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사회 투자 위해 이주 여성에게 인센티브 줘야

새해를 맞은 한국 사회는 바야흐로 결혼이주민 18만 명 시대를 맞고 있다. 그동안 결혼이주 여성은 코리안 드림을 갖고 한국인과 결혼해 살고 있지만 소위 정상가족의 틀이 아니라 ‘다문화 가족’이라는 별도의 호칭을 지닌 채 사회 통합의 대상으로, 한국어와 한국문화 이해를 공부해야 하는 교육 대상자로, 사회복지 수혜자로, 인권 피해자로 자리매김 되며 한국 사회에서 주변부로 살아왔다.

그런데 한국 사회의 주변부에서 맴돌던 결혼이주 여성들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이제는 한국 사회 각계각층에서 지도자로 부상하며 중심부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경찰관과 행정공무원을 비롯해 도의원 등 정치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도력을 배출하며 당당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주 여성 지도력의 한국 사회 진입은 ‘상징성’과 ‘롤 모델’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지난해 부상한 이주 여성 지도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주 여성이 도의회 의원이 됐다는 것이다. 몽골 출신의 결혼이주 여성 이라씨가 귀화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6월 2일 실시된 지방의회에서 경기도 비례대표 도의원으로 당선돼 화제를 낳았다. 비록 당선되진 못했지만 이라씨 외에도 5명의 이주 여성이 도의회 의원으로 비례대표로 공천됐다. 필리핀 출신 아나벨 경장은 귀화인 첫 경찰관으로 안산단원경찰서 외사계에서 근무하고 있고, 중국 출신 김영옥씨는 2008년 해양경찰의 중국어 특별 채용으로 목포해경에 배치돼 우리 측 경제적배타수역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몽골출신 아리옹씨는 경기도 공무원으로 특채돼 다문화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이밖에도 지방자치단체에서 문화해설사로, 관광안내자로 활동하는 이주 여성들이 상당수 있다.  

2010년 이주 여성 지도력의 진출에서 가장 폭넓은 영역은 이주 여성의 특성을 살린 지도력의 배출일 것이다. 통번역상담사, 한국어교사, 다문화강사, 원어민교사나 다문화 교육을 하고 있는 교사, 아동양육사 등 이주 여성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밖에도 은행이나 기업에서 이주 여성 취업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도의회 의원 배출 등 이주 여성의 지도력이 가시화되기 시작했지만 사실상 한국 사회에 표출된 이주 여성 지도력은 일부 성공한 사람들의 예이며 이주 여성이라는 특성에 의한 인센티브 때문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다. 이주 여성의 지도력은 다문화 사회의 바로미터다. 앞으로 30년 후면 다섯 쌍 중 한 쌍이 국제결혼을 하고 국민의 20%가 다문화 가족이 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미래 한국 사회의 주역으로 이주 여성 전문 인력 양성과 역량 강화가 요청된다.

이주 여성의 지도력을 기르려면 일정 기간 인센티브제도가 필요하다. 이주 여성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것에 대해 역차별 당한다고 분노하는 선주민들이 있는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라는 말이 거북하거든 미래 사회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이를 수용했으면 좋겠다. 이주 여성이 선주민과 어깨를 결을 수 있을 때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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