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기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총장
윤은기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총장
  • 이은경 / 여성신문 편집위원
  • 승인 2009.12.31 11:01
  • 수정 2009-12-31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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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하는 리더보다 남 돕고 사랑받는 매력적인 리더가 돼라
‘2050년 한국 세계2위 경제대국’ 실현, 도전·열정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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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웅 / 여성신문 사진기자 (asrai@womennews.co.kr)
“내년을 생각하면 좋아서 잠도 잘 안 올 정도다. 할 일이 너무나 많을 것 같기 때문이다. 하기 싫은 일은 독약이고 좋아서 하는 일은 보약이다.”

정보사회학자로 우리 사회 트렌드를 앞서서 읽어나가곤 하는 윤은기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총장이 2010년 새해를 향해 갖는 일성은 희망차다. 새해는 한국의 과거·현재·미래를 역사적으로 한꺼번에 바라볼 때 상당히 의미 있는 터닝 포인트가 이루어질 해로, 패러다임의 변화와 함께 새로운 가치관이 공감대를 이룰 전망이다. 특히 차이에 의한 다양성과 이에 대한 포용의 문화가 더욱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 어떤 면에선 기존 ‘남성’적 가치에 상대적으로 위축돼 있던 ‘여성’적 가치가 재평가되고 새로운 호응을 받는 해가 될 것이다.

윤 총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2010 한국 사회를 전망해본다.

한국, G20 의장국 진출로 역사적 전환점 맞아

-2010년은 ‘빅 모멘텀’이란 얘기를 많이 한다. ‘2010’이 우리 사회에 의미하는 역사적·사회적 중요성을 말씀해주신다면.

“2010년은 하나가 마감되고 다시 출발하는, 마치 대나무의 마디 같은 역사적 매듭이 지어지는 시점이자 또 새로운 출발점이다. 2010년은 한·일 병합 100주년, 6·25전쟁 60주년, 4·19혁명 50주년, 5·18 민주화운동 30주년 등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사건들이 10주기 단위 별로 전부 겹쳐있는 해다. 여기에 11월쯤 우리나라가 의장국으로 G20 회의를 개최하게 된다. 이는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개최됐던 올림픽이나 월드컵 이상으로 국가 브랜드를 크게 높일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이를 서술적으로 풀어내자면, 100년 전 나라를 잃었고, 60년 전에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 땅에서 다른 나라들은 200~300년 걸리는 산업화 과정을 10분의 1로 시간을 단축해가면서 민주화와 경제적 발전에 있어 신화를 이루어냈다는 것이다. 여기엔 ‘아는 것이 힘이다, 배워야 산다’를 기저로 한, 미 오바마 대통령도 부러워한 열렬한 교육열이 깔려 있다. 우리는 그동안 산업화는 뒤졌지만 정보화에선 앞섰고, 독재를 민주화로 전환시켰다.”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무엇인가.

“현재 한국은 신흥 부국이다. 이제, 졸부 나라를 벗어나 진정한 선진국으로 진입해야 한다. 이와 함께 반독재 투쟁으로 일관된 민주주의를 배려와 합리적 합의가 가능한 성숙한 민주주의로 전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최대한 충격이 덜한 남북통일의 과제가 있다.

여기에 따라 어젠다도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국가 품격을 높일 세계시민의식, 법질서와 다수결 원칙에 근거한 법치주의, 국제적 복잡다단한 역학관계에서 분단의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는 외교력이 그것이다.”

택일주의, 이제는 벗어나야

다양성·포용성·세계시민의식을

-지금 시점에서 가장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우리 사회가 ‘다양성’이 크게 부족한 사회라는 사실이다. 우린 어려서부터 사지선다와 ○× 문제에 길들여져 획일적 사고와 택일주의의 함정에 빠져 있다. 아군이냐 적군이냐, 진보냐 보수냐, 여냐 야냐 등 두 개를 선택하면 왠지 불편한 사회 분위기다.

그런데, 21세기 최대 미덕은 ‘창조적 융합’이다. ‘A or B’가 아니라 ‘A and B’의 공식에서 계속 새로운 것을 더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시대다. 아트에 기술, 경영, 미디어 등을 융합해내는 방식으로 말이다. 다시 말하면 융합적으로 가지 않으면 살아날 수 없는 시대다. 다국적 기업들에서 ‘다양성 관리위원회’를 두고 ‘차이’를 존중해 성별 민족별 인종별 종교별 관리를 통해 최대한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내듯, 이제 한국 사회도 다양성 관리를 잘 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세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질 때다.”

-결국 사회적 가치관을 바꾸어 나가야 할 때인 것 같다.

“무엇보다 교육이 중요하다. 이제까지 우리 한국인들의 마음속엔, 예를 들자면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또 좌파 우파 등으로 정체성이 이분화돼 있었다. 이젠 세계시민 교육, 매너 교육, 다양성 관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여기에 덧붙여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윈-윈’(Win-Win)에서 나와 상대방, 지역과 국가, 인류공동체에게도 지속가능한 발전이 될 ‘윈-윈-윈’ 정신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꼭 강조하고 싶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것’이 아니라 ‘하늘은 남을 돕는 자를 돕는 것’이다. 슬로건을 바꾸면 의식도 바뀌는 법이다.”

-정말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가령, 지속가능 발전과 관련된 공식에 대입해보면 그런 현상이 더 분명해진다. 사람의 경우, 악한 사람, 독한 사람, 강한 사람, 선한 사람으로 나누듯이 기업도 악한 기업, 독한 기업, 강한 기업, 선한 기업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초기엔 자본주의 본산인 영국과 미국에선 악한 기업이 기선을 제압했다. 이런 기업들이 노동을 착취하고, 그러다 보니 노조가 생기고 법도 만들어졌다. 제도로 고쳐나가다 보니 이에 적응할 독하고 강한 기업이 살아남았다. 그런데, 지금은 착한 기업, 착한 사람이 살아남는 시대다. 이 ‘착함’은 무능한 것이 아니라, 사회공헌과 윤리의 경영철학에서 나온다. 즉, 이기기보다는 남을 도와서 지지를 받고 사랑을 받는 것이 더 오래가는 법이다. ‘부활’을 믿는 종교가 그러하듯이.”

21세기는 남성들에게도 ‘소프트 파워’를 요구한다

-여성 리더들의 성향도 바뀌는 것 같다.

“그렇다. 방송을 하며 많은 여성 선두주자들을 인터뷰해 봤다. 여성 최초 임원, 사장, 검사, 총경 등. 그들의 공통점은 미혼에 매우 남성적이고 중성적이라는 점이었다. 독하고 강하며 전투적인 여성이라는 점에서 별명이 전부 ‘여장부’였다. 야전잠바에 어깨를 툭 치며 소주잔을 ‘원 샷’하면서 격려하는 식으로.

그런데 지금은, 외국의 여성 CEO들처럼 여성 리더들이 매우 여성적이고 부드럽다. 전투기가 여성 조종사의 섬세한 손끝에서 조종되는 21세기는 육체노동이 아닌, EQ가 중요해지는 시대이고, 따라서 터프한 여성이 아니라 하늘이 내려준 여성의 강점을 살리는 것이 훨씬 유리해지는 것 같다. 즉, 유연성 창의력 포용력 등 특유의 장점을 어떻게 살리느냐가 관건이다. 여성은, 남성에겐 부족한 소프트 파워가 있기에 협상에서 남성을 설득할 수 있다고 본다. 재미있는 것은, 요즘은 젊은이들이 오히려 여성화되면서 저절로 마초이즘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안 그런가.”

현대자동차, 앞으로는

벤츠도 BMW도 이길 수 있다

-골드먼삭스는 2050년 한국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실현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가.

“6·25전쟁 발발 당시 한국은 최빈국이었다. 지금 한국의 발전과 민주주의는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을 피운 것과도 같다. 지난해 아프리카를 다녀왔을 때 ‘아프리카는 끝났구나’ 생각했다. 아이들이 울타리 안에 갇혀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나라에 어떤 가능성이 있겠는가. 그런데, 거슬러 올라가면 한국도 그랬다. 그런데 지금은 강남이나 미국의 맨해튼이나 비슷비슷하고, 고속도로 곳곳의 화장실이나 인천국제공항은 일본이 벤치마킹 할 정도가 아닌가. 한국이 자동차를 만든 지 얼마 안 되지만, 어느새 자동차 5대 생산국이 됐다.

일전에 현대자동차 임원들과 인터뷰를 했는데, 2020년엔 벤츠, BMW와 겨뤄 이기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하더라. 못할 게 뭐 있나. 지금은 삼성이 소니도 압도적으로 이기고 있는데. 60년 전 한국이 이럴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따라서 골드먼삭스의 발상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 목표를 향해 힘을 모아 얼마나 열정적으로 도전하는 가가 중요하다.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분명한 것은 이제 한국인은 그 저력으로 인류에 공헌해야 한다는 것이다.”

승자의 선택은

메릴린 먼로가 될 것인가

앤젤리나 졸리가 될 것인가

윤은기 총장의 ‘이기는 자’, 그것도 역사적 평가에서의 승자에 대한 선택은 공익적 행보라는 분명한 잣대를 가지고 있다.

그는 ‘여성신문’을 위해 맞춤형 질문을 던졌다. 메릴린 먼로가 될 것인가, 앤젤리나 졸리가 될 것인가라고. 윤 총장에 따르면, 둘 다 할리우드의 섹시 스타지만, 먼로는 대중에게 성적 판타지만 주었을 뿐 약물중독과 스캔들로 얼룩진 실패한 인생이다. 반면, 졸리는 자신의 수익의 3분의 1은 남을 위해, 3분의 1은 자신을 위해, 그리고 나머지 3분의 1은 미래를 위해 쓰는 대중 아이콘이다. 입양을 통해 공동체 가족을 이루는 한편, 아프리카 등 제3세계를 위해 직접 몸으로 뛰며 봉사한다.

이 같은 원칙은 특정 개인을 떠나 기관, 공동체, 기업, 사회, 국가로 확대할 수 있다.

여기서 그 특유의 ‘4T’ 지론이 나온다. 이는 그가 몸담고 있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가 차별화한 교육 이념이기도 하다. 즉, eThics, sTorytelling, Teamwork, Technology가 그것이다. 이런 교육이념을 반영하듯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는 올해 10월 미국의 아스펜재단의 평가에서 윤리 및 사회공헌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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