부터 기업의 예술단체 지원금에 비례해 정부지원 예산인 문예진흥기금을 최대 1:1 추가 지원해 왔다. 2023년까지 누적 매칭 건수는 1937건, 약 527억원을 예술단체에 지원했다. 올해 예산은 29억 6000만원으로 2021년 대비 24%P가량 감소했다.

윤 회장은 “정부가 적극적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하는 한편, 협회 차원에서는 “기업과 예술 간 끈끈한 연대”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양측이 자주 만나야 합니다. 만나지 않고 지원만 하면 예술인은 자존심이 상하고 후원기업 입장에서도 이런 활동의 중요성이 와 닿지 않습니다. 직원들이 먼저 하려고 하면 기업은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일하기에도 바쁜데 왜 이런 걸 하느냐는 반응도 있겠죠. 그래도 저희 직원들을 보면 문화예술을 접하며 창의적으로 변했고요. 많이들 행복해합니다. 모임에서 시 한 자락이라도 읊고, 창 한 곡조라도 부를 수 있게 됐다고요. 음악이나 미술을 가까이한 순간들이 직원들의 삶에 큰 보람이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한편 협회는 올해도 기업별 맞춤형 문화공헌 사업을 이어간다. 문화 사각지대 계층을 방문 또는 초청하는 ‘찾아가는 메세나’, 아동·청소년 예술교육 사업 ‘Arts for Children’, 우수 문화예술단체 발굴·육성과 문화접근성 확대를 돕는 ‘Access Arts’ 등이다. 2024년 기준 18개 기업과 22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예술인재 지원사업도 확대한다. 1기업 1미술작가 지원사업, 국제음악콩쿠르 출전 지원사업, 신진 유망 연주자상 등이다. 올해부터 세계적 한국인 클래식 연주자의 뉴욕 카네기홀 데뷔를 지원하며, 현재 7개 후원사가 확정됐다. 퀸엘리자베스콩쿨 우승자인 첼리스트 최하영이 첫 선정자로, 오는 6월 카네기홀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협회는 기업 메세나 활동 관련 통계자료 발간, 세미나·심포지엄 개최 등 다양한 조사·연구·학술·발간 사업도 하고 있다. 기업 네트워킹, 정보·자료제공 등 회원사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2024년 3월 현재 215개 회원사가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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