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붕어 2마리와 아빠를 바꾼 날 / 닐 게이먼 글, 데이브 맥킨 그림 / 소금창고> 누구나 어린 시절을 거쳐 어른이 된다. 그런데도 아이를 제대로 이해하기란 외계인을 연구하는 것만큼 어렵다. 외계인을 연구하려면 우선 외계인의 존재를 믿어야 하듯, 아이들을 이해하려면 그들만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제목이 말해주듯 금붕어 2마리와 아빠를 바꾼 아이가 있다. 어른들의 눈에 금붕어 2마리는 하찮다. 이에 반해 아빠는 존경과 감사, 예절을 갖추어야 하는 대상이다. 따라서 금붕어와 아빠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어른들로서는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 주인공 ‘나’는 어떻게 이런 일을 했는지 책장을 넘겨 이야기를 들어보자. 단번에 마음을 빼앗기다. 친구 나단이 주인공 ‘나’의 앞에 나타나 소니와 비니라는 금붕어 두 마리를 들어 보이며 자랑하듯 말한다. “진짜 예쁘지?” 주인공 ‘나’의 마음은 단박에 움직인다. 정말로 예쁘다! 금붕어가 헤엄치고 있는 어항은 책의 한 면을 몽땅 차지하고, 이를 반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두 소년의 얼굴이 보인다. 주인공 ‘나’의 마음은 온통 금붕어뿐이다. “나랑 바꾸자!” 금붕어를 본 주인공 ‘나’에게서 나온 첫마디다. 이제부터 주인공 ‘나’와 나단의 흥정이 시작된다. 주인공 ‘나’는 자기에게는 쓸모가 없지만 나단의 마음을 끌 수 있는 것, 싫다고 하지 않을 것이 무엇일지 열심히, 정말 골똘히 생각한다. 그리고 마침내 기막힌 생각을 해낸다. 소파에 앉아 펼쳐진 신문 뒤로 가려진, 다리만 보이는 아빠가 눈에 들어온 것이다. “우리 아빠랑 금붕어랑 바꾸자!” 주인공 ‘나’가 금붕어를 가져보지 못했듯이, 나단도 다른 아이의 아빠를 가져보지 못했다. 싫어만 외치던 나단의 태도가 바뀐다. 금붕어는 두 마리인데 아빠는 한 사람이어서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이에 주인공 ‘나’는 아빠가 금붕어 백 마리를 합친 것보다 크다고 말한다. 이렇게 거래가 이루어진다. 크기와 개수, 이것이 교환의 기준이고 아이들 세계의 법칙이다. 엄마가 외출에서 돌아오자 주인공 ‘나’는 천진난만하게 자기의 예쁜 금붕어 좀 보라며 자랑한다. 엄마는 아빠가 어디에 있는지 찾고, 여동생은 오빠가 한 일을 일러바친다. 엄마는 남매에게 아빠를 다시 찾아오기 전에 집에 오지 말라며 화를 낸다. 도대체 아빠는 어디에 있는 거지? 아빠는 나단의 집에 없었다. 그럼, 요즘 아빠들은 집에 있을까? 주인공 ‘나’와 같은 아이를 키우고 있지 않다면 바뀜을 당하지 않았을 터이니 집안에 있을 것이다. 집안에서 모습은 그림책 속의 아빠와 얼마나 다른지 궁금하다. 신문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리모콘을 들고 TV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이들에게 아빠는 사회와의 연결 고리이다. 사회생활을 하는 아빠가 가정에서 보여주는 모습을 통해 아이들은 사회와 세상을 알아간다. 아이들이 꿈을 꾸고 그걸 이루어 갈 곳, 세상에 대해 긍정적 시각이나 부정적 시각을 갖게 되는 것은 아빠를 통해서이다. 아빠가 집에 와서도 세상을 향해서만 시선과 마음을 둔다면 아이는 꿈을 꿀 수 없다. 주인공 ‘나’의 아빠를 나단은 배쉬티의 하얀색 전기기타와 바꿔버렸다. 남매는 금붕어 2마리를 나단에게 돌려주고 전기기타를 들고 아빠를 찾으러 배쉬티의 집으로 간다. 이번에는 고릴라 가면을 받아들고 블링키의 집으로 간다. 그리고 토끼를 안고 패티네 집으로 간다. 왜 아이들은 아빠를 가지려고 했을까? 아이들은 자신이 가지고 싶은 것과 아빠를 바꾼다. 교환은 내가 원하는 것은 상대가, 상대가 원하는 것은 내가 가지고 있어야 이루어진다. 그림책에서 아이들이 가져보지 않았던 것들, 금붕어, 전기기타, 고릴라 가면, 토끼에 대해서는 이해가 간다. 그렇지만 ‘아빠’에 대해서는 글쎄?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원하는 것을 가지려고 아빠를 내주는 아이의 마음은 알겠는데, 아빠를 가지려는 아이들의 마음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물건을 주고 아빠를 가져간 아이들의 말을 들어보자. 나단은 주인공 ‘나’의 아빠가 너무 따분하고 신문 보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다고 말한다. 패티는 주인공 ‘나’의 아빠가 좋은 토끼는 아니라고 말한다. 이러한 말들에서 아이들이 아빠를 가지고 싶었던 마음을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아이들은 재미있게 놀려고 아빠를 원했던 것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아빠와는 재미있는 놀이를 한 경험이 없었을 것이라 짐작된다. 그러다 보니 다른 아이의 아빠와는 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였을 것이다. 아빠를 부탁해! 금붕어 2마리에게는 소니와 비니라는 이름이 있다. 토끼의 이름은 갈베스톤이다. 이름은 고유명사이다.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 존재가 특별하다는 의미이다. 소니라는 금붕어, 비니라는 금붕어, 그리고 갈베스톤이라고 불리는 토끼는 각각 세상에 하나뿐이다. 주인공 ‘나’가 갈베스톤은 안고 나타나자 패티네 집 사람들은 만세를 부르며 갈베스톤이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 그리고 갈베스톤을 데려온 ‘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그렇다면 아빠는? 아빠라는 말은 일반명사이지만, 사람들이 아빠라고 하면서 떠올리는 사람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개 한명이다. 아빠는 우리 집에 한명이고, 유일한 존재다. 그렇지만 그림책에서 이 아이에게서 저 아이에게로 옮겨 다니는 아빠는 다른 느낌을 준다. 다른 사람의 아빠는 아이들의 인형놀이에 등장하는 놀이의 도구일 뿐이다. 마음 속의 유일한 존재인 ‘우리 아빠’가 아닌 것이다. 주인공 ‘나’의 눈에 집안이 아닌, 다른 장소에 있는 아빠는 외로워 보인다. 그리고 ‘나’는 비로소 자신의 아빠가 아빠로는 괜찮은 아빠라고 말한다. 잃어버렸던 아빠를 다시 찾은 것이다. 동생은 적이야 한편이야? 주인공 ‘나’는 동생과 단둘이 있거나 집안에 있을 때는 서로를 괴롭히고 놀리며 경쟁을 한다. 오빠는 여동생의 목 뒤에 진흙을 넣는 장난을 하고, 여동생은 오빠가 한일을 엄마에게 이르고, 오빠에 대해 괴상한 소문을 학교에 퍼뜨린다. 그렇지만 밖에서는 한편이 되어 서로의 말을 따라하며 지지하고 위로를 주고받는다. 남매간에는 또 다른 아이들의 법칙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 책의 끝 장면에는 여동생에 대해 무시무시한 예고편이 나온다.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직접 확인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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