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 민주당 5·31 중앙선거대책 위원장

2002년 헌정사상 여성 최초로 국무총리에 지명됐으나 국회 인준 실패로 아쉬움을 남긴 장상(67) 전 이화여대 총장이 한명숙 국무총리 지명자 발표 보도 이후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장 전 총장은 당시 자신감 넘치는 당당한 모습으로 국민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 이화여대를 정년 퇴임한 장 전 총장은 2월 27일 민주당에 입당, 5·31 중앙선거대책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장 위원장은 3월 28일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명숙 총리 지명자가 무난히 국회 인준을 통과해 곧 여성 총리가 탄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역사는 언제나 발전한다고 믿는다. 2002년 국회 청문회를 통과 못해 마음의 상처를 받았지만 멀리 봤을 때 여성의 고위직 진출에 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번 홍역을 치렀다. 사람들은 이제 여성 총리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장 위원장은 “뉴스를 보자마자 한명숙 의원에게 축전을 보냈다”며 “현명하게 우리 사회의 갈등, 대립 문제를 잘 풀어가길 바란다”고 덕담했다.

2002년 총리로 지명됐을 때 장 위원장은 한국의 각 분야를 점검하면서 각종 데이터를 모두 외우다시피 준비했지만 청문회에서 전혀 그런 질문을 기대할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당시 국회의원들은 나의 지도력, 국정운영 능력엔 관심이 없었다. 이번 청문회는 총리로서의 자질과 능력, 지도력을 따지는 공정한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장 위원장은 2004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으로부터 여러 차례 입당 제의를 받았으나 ‘거절’로 일관했다. 정치 쪽은 자신이 일할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무엇이 그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었을까.

“우리 사회가 갈등과 분열로 국민의 에너지를 소진시키고 있어 안타까웠다. 중심을 잡고 통합되는 과정에 도움을 주고 싶어 결심했다. 진정으로 나라를 위해 일할 뜻이 있다면 자신을 헌신하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장 위원장은 민주당의 5·31 지방선거 전략은 존재 의의를 알리고 가치를 각인하는 것, 나아가 잠재 지지층을 살려내고 한국 사회가 균형 있게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온 뒤 민주당은 여성 후보를 지원·격려하기 위해 경선을 할 때 25% 여성 가산점 부여를 새 규정으로 만들었다.

장 위원장은 대선 후보 여론조사 때마다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고건 전 총리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고 전 총리와) 서로 예의를 갖추면서 신뢰하는 사이”라며 “그가 민주당과 함께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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