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 지자체장에게 'W'가 묻다] ②
“핵심 사업은 경부간선도로 입체화”
“구민의 입장에서 공감 성과 나눔행정이 원칙”

여성신문과 인터뷰 중인 전성수 서초구청장 (사진 = 서초구청 제공)
여성신문과 인터뷰 중인 전성수 서초구청장 (사진 = 서초구청 제공)

서초구는 안정적이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지난해 기준 강남구에 이어 재정자립도 2위다. 민선 6, 7기 전임 구청장의 정책을 8기 구청장이 이어서 추진하고 있다. ‘민선8기 지자체장에게 W가 묻다’ 두 번째 시간으로 즐거운 행정을 하고 싶다는 전성수 서초구청장을 7일 서초구청장실에서 만났다.    

“서초 구정은 ‘3·6·9 행정’이다. 3·6·9 게임처럼 즐겁고, 능동적이며 힘차게 서초를 이끌고 싶다. 3가지 원칙을 만들고, 지방종합행정 6가지 중점 분야를 설계해, 9가지 핵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나에게도 중요한 시기다. 구청장은 입이 아니라 성과로 하는 거다.”

서초구는 ‘공감·성과·나눔행정’ ‘3’원칙을 바탕으로, 민생경제, 안전관리, 약자와의 동행, 문화·체육, 미래세대 지원, 서초의 백년대계 ‘6’가지 중점분야를, 우면산부터 한강까지 이어지는 문화벨트, 건강과 행복을 찾는 서초 행복길 조성, 착한 서초코인, 시니어라운지와 스마트시니어 사업, 속도감 있는 재건축 사업, AI 미래융합혁신지구 조성, 구민 숙원 해결 등 9가지 핵심사업을 선정했다. 

전성수 구청장은 행정가 출신이다. 서울시 행정과장, 청와대 선임행정관, 행정안전부 대변인, 인천광역시 행정부시장, 대통령직인수위 국민통합위 자문위원 등 지난 30년간 중앙정부, 지방정부 등을 거치며 다양한 행정경험을 가지고 있다. 민선 8기 3년 차. 기억에 남는 점을 물었다.

“서울 자치구 처음으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전환’을 추진했다. 지난 1월 28일부터 서초구는 대형마트에서 주말에 장을 볼 수 있다. 11년간 지속된 낡은 규제를 풀어 주민-소상공인-대형마트 모두 원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4개월간 수십 차례 관계자를 만났다. 그 결과 ‘서초형 상생모델’을 구축할 수 있었다.” 

전성수 구청장의 구정활동 모습 (사진 = 서초구청)
전성수 구청장의 구정활동 모습 (사진 = 서초구청)

서초구는 지난해 12월 19일 서초구-서초강남 슈퍼마켓 협동조합-한국체인스토어협회 간 협약을 체결했다. 대형마트의 품질 좋은 상품을 지역 중소 유통에 공급해 좋은 상품을 골목슈퍼에서도 사도록 하고, 중소 슈퍼마켓의 요청 시 기업형 슈퍼마켓(SSM)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이다. 전 구청장은 정당현수막 조례 개정과 주민숙원사업 해결도 지난해 성과로 꼽았다.

“서울 자치구 중 2번째로 정당현수막을 제한하는 조례 개정을 추진했다. 무분별하게 난립한 정당 현수막 문제를 해결하고 도시미관이 저해되지 않도록 엄격한 기준을 마련했다. 양재동 현대차 사옥 앞 인도 불법 점거 천막을 10년 만에 철거했다. 또 불편이 많았던 교대역 13~14번 출구 앞 횡단보도를 개통하며 주민 8년 숙원을 해결했다.”

서초구 민선 8기 슬로건은 ‘오늘 행복하고 내일이 기다려지는 서초’다. 심플하지만 어려워 보이기도 한다. 전 구청장은 “문화예술도시로서 문화벨트를 연결하고, 스마트도시로서 양재 우면동 일대 ‘양재 AI 미래융합혁신지구’를 조성하고 있지만, 핵심 사업은 경부간선도로 입체화”라며 “100년 미래를 좌우할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경부간선도로 입체화 프로젝트는 전임 구청장 시절 발의하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약으로 받게 했다. 전 구청장은 “현재 국토부는 대심도 구간을, 서울시는 중심도와 상부공간과 주변 지역 활용을 위한 연구용역 중”이라며 “서울시와 긴밀하게 협의해 미래 세대들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랜드마크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친화도시 2단계’ 2026까지 자격 유지... 지난해 A등급

양성평등기금·서초여성일자리주식회사 등 다양한 성평등정책 마련

여성신문과 인터뷰 중인 전성수 서초구청장 (사진 = 신준철 기자)
여성신문과 인터뷰 중인 전성수 서초구청장 (사진 = 신준철 기자)

여성친화도시로서 서초구의 노력과 대표적인 성평등정책을 물었다. 전 구청장은 “구정 전반에 성인지 관점을 도입해 성별의 차이가 차별되지 않는 양성평등문화를 확산하고,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가 소외되지 않는 모두가 살기 좋은 행복한 도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임 구청장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좋은 정책들을 많이 추진하며 여성친화도시로 나아가는 밑바탕을 마련해 줬다"고 전임자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양성평등에 대한 정책적 제도적 기반이 탄탄하다. 이런 정책들을 잘 이어받아 더하기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초구는 지난 2021년 여성가족부 주관 ‘여성친화도시 2단계’에 선정돼 2026년까지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 평가에서 A등급에 선정됐다.

서초구는 권역별로 서초여성가족플라자를 운영한다. 잠원센터, 서초센터, 방배센터, 내곡심리상담소에서는 센터별로 특화된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제공해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등 경제적 자립과 사회참여를 돕고 있다. 또 여성안전귀가 반딧불이, 서초불법촬영보안관, 서초1인가구지원센터 등도 운영하고 있다. 

양성평등기금도 서초구의 자랑 중 하나다. 서초구 양성평등 기본조례 제39조에 의거 2008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전 구청장은 “지역에 맞는 양성평등 정책 발굴 지원이 목적”이라며 “약 28억 원이 조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서초구는 비영리기관과 단체 등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사업을 신청받아 심사를 거쳐 보조금을 지급한다. 지난해 15개 단체에 총 1억 4천여만 원을 지원했다. 또 서초구 양성평등활동센터도 2020년부터 운영 중이다. 대상별 맞춤형 성평등 교육을 실시해 성평등 인식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서초구에는 여성일자리주식회사가 있다. 서초여성일자리주식회사다. 경력단절 여성을 위해 2021년 전국 최초로 설립했다. 자본금 2억 9천여만 원은 구에서 출자했다. 공공대행사업과 수익사업 두 부문으로 나눠진다. 대표적인 공공대행사업은 공공시설클린이다. 고령의 취업취약계층을 위한 사업으로 18개 동 주민센터, 도서관 등에 근로자를 파견하는 환경정비 업무다. 아트테리어&디지털전환사업은 미술, 디자인 등을 전공한 여성들이 지역 예술가로 참여한다. 수익사업으로는 ‘늘풀 플랜테리어’를 추진해 플랜테리어 전문가를 양성하고, 양재꽃시장 등 화훼 인프라를 활용해 지역 화훼농가와 상생 수익모델을 만들고 있다. 또 여성 바리스타가 있는 ‘늘봄카페’ 5곳을 운영하고 있다.

전 구청장은 “이렇게 발생한 수익은 다시 여성일자리 사업으로 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자랑했다.

전성수 구청장 구정 활동 모습 (사진 = 서초구청 제공)
전성수 구청장 구정 활동 모습 (사진 = 서초구청 제공)

서초구만의 저출생 대책을 물었다. 전 구청장은 “여러 대책 가운데 양육환경을 잘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함께육아’  즉 ‘함께키움’과 ‘손주돌보미’가 대표 사례다. ‘함께키움 공동육아’는 2011년부터 시작해 전국 돌봄 공동체의 모델로 꼽는 사업이다. 독박육아를 해소하고 아이의 사회성을 높인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130모임, 481가족 모집이 완료됐다. 손주돌보미는 생후 24개월 이하의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에게 최신 양육을 교육하고 손주 돌봄 활동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함께육아는 엄마만의 역할도 아니고, 아빠만의 함께가 아니다. 조부모일 수도 있으며, 친구, 가족 모임 분들이 함께일 수도 있다. 서울시도 서초 손주돌보미를 벤치마킹해 작년 9월부터 서울형 아이돌봄비 지원사업을 시행 중이다. 이외에도 아빠휴직장려금, 함께육아를 위한 건강 플랫폼인 양재모자건강센터와 서리풀노리학교(서울형 키즈카페) 등의 운영이 서초구의 저출생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구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부탁했다. “우리 구민들의 목소리에 마음을 열고 경청할 두 귀를 가지고 있다. 공급자 마인드가 아니라 수요자적 입장에서 생각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방법을 찾는 ‘화답 행정’을 펼치겠다. 서초가 가장 살기 좋고,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도시가 되도록 맡은 소임을 다하겠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