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각) 메릴랜드주 던달크의 마운트 올리브 침례교회에서 프란시스 스콧 키 대교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집회가 열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26일(현지시각) 메릴랜드주 던달크의 마운트 올리브 침례교회에서 프란시스 스콧 키 대교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집회가 열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볼티모어 교량 붕괴 사고로 숨지거나 실종된 6명이 모두 중남미 이민자로 밝혀졌다.

27일(현지시각)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발생한 프랜시스 스콧 키 대교(Francis Scott Key Bridge) 붕괴 사고의 사망, 실종자 모두 멕시코,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등 중남미 출신의 이민자이다.

이 사고로 바다에 빠진 2명이 구조됐고 6명이 실종됐다. 실종자 중 2명은 시신을 발견했으나 4명은 여전히 실종상태다. 이들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볼티모어 당국에 따르면 사망, 실종자는 멕시코 출신의 알레한드로 에르난데스 푸엔테스(35), 과테말라 출신의 도를리안 로니알 카스티요 카브레라(26), 온두라스 출신의 마이노르 수아소 산도발(38), 엘살바도르 출신의 미구엘 루나(40)를 포함해 총 6명이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다리가 무너졌을때 부상 당했지만 구조된 한 명과 아직 실종된 두 명을 포함해 멕시코인 세 명이 다리 위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들의 사생활을 위해 그들의 이름을 공유하지 않았다.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이번 비극은 이주민들이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를 잘 보여줬다"고 말했다.

오브라도르는 "이주민들이 자정에 밖으로 나가 위험한 일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그들은 미국의 무감각하고 무책임한 특정 정치인들 때문에 적절한 대우를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선박 충돌로 무너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다리 ⓒAP 연합뉴스
선박 충돌로 무너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다리 ⓒAP 연합뉴스

실종자 중 카브레라와 푸텐테스의 시신은 패타스코강 수심 7.6m 아래의 빨간색 픽업트럭 안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26세의 카브레라는 메릴랜드주 던독에 거주하던 주민으로, 현재 직장에서 3년가량 일했다. 그는 어머니를 돕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미국에 이민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멕시코 출신의 푸엔테스 또한 볼티모어에 거주하고 있었다고 당국은 전했다.

두 아이의 아버지 산도발은 약 20년 전 온두라스를 떠나 미국에 정착했다. 그는 버지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등지에서 건설업과 운송업에 종사하다가 메릴랜드에 자리를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엘살바도르 출신의 루나는 세 아이의 아버지로, 산도발처럼 축구를 좋아하는 이였다고 지인들은 전했다. 그는 19년 넘게 메릴랜드에 거주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2명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들은 모두 미국의 건설 회사 브라우너 빌더(Brawner Builders) 소속 건설 노동자들로, 사고 당시 대교에 난 포트홀을 메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들은 당국의 긴급 경고를 받지 못해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교와 충돌한 대형 화물선 '달리(Dali)'호의 승무원들은 선체의 동력을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곧바로 당국에 긴급 구조 요청을 보냈다. 당국은 다리 인근의 교통을 폐쇄해 대형 참사를 면했다.

그러나 정작 다리 위에서 보수 공사를 하고 있던 이민 노동자들에게는 경고가 전달되지 않아 대피하지 못했다.

볼티모어저널의 편집장 막시밀리안 알바레즈는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은 다리 위의 사람들이 위험한 상황에서 일하고 있음에도 비상 상황을 위한 직통 전화선이 왜 없었냐는 것"이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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