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여성마라톤 ‘동행 달리기’ 부문 참가 예정
참가권 2매 결제시 한 장은 ‘아동복지시설 혜심원’ 아이들에게 전달
“죽을 때까지 선행하겠다”는 마라톤부부

박시은 진태현씨가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마주보고 웃고 있다. ⓒ안다은 사진작가
박시은 진태현씨가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마주보고 웃고 있다. ⓒ안다은 사진작가

“태은이가 태어나면 그 기념으로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기로 약속했었어요.”

배우 진태현이 풀코스 마라톤을 뛴 계기를 밝혔다. 그는 “태은이가 출산하기 2주를 남겨놓고 하늘나라를 갔다. 그래도 태은이와 한 약속을 지켜야겠다는 마음으로 풀 마라톤을 도전했다”고 말했다. 

제24회 여성마라톤에 참가하는 배우 박시은과 진태현을 25일 서울 서초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마라톤 완주 약속은 지켰지만 부부는 계속 마라톤에 도전하고 있었다. 몸과 마음의 회복을 위해서, 도움이 필요한 다른 아이들을 위해서였다. 

지난해 11월 진태현은 처음으로 마라톤에 출전해 풀코스인 42.195㎞를 뛰었다. 그의 달리기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금까지 그는 6번의 풀코스 마라톤을 뛰었다. 진태현은 “두세 번째부터는 아내의 회복을 위해서 뛰었다. 또 뛰면서 내가 하늘나라에 있는 우리 태은이에게도 뭔가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박시은은 마라톤 10km 코스에 처음 도전해 56분 50초 만에 완주했다. 박시은은 “태은이가 간 후에 다시 회복을 위해 태현씨와 함께 뛰기 시작했다”며 “햇살을 받고, 바람을 맞으면서 뛰는 건 정신 건강에 정말 좋다. 뛰기 시작하고 몸도 마음도 많이 회복됐다”고 밝혔다.

ⓒ안다은 사진작가
ⓒ안다은 사진작가

부부는 다른 아이들, 특히 소외된 아동들에게 관심을 쏟고 있다. 장애인식개선 콘텐츠 내레이션 재능기부, 장애아동 치료비 후원, 장애아동 가정 지원을 위한 자선 바자회 개최 등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두 사람은 나눔 활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제12회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에서 국무총리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시은은 “방법을 잘 몰라서 선행이나 기부를 하기 어려워하는 분들도 계시다”며 “좀 더 쉽게 가까이서 기부 문화를 경험하고 접하면, 처음이 어렵지 한 번 경험하면 그다음은 조금 더 쉬워진다”도 말했다. 또 “기부하면 본인이 느끼는 뿌듯함도 있다”며 “기부가 꼭 큰 금액일 필요는 없다. 감사하게도 우리는 그 연결고리가 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2015년 결혼해 보육원 봉사에서 인연을 맺은 아이를 2019년에 입양했다. 진태현은 “‘입양’이라는 단어는 제도의 단어다. 사실 그것만 없으면 그냥 가족”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상에서 같이 밥 먹고 자고 생활한다. 그냥 같이 살 부대끼며 살아가는 가족“이라며 “굳이 ‘입양’이란 단어로 나눌 필요가 없다. 입양에 대해 많은 분들이 편견을 안 가지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시은은 “그렇다고 입양이 쉽다는 건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누군가를 가족으로 들인다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고, 쉽게 봐서도 안 된다”며 “하지만 그걸 안 좋은 시선으로 볼 필요는 절대 없다. 그저 내가 누군가와 친구가 되는 것처럼 가족이 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안다은 사진작가
ⓒ안다은 사진작가

부부는 5월에 열리는 여성 마라톤에서 ‘동행 달리기’ 부문에 참가한다. 동행 달리기는 마라톤 참가자가 참가권 2매를 결제하면 한 장은 ‘아동복지시설 혜심원’ 아이들에게 전달되는 여성마라톤의 특별 달리기 부문이다.

두 사람은 환하게 웃으며 “좋은 취지에 함께 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진태현은 “이런 좋은 취지에 많은 분들이 함께 동참하면 좋겠다”며 “사실 ‘여성마라톤’이라는 이름 때문에 많은 분들이 착각하고 계시는데, 여성마라톤은 남녀노소 참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시은은 “여성마라톤은 가족 마라톤”이라며  “3km, 5km 코스가 있어서 가족이 함께 참가할 수 있다. 어린 아이와 함께 걸어도 좋고, 뛰어도 가능한 거리”라고 설명했다.

마라톤 초심자를 위한 노하우도 공유했다. 박시은은 마라톤 초심자에게 “자기에 맞는 뛰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처음에 뛸 때 무릎이 아팠다”던 그는 “그런데 빨리 뛰게 된 후로 오히려 아프지 않았다. 나에게 맞는 방법은 빨리 뛰는 거였다. 그렇게 속도가 난 후로 오히려 재미를 느끼게 됐다”고 설명했다.

진태현은 마라톤 연습으로 야외 조깅을 추천했다. 그는 “조깅을 해라. 인터벌 말고 천천히라도 계속 뛰는 게 중요하다. 재밌어야 한다. 또 밖에서 뛰면 재밌다”고 했다. 

올해 여성마라톤은 오는 5월 4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서울시와 여성신문 공동 주최로 열린다. 여성마라톤 접수마감은 3월 29일까지로 선착순 7000명을 넘어서면 참가 신청 접수가 마감된다. 접수는 여성마라톤 홈페이지(www.womenmarathon.co.kr)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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