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7년 만에 백혈병 문제 공식사과

삼성전자가 7년 만에 처음으로 반도체 사업장의 백혈병 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피해자에게 보상을 하겠다고 나섰다.

권오현 삼성 전자 부회장은 14일 삼성전자 서울 서초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희 사업장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백혈병 등 난치병에 걸려 투병하고 있고 그분들 중 일부는 세상을 떠나셨다. 진작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을 마음 아프게 생각하며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공식 사과했다.

이어 “지난달 9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안한 내용을 전향적으로 수용하고 당사자와 가족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9일 기자회견'은 지난 4월 9일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단체인 '반올림'과 피해자 유가족과 심상정 의원 등은 삼성전자측에 백혈병 피해자 보상문제 요구에 대해 낸 성명을 말한다.

삼성은 반도체 사업장의 안전 진단을 시행하고 재발방지책도 마련할 예정이며, 진행중인 소송에서 손을 떼고 피해자와 근로복지공단 사이의 산재 소송 과정에 관여하지 말라는 요구도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반올림'은 14일 성명을 통해 삼성전자의 사과 및 산업재해의 부분인정에 대해서는 환영의사를 밝혔지만 반올림은 제3의 중재기구를 통한 교섭이 아닌 직접 교섭을 원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더불어 반올림은 피해자들에 대한 고소 취하, 노조 설립 보장,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가칭) 설치 등 11개 사안을 요구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5년 기흥 반도체 공장 직원 황유미 씨가 급성 백혈병에 걸려 2년 투병 끝에 숨지며 산업재해 논란에 휩싸였다. 반도체 라인 근무자들은 백혈병, 암 발생 원인을 공장 유해물질로 지목해 산업재해로 인정해 달라며 삼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그 결과, 2011년 6월에, 지난해 10월 서울행정법원 1심 판결에선 여성 노동자 각각 2명, 1명에 대한 산재 인정 판결이 났지만 고등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어 산업재해 인정 여부는 올 연말께에 확실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