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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보디타운' 전경. 히말라야 산자락이

에워싼 분지에 명상센터,병원,병원,기숙사,학교,양로원,

여승숙소 등이 보인다. 화가 조영씨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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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루나 자비병원 개소식.

인도의 북단 카슈미르 주. 히말라야 산자락의 오지, 해발 3천6백m

의 라다크 중심지 레 근교에는 ‘마하보디 타운’이 들어서 있었다.

모래와 바위뿐인 사막지역, 8개월이나 되는 겨울동안에는 설산에

갇혀 지내야 하는 오지 주민들은 이제 학교와 병원, 양로원, 여승학

교, 명상센터, 게스트 하우스가 들어선 복지타운의 일원이 되어 교육

과 의료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세계 각지에서 찾아드는 외국인들과

의 교류도 낯설지 않다.

히말라야 산자락의 오지가 국제적인 복지타운으로 변화 할 수 있었

던 원동력은 한국의 원불교 강남교당의 박청수 교무와 그 교도들이

다. 지난 10년간 의류 6컨테이너가 보내졌고 금전적인 지원만도 10

억원에 달한다. 지원금은 교도 김형진씨가 병원 건립 기금으로 2억

원, 홍라희씨가 1억원를 희사한 것을 비롯해 강남교당 교도들이 힘

을 모은 것이다. 95년 이곳을 방문한 적이 있는 김형진 씨는 “전에

는 이런 곳에서 어떻게 사람이 사나 싶고 너무 황량해서 서글펐다”

면서 4년 전을 회상했다. 병원 개원식에 맞추어 17일 라다크를 찾은

박청수 교무와 일행 35명은 서양 사람에게도 쾌적한 환경이 될 만큼

발전해 있는 마하보디 명상센터의 멋진 변화에 감격하는 것으로 라

다크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18일 개원식을 한 마하보디 카루나 자선병원은 쟘무 카슈미르주 최

초의 비정부 종합병원이다. 3천여 평 대지에 2층짜리 연건평 4백평

규모로 50개의 병상을 갖춘 이 병원은 첨단 의학장비를 갖추고 전문

의 6명과 내과, 외과, 안과, 산부인과 등 10과목과 전통요법을 함께

시술한다. 또 이동진료에 필요한 앰블런스 차량도 마련했다. 박청수

교무는 이 병원을 위해 지난 5년간 5억원을 지원했다.

18일 개소식에는 라다크의 여왕과 불교 힌두교 기독교 등 주요 종

교 지도자들과 지방정부 대표, 현지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장장 4시

간에 걸쳐 진행된 개소식은 견디기 힘든 폭양 아래서도 시종일관 진

지한 분위기였으며 연단에 나선 이들은 한결같이 박청수 교무에 대

한 무한한 감사의 뜻을 표했다.

감사의 뜻으로 원불교 교전을 인도 공용어인 힌디어와 라다키어로

출간해 원불교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병원 개소식과 원

불교 교전 출판기념회는 현지 방송에서 30분간 방송됐다.

원불교 교전은 96년 스리랑카에서 싱할리어로도 출간된 바 있다.

이틀 후 박청수 교무와 일행 30여 명은 해발 5천미터의 히말라야

산자락에서 양, 염소, 야크 등을 키우며 살아가는 유목민 사마드 족

을 찾아 나섰다. 마하보디 카루나 병원의 이동 진료를 위해서였다.

해발 5천미터 지역의 고산병 증후군은 박청수 교무 일행을 몹시 고

통스럽게 만들었다. 두통과 울렁거림, 한밤중의 추위 속에서 순례자

의 고행을 시험받는 가운데 박교무 일행은 유목민을 위한 이동진료

와 한국서 가지고 간 의류와 학용품, 식품을 나누어주었으며, 유목민

아이들을 마하보디 기숙학교의 장학생으로 선발하고 노인들을 마하

보디 양로원으로 데려왔다.

유목민들은 “이제껏 우리들을 사진찍고, 촬영해간 세계사람들은

많았지만 우리를 진찰해주고 돈과 먹을 것과 입을 것을 나누어주고,

교육을 시켜준 사람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 고마움을 평생 잊

지 못할 것”이라며 박 교무의 자비행에 감사를 표했다.

박교무가 92년에 1억을 들여 지어준 마하보디 불교기숙학교는 히말

라야 오지의 학교라 믿어지지 않을 만큼 깔끔한 환경과 체계적인 교

육을 하고 있었다. 마하보디 불교 기숙학교는 유치부부터 중학교에

이르기까지 3백42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으며 내년에는 고등학교 과

정이 신설될 예정이다. 학과목 교육뿐 아니라 농사와 목축 등 생계

기술과 연극 노래 등 예능교육도 활발한 이 학교는 이 지역에서

‘명문학교’로 소문이 나서 현재 대기자가 5백명에 달한다. 학교

창고에는 강남교당에서 그동안 보내 준 파카와 담요, 월드컵 방한화

등이 가득했다.

라다크는 티벳불교문화가 고스란히 보존돼 있는 지역으로 스님이

지역의 지도자 역할을 한다. 여승도 있지만 여승들은 교육을 받지

못하고, 별도의 숙소도 없어서 친척 집에 얹혀 살면서 보통 사람보

다도 훨씬 더 많은 노동을 해야 한다.

이런 현실에 혁신을 가져온 것이 마하보디의 반델링(다른 사람를

이롭게 하라는 뜻으로 달라이 라마가 지어준 이름)여승 숙소이다.

라다크에서는 고등학력 소유자라 할 수 있는 여성인 고등학교 졸업

자 중에서 입소자를 선발해 7년간 강도높은 교육을 시킨다. 현재 17

세에서 24세에 이르는 8명의 여승들이 거주하면서 영어 티벳어 산스

크리트어 등을 배우고 있다.

여승 교육 역시 여성성직자가 활발히 활동하는 한국 원불교의 영

을 받았다고 이들은 말한다. 여승 대표는 “박청수 교무를 따라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결의에 찬 인사를 했으며 박청수 교무는 이들

에게 “사회를 위해 큰 일을 하는 사람이 돼라”고 격려했다.

박청수 교무 일행이 양로원에 들어서자 7명의 할머니들이 나와 눈

물로 박 교무를 껴앉는다. 게중에는 두 손이 없고 시력도 거의 퇴화

한 장애자와 휠체어에 앉아 있는 할머니도 눈에 띈다. 양로원의 침

대에는 한국에서 보낸 담요가 있었으며 그 중 한 침대에 앉은 박 교

무는 그 침대의 담요를 가리키며 ‘내가 덮던 담요’라고 소개하기

도 했다.

라다크에서 박청수 교무는 성스러운 어머니 ‘마더 박청수’라 불

린다. 그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한 노래도 두곡이나 나와 라다크 최

고의 ‘히트곡’이 되었다. 레 시가지를 다니다 보면 이 노래를 빈

번히 들을 수 있다. 최고 지도자들부터 어린아이들에 이르기까지 라

다크 사람들은 박청수 교무를 ‘살아있는 관세음보살’로 여기면서

마음 깊이에서 우러난 존경과 사랑을 바치기에 주저함이 없다.

카루나 자비병원을 ‘마하보디 마더 박청수 카루나 자선병원’이라

명명하고, 원불교 교전을 힌디어 라다키어로 번역하는 일도 감사 표

현 중 하나다. 박 교무 일행이 도착하던 날 밤에는 근처의 바위산에

올라가 횃불로 원불교의 상징인 일원상을 그리는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병원에는 원불교 창시자인 소태산 대종사의 사진이 반듯이 모

셔져 있고 진료실 곳곳에 마더 박청수의 사진을 걸어 놓는 것은 기

본 예의에 속한다. 학교에도 도서관 이름을 ‘박청수 도서관’이라

붙였고 식당에는 전교생의 사진을 일원상으로 붙이는가 하면 박교무

의 사진을 걸어두어 설립자에 대한 감사를 표현했다. 환송식에서는

소태산 대종사의 일대기를 연극으로 공연했다.

박청수 교무는 훌륭한 성과와 깊은 사랑에 감동하면서 “모든 게

감사하고 많은 걸 배우고 간다. 저 아이들이 나를 히말라야에서 떠

날 수 없게 한다”고 말했다.

'인도 라다크= 김효선 편집국장 sunhk@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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