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5년 만기 청년도약계좌로 5000만원까지 목돈 마련 지원
은행권, 청년희망적금 해지자 대상 0.2~1.5% 우대 금리 제공

1월 25일 서울 중구 청년도약계좌 비대면 상담센터에 청년도약계좌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1월 25일 서울 중구 청년도약계좌 비대면 상담센터에 청년도약계좌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최근 청년희망적금 만기해지를 한 직장인 이주현씨(28)는 청년도약계좌에 ‘연계 가입’ 했다. 정부 지원을 이어받고 싶어서다. 이씨는 “주변에서 5년은 너무 길다고 하지만 꾸준히 만기가 짧은 고금리 적금 상품을 계속 찾고 갈아타기 어려울 것 같아 마음 편하게 일시 납입을 신청했다”며 “급전이 필요할 땐 어쩔 수 없이 중도해지를 해야겠지만 최대한 버티면서 목돈을 마련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최유빈(26)씨는 청년희망적금 만기 해지 후 투자와 예금으 눈을 돌렸다. 최씨는 “5년씩이나 묶는 것보단 공모주나 주식을 통해 자금을 굴리는 게 이득인 것 같아서 가입하지 않았다”며 “아직 투자 계획을 구체적으로 정하진 않아서 잠시 돈을 묶을 예금 상품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희망적금 만기가 돌아오면서 청년도약계좌 연계 가입 신청이 시작됐다. 은행권은 5년 만기인 청년도약계좌의 긴 납입 기간에 부담을 느껴 가입을 주저하는 청년을 공략하고 있다. 청년도약계좌는 정부 지원금과 세금 혜택이, 은행권 정기예금은 0.2~1.5%에 이르는 우대금리가 강점이다. 

최고 연 10% 안팎의 금리 효과를 내는 '청년희망적금'이 2022년 2월 21일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부산·대구·광주·전북·제주은행에서 대면·비대면 방식으로 출시된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은행과 모바일 앱. ⓒ연합뉴스
최고 연 10% 안팎의 금리 효과를 내는 '청년희망적금'이 2022년 2월 21일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부산·대구·광주·전북·제주은행에서 대면·비대면 방식으로 출시된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은행과 모바일 앱. ⓒ연합뉴스

2022년 2월 출시한 ‘청년희망적금’은 만 19세~34세 이하 청년이 2년 만기로 월 최대 50만원을 납입하면 저축장려금 추가 지원과 비과세 혜택을 제공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금융상품이다. 2년을 모으면 약 1300만원을 만들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청년희망적금에 가입한 청년이 ‘청년도약계좌’로 갈아탈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6월 출시한 청년도약계좌는 만 19~34세 청년이 5년 만기로 매월 70만원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는 정책금융상품이다. 정부가 월 최대 2만4000원을 지원하고 이자소득과 비과세 혜택을 받으면 5년 안에 5000만원 가량을 모을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25일부터 지난달 16일까지 청년희망적금 만기 예정자 41만5000여명이 청년도약계좌 연계가입을 신청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이는 약 200만명의 청년희망적금 가입자 중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실제 2년 만기 상품인 청년희망적금의 경우 가입자 289만 명 중 30%에 이르는 86만명이 중도 해지했다. 이는 청년들이 장기간 목돈 예치에 부담감을 느끼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5년이라는 긴 납입 기간이 부담된다’는 지적이 나오자 금융 당국은 청년도약계좌 가입을 활성화하기 위해 상품의 해지요건도 개선해 3년 이상 가입 시 중도해지하더라도 비과세를 적용하고, 정부기여금도 매칭비율의 60% 수준(최대 월 1만4400원)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은행 정기예금에 자금이 유입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정기예금은 예금주가 일정기간 동안 예치할 것을 약정한 예금이다. 7일 은행업계 등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2월 말 기준 886조2501억원으로, 1월보다 23조6316억 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약 20조원 규모의 청년희망적금의 만기가 도래하면서다.

은행권에선 5년 만기인 청년도약계좌보다 만기가 짧은 은행 정기예금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청년희망적금 만기 고객을 노리는 상품들이다. KB국민은행은 청년희망적금 만기 해지한 고객을 대상으로 우대금리 0.5%를 제공한다. 12일까지 ‘2024-1차 공동구매정기예금’에 가입하면 기본금리 연 3.50%(판매된 금액 100억원 초과 시)에 우대금리 0.5%를 받아 4.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공동구매정기예금의 만기는 3개월, 6개월, 12개월이다.

신한은행도 청년희망적금 만기 해지한 고객을 대상으로 금리 우대 쿠폰(0.2%P)을 이달 말까지 제공한다. 신한은행 ‘마이플러스 정기예금’ 12개월 만기 가입 시 최대 연 3.85%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은 청년희망적금 만기 해지한 고객에게는 최대 연 1.5%의 금리 우대 쿠폰을 제공한다.

IBK기업은행은 IBK청년희망적금 만기 해지한 고객을 대상으로 연 0.2%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IBK 2024특판중금채’를 출시했다. 연 최고 3.99%의 금리로 100만원 이상 10억원 이내로 가입 가능하며 기간은 1년, 2년, 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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