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인터넷 언론사는 병리적 여성광고 게재를 중단해야

여성신문은 지난 1159호(11월 18일자)에서 '천민자본주의 기둥서방이 된 진보 인터넷 언론사들'(김황혜숙/김효소/박화안 공동기고)을 게재했습니다. 오마이 뉴스, 프레시안, 미디어 오늘등 진보적 담론을 주장하는 언론사들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그들의 평소 주장과는 동떨어진 광고, 즉 반여성적 내용의 광고를 게재한 것을 비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기사가 나간후 많은 독자들이 관심을 갖고 지지의사를 보내주었습니다. 반면, 영세한 진보적 인터넷 매체가 생존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장 기본적인 원칙, '앎과 행'은 일치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할 때 인터넷 매체에서 무분별하게 게재하는 현재의 광고 형태는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여성신문은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후속 취재를 할 예정입니다. 대안을 찾는 생산적 토론이 이뤄지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지난 11월 7일과 9일 필자는 독자적으로 그리고 공동기고 형식으로 진보 민주주의를 표방한다고 알려진 두 인터넷 언론사,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에 병리적 여성광고를 중단해 달라는 요청을 기고한 바 있다. 사실 처음 내가 위 기고를 쓰기 시작했을 때는 인터넷 광고문제의 광범위한 양상과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오마이뉴스> 이외의 다른 진보 인터넷 언론사도 알지 못했었다. 지난 20여 년간을 미국에서 살아온 나는 한국 뉴스가 궁금할 때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 읽는 신문이 <오마이뉴스>였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오마이뉴스>에 여성문제 관련 기사가 종종 실리는 것을 보았다. 사실 이것은 내가 바랬던 바이기도 했다. (나는 수년 전에 오마이뉴스 편집진에게 여성문제를 사회문제로 부각시켜 달라고 요청했었다.) 그와 더불어 여성 시민기자들의 상당한 활약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오마이뉴스>는 여성문제를 사회화할 능력을 스스로 포기한 상태였다. 바로 그가 선택한 병리적 여성상을 조장하는 광고가 그 원인이었다. 지난 세월 한국사회의 “외부인”인 되어 온 나는 여성관련 기사들뿐 아니라, 선정적이고 병리적인 여성의 몸과 마음, 성을 조장하는 광고들도 함께 읽을 수 있었다. <오마이뉴스>는 여성문제에 대한 무책임 혹은 혼동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매우 교활한 방법으로 독자들의 눈을 속이면서 기둥서방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앞에서는 진보언론이라는 이미지를 위해서 여성문제를 여성 스스로 토로하는 장을 만들면서, 뒤로는 그렇게 모여드는 여성들을 상대로 병리적 여성상을 고정시키는 광고를 게재하여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것은 직접적으로는 여성기자와 기고가들에 대한 배신이요, 여성과 남성 독자들을 기만하는 일이고, 또 한국 진보언론으로서 책임을 포기하는 일이다. 진보라는 이름을 걸고 대한민국 국민들 전체를 우롱하는 행위이다. 나는 초고를 써서 김효소님과 박화안님에게 보였고, 그들의 즉각적인 지지와 동의를 얻어냈다. 공동기고가 개인기고보다 더 효과가 클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우리는 열심히 틈틈이 의견을 교환했다. 마침 서울시장 선거가 있어서 박원순 시장이 당선되는 것을 보고서 우리는 행동을 시작했다. <온라인이프>에는 내 개인의 이름으로 쓴 기고를 올렸고, 여성신문등 여성관련 언론사에는 조금 더 객관적으로 쓴 공동기고 원고를 보냈다. 또한 먼저 오마이뉴스의 생나무에 먼저 올려서 그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물론 오마이뉴스는 우리 공동기고를 채택하지 않았고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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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9일 여성신문 온라인에 '천민자본주의의 기둥서방이 된 진보 인터넷 언론사들'이라는 기사가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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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웹진 이프에도 '천민자본주의의 기둥서방이 된 진보 인터넷 언론사들' 기사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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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기고가 게재되자 많은 분들이 지지와 성원, 댓글을 달아 주었다. 최종적으로 우리는 얼숲(페이스북)을 통해서 이 기고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기를 원했다. 초고를 쓰고 교정하는 과정 중에 <프레시안>은 <오마이뉴스> 보다 더 악질적 (저질적인) 광고행태를 보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곧이어 나는 한국의 거의 모든 인터넷 언론사가 앞다투어 병리적 여성광고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다음으로 알게 된 것이 진보언론 축에 속하는 <미디어 오늘>이었고, 한계레,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경향신문 등도 정도 차이는 있지만 모두 마찬가지로 판명되었다. 더 놀라운 것은 꼭 수구보수 언론이라고 해서 더 저질적인 광고를 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특정 수구보수 언론사가 광고면에서 <오마이뉴스>나 <프레시안>보다 더 깨끗하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보수신문과 진보신문 둘 다 모두 기둥서방질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서로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병리적 여성상을 조장하는 광고에 있어서는 보수와 진보가 구별이 되지 않는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당연히 이렇게 큰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제도적인 장치가 있어야 한다. 제도적인 장치가 근시일 안에 안 나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럼 우리 개인은 정말 할 수 있는 일이 없단 말인가? 이 주제에 관한 토론은 복잡한 자료와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제 3편에서 다루기로 하고, 여기에서는 첫 기고후의 반응과 응답에서 드러나는 문제의 양상과 해결방향 등에 대해서 독자들과 함께 숙고해보고자 한다. 당신에게는 불편한 진실, 모든 한국인들에게는 없애야 할 구조적인 악 위 두 기고가 여러 군데에서 게재되자 우리는 종종 왜 진보언론만 때리느냐고 반문하거나 반대한다는 댓글자들을 만났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우리 기고를 제대로 읽지 않았거나, 우리가 왜 그런 주장을 하는지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의 반응은 그들의 반응하는 어떤 것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기 보다 자신들이 어떤 사람인지, 어느 위치에 있는지에 대해서 말해준다. 다시 말해서, 어떤 사람은 이 기사를 불편한 진실로 받아들이고, 어떤 사람은 가뭄에 내리는 시원한 빗소리로 받아들인다. 이것은 무슨 뜻인가? 물론 이 기고는 언론사 관련 종사자들에게는 불편한 진실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이 기사가 다른 일반인들에게까지 불편한 진실이 되는지 그 이유를 묻고 싶다. “진보, 민주주의라는 이름을 건 언론사가 진창에 내 던져진 여성들의 아우성(가부장제의 이념에 묶여서 병리적 자아를 내면화한 여성들의 몸부림)을 이용해서 돈을 벌어도 좋다는 말입니까?” “진보 인터넷 언론사가 병리적 여성광고를 중단한다면 당신은 무엇을 잃게 됩니까?” “민주주의 전선의 약화? 진보운동의 축소? 아, 당신이 진정 민주주의 전선, 진보운동을 염려하고 있다니 기쁩니다. 그런데 당신은 어떤 민주주의, 어떤 진보운동을 말하고 있는지요?” “당신 한 사람에게는 불편한 진실일지 모르지만, 모든 한국인들에게는 없애야 할 구조적인 악입니다.” 우연히 도올 김용옥 선생의 유튜브 동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그는 우리나라를 망치는 사람들이 기자들과 교수들이라고 통렬하게 지적하였다. 기자들과 교수들은 한국사회의 지성을 이끄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김용옥 선생의 비판은 지성인들의 안일함, 이기심, 그리고 무능함 등을 꾸짖는 말로 들린다. 그리고 나서 우리의 공동기고를 읽고 끝까지 우리의 주장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누구일까를 생각해보았다. 그들은 진정한 민주주의가 아니라 자신이 이미 확보한 진보진영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과 대중들을 기민하는 지식인들이 아닌가 한다. 단언하건대, 여성문제를 비가시적으로 만들어서 비문제로 기각하는 사회는 결코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가 될 수 없다. 단순히 인구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들의 안녕을 도외시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 절반의 인구가 너무나 중요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전통적으로 자녀의 출산과 양육을 담당하였고, 또 교육과 돌봄, 상생과 연대, 종교와 영성적 측면에서 크게 기여해 온 존재들이다. 지난 수 세기간의 역사에서 여성들은 사회적 존재로서 역할과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여성 존재는 물론 여성적 가치와 상징을 모욕하는 행위를 일삼는 사회나 조직, 단체는 근본적으로 민주주의나 사회적 평화, 안녕, 행복을 도모할 수 없다. 여성들을 가부장제의 올무에서 풀어주는 일이 선진문명국으로 들어가는 초석이다. 여성들이 억압과 제약에서 벗어나서 올바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주는 기관이나 정부가 있을 때에만 민주주의는 희망이 있다. 썩어서 축이 무너진 바퀴를 더 많이 굴리면 굴릴수록 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진정으로 진보운동, 민주주의 운동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바퀴가 썩어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고 당연히 새로운 바퀴를 짜자고 제안할 것이다. 진보 인터넷 언론사의 병리적 여성광고 문제는 그 동안 너무나 분명하고 너무나 만연한 나머지 사람들이 알아채지 못하게 되었다는데 그 특성이 있다. 실제로 눈에 보이는 문제는 궁극적으로는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사람들이 지적할 수 있고 시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게 숨겨진 문제들이야말로 “이유없이” 그 사회의 근간을 무너뜨린다. 지구상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독재는 남자들의 독재이다. 남자들은 그것을 감추기 위해서 끝없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서구 백인들이 만들어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전파된 자본주의에 바탕을 둔 민주주의는 남자들의 독재를 가장 효과적으로 감추도록 설계되어 있다. 시민들의 반응, 지적, 그리고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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