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파견취소에 실망...정책 변화없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가자지구 휴전 요구 결의가 미국의 기권 속에 처음으로 채택된 데 대해 이스라엘이 강력히 반발했다.

이스라엘은 인질 석방 조건이 없는 이번 결의안에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면서 미국에 대표단을 보내기로 한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25일(현지시각) 유엔 안보리 결의 직후 성명을 통해 "인질 석방 조건이 없는 휴전을 지지한 결의안에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한 것은 전쟁 내내 유지해온 (미국의) 입장과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총리실은 "미국의 기권은 국제사회의 압박을 통해 인질을 풀어주지 않고도 휴전이 허용된다는 희망을 하마스에 심어줌으로써 (이스라엘의) 전쟁과 인질 석방 노력에 해를 끼친다"고 주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에 대표단을 보내기로 한 결정을 취소하기로 했다.

성명이 언급한 대표단은 앞서 네타냐후 총리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화 통화에서 합의한 것으로, 양국 대표단은 피란민이 몰려 대규모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지상전을 논의하기로 했었다.

이스라엘에서는 자히 하네그비 국가안보보좌관과 네타냐후 총리의 최측근인 론 더머 전략 담당 장관이 대표단으로 미국에 갈 예정이었다.

이스라엘 각료들도 잇따라 안보리 결의를 비난했다.

카츠 외무부 장관은 안보리 결의 이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은 포격을 멈추지 않겠다"며 "하마스를 궤멸시키고 마지막 인질이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썼다.

미국을 방문 중인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은 본국에서 성명을 내어 "이스라엘은 모든 인질이 돌아오기 전에 가자 전쟁을 중단할 도덕적 권리를 갖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은 가자지구 군사작전 논의를 위한 정부대표단 파견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존 커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대표단 방문은) 라파 지상(작전)에 들어가는 것에 대한 실행가능한 대안을 놓고 충분한 대화를 위한 것"이라면서 "대표단이 워싱턴DC에 오지 않는 것은 이상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커비 보좌관은 또 이날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우리의 정책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인질 협상의 일환으로 휴전을 일관되게 지지해왔으며 결의안은 현지 진행 중인 협상을 인정하고 있다"라면서도 "그러나 하마스 규탄 등 우리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표현이 최종 결의안에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결의안을 지지할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커비 보좌관은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의 방미에 대해 "오래전 계획된 것으로 이스라엘 대표단과는 별개"라고 말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라파에 대한 전면 공격은 실수"라며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우려될 뿐 아니라 이스라엘 안보 역시 약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밀러 대변인은 안보리 결의 채택에 대해선 "결의안이 우리의 정책과 양립 가능하다고 보며, 이스라엘 정부의 기조와도 양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이스라엘 정부와 지난 24시간 동안 대화를 이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블링컨 국무장관과 갈란트 장관이 이날 만나 가자 전쟁 상황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을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안보리는 이날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즉각적인 휴전과 인질 석방을 요구하는 결의를 채택했으며, 상임이사국으로 거부권을 가진 미국은 기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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