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유색인종 모델 배척 풍토 드러내
최근 이 잡지 중 ‘돌체 앤 가바나’ 화보 촬영장의 뒷모습을 촬영한 동영상에는 모델인 아몬드 형의 찢어진 눈매를 표현하기 위해 모델인 크리스탈 렌이 관자놀이에 테이프를 붙이는 모습이 담겨 있다. 보그재팬의 편집장은 이탈리아 출신의 안나 넬로 루소이며 모델인 크리스탈 렌은 영국의 ‘플러스 사이즈’ 모델로 주목받는 인물이다.
이 영상이 공개되자 여성들, 특히 아시아 여성들은 “동양인은 모두 가늘고 찢어진 눈을 가지고 있다는 편집진의 편향된 의식을 드러냈다”면서 “이는 또한 패션업계의 유색인종 차별 풍토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패션 매거진 ‘Refinery29’의 코니 왕은 1일자 칼럼에서 “패션업계의 유색인종 배척 풍토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애써 인종적인 특성을 표현하려 한 이 같은 화보는 모욕적”이라며 “아시아에서 발행되는 잡지라서 그게 더 나은 것인가? 그렇다면 두 명의 백인 여성이 아시아 여성들을 위한 잡지를 만드는 것은 문제가 아닌가”라며 반문했다.
이 영상에 불쾌감을 드러낸 것은 그뿐만이 아니다. 한국계 미국인 여성들의 블로그 커뮤니티 ‘김치 마마스’를 운영하는 블로거 줄리 강은 자신의 블로그에 쓴 글에서 “모델의 얼굴 나머지 부분이 아시아인이 아니기 때문에 전혀 아시아인처럼 보이지 않고 이상하다”면서 “아시아인이 모두 ‘칭크 아이스’(chink eyes)를 가진 것은 아니다. 편집자가 아시아인을 전혀 알지 못한다면 한 명이라도 만나 보라”고 비꼬았다. ‘칭크’란 중국인을 모욕적으로 부르는 속어다.
또한 여성 뉴스 블로그 ‘제제벨닷컴’은 “이 화보는 패션업계에서 아시아 및 유색인종 모델의 활동이 제한받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고 지적하며 “아시아적인 화보를 찍고 싶었다면 더 쉽고 덜 인종차별적인 방법이 있다. 백인 모델을 버리고 아시아 모델을 고용하면 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