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간 ‘넌 나의 귀여운’ 낸 정박미경

- ‘유기견-길냥이-(철없는) 노처녀’의 조합이 인상적입니다. 책을 쓰게 된 계기를 설명해 주신다면.

“동물 가족이 생기기 전 많은 싱글 여성들이 그렇듯이 저도 가족이 주는 부담을 끔찍이 여겼어요. 가족과의 거리와 나의 행복은 비례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죠.(웃음) 스무 살 집을 떠나 10년 넘도록 자유인으로 살다가 덜컥 동물 가족이 생겨버렸는데, 신기하게도 전혀 귀찮지 않았어요. 귀찮다니요! 매순간 동물과 마음을 나누는 그 기적 같은 행복을 알게 됐지요. 길 잃은 강아지와 고양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면서 제 삶이 뿌리부터 변한 겁니다. 그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어 펜을 들었어요.”

- 반려동물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거나 동물을 미워하고 학대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신지요.

“반려동물을 미워하는 사람들은, 이 지구별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을 애써 팽개치고 있는 사람들이죠. 어쩌면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들일지도 모르겠어요. 동물과 나누는 사랑은 인간과의 사랑도 풍성하게 하고, 또 생명을 가진 존재로서 스스로에 대한 아름다운 성찰로 우리를 이끌기 때문이죠. 동물과 인간의 동행, 그 찬란한 선물을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 한국 사회의 반려동물 문화가 성숙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은 개 식용 문화를 꼽을 수 있겠지요. 개를 식용으로 한다는 건, 인간의 혀끝과 뱃속의 즐거움을 위해 우리의 가장 친한 친구를 죽이는 것이잖아요. ‘동물은 인간을 위해 이용되고 죽임을 당해도 된다’는 문화의 기저에는 한국 사회의 폭력성이 배어 있다고 생각해요. 타인을 배려하지 않고 사회적 약자를 소외시키면서 ‘나만 잘 살면 된다’는 ‘나 중심주의’가 동물을 학대하는 ‘인간 중심주의’와 닮아 있는 것 같거든요.”    

- 반려동물을 기르는 이들이 갖춰야 할 덕목은 무엇일까요.

“사랑과 책임감이겠죠. 동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건 책임감이 따르는 일이고, 또 동물은 인간의 사랑을 원하니까요. 사랑과 책임감으로 동물을 대한다면, 인간과는 다른 그들의 언어를 가슴으로 듣게 될 거라고 믿어요.”

- 반려동물과 관련해 개선돼야 할 제도적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동물보호와 학대방지에 관한 강제조항이 보다 더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얼마 전 동물보호법이 개정되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동물학대에 관한 처벌은 아주 미약하죠.” 

“그렇죠. 누구도 피해를 입지 않으면서 동물과 인간이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하니까요. 우선 생활 속에서는 길거리에서 볼 일을 본 동물의 배변을 치운다거나 사람들에게 위협감이 되지 않도록 조처를 취하는 등 공중도덕을 지켜야겠죠.” 

- 반려동물이 가르쳐 주는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요.

“동물 가족과 함께 살면서 저는 생명 있는 모든 것은 사랑을 먹고 산다는 말을 믿게 됐어요. 사랑, 사랑, 내 사랑, 예전 같으면 닭살 돋았을 말들을 저는 이제 믿게 됐습니다. 이런 일이 기적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