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필요
현재 농촌은 농가 인구의 감소, 인구구조 고령화, 여성 결혼 이민자 증가, 귀농‧귀촌 인구 증가 등 인구구조 변화와 산업구조 변화로 큰 변화를 맞고 있다. 귀농‧귀촌 가구는 2009년 이후 연 4000가구를 웃돌고 2011년 1만 가구 이상에 달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귀농‧귀촌 여성 역시 농촌의 새로운 구성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향후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함께 귀농‧귀촌여성의 급격한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우수한 인적자본을 갖춘 귀농‧귀촌 여성들의 농촌사회 참여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귀농･귀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귀농･귀촌 여성들의 삶과 어려움에 대한 관심은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귀농･귀촌 여성들은 남편의 희망, 도시생활에 대한 회의, 자녀 교육 환경, 가족의 행복, 삶의 질, 자연에 대한 관심 등 다양한 이유로 귀농･귀촌을 결정하고 있다. 귀농･귀촌 여성들은 농업 외 식품가공, 체험관광 분야 창업에 관심이 많고, 교육이나 복지, 행정지원 분야 등 다양한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다. 귀농･귀촌 여성들은 체험마을 운영에 참여하거나 마을사무장으로 일하는 등 마을 개발 활동에도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다. 그들은 귀농･귀촌 교육이나 영농 교육에 참여하기도 하고 농촌유학사업, 귀농 여성 학습활동 등 교육 활동을 주최하기도 한다. 또 농촌사회에 부족한 문화공간을 만들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다. “또래가 없고” “갈 데도 없고” “아이들 데리고 갈 데도 없는” 농촌의 현실은 귀농･귀촌 여성들이 겪는 공통의 문제일 것이다. 작은 문화공간이라도 귀농･귀촌 여성들에게는 매우 큰 의미가 있으며, 농촌생활의 외로움과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장소로 활용될 수 있다.
귀농･귀촌 여성들이 농촌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기도 하지만, 한편 그들은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주하면서 큰 문화적 충격을 경험하고 있다. 그들은 농촌의 남성 중심적 문화, 공동체문화, 여성 간 세대 차에 직면하면서 갈등을 겪고 있다. 또 농촌 여성의 권한과 지위, 생활환경이 도시 여성이 누리던 삶과 차이가 있어 적응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 그들은 성공적 귀농･귀촌을 위해서는 농촌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철저한 목표와 계획을 세워야 하며, 농촌의 환경과 주민을 이해하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준비하고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개인 차원의 철저한 준비를 넘어, 정부도 귀농･귀촌 여성이 겪는 어려움과 요구를 파악하고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한다. 단순히 정착 지원을 넘어 ‘여성들의 재능을 농촌에서 꽃 피울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요구된다.
박성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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