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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고추를 수저받침으로 놓은 것이 이색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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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큰 흐름에서 순간순간 턱없이 용기를 내곤 했다. 세 아이

의 엄마로 안주해버려도 좋을 나이에 남들이 가지않는 새로운 길을

선택한 것도 용기였다. 인생에서 늦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국문과 졸업. 세아이의 엄마에서 서른 둘의 나이에 일본 동경 디자

인스쿨 상공간디자인학과로 유학. 1988년 귀국 후 국내 미개척 분야

인 요리코디네이터로 활동. 1999년 초 조은정 식공간연구소 오픈, 한

림정보산업대학 전통조리과 출강.

용기를 낸 한 여성, 조은정씨가 걸어온 아름다운 삶이다.

요미우리신문을 통해 ‘요리코디’라는 직업이 미래 유망하다는 것

을 알게 되었고, 동경 디자인스쿨에서 만난 오십대 커리어우먼, 아오

지마교수를 통해 요리 코디네이터학교를 다니면서 조은정씨는 요리

코디의 끝없는 세계를 접했다.

그리고는 요리코디네이터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맛을 방해하지 않으

면서 멋을 내는 테이블세팅법을 모아 '행복을 차려주는 여자'(명진

출판 펴냄/9천8백원)을 출간했다.

일본에서 공부하면서 그가 요리 코디 소품으로 이용한 것은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뒤져낸 낡은 라디오, 다리가 부러진 탁자. 전등이 깨

진 스탠드, 이빠진 그릇 등이었다고 한다. 쓰레기 더미 속에서 노다

지를 캐내는 것이 바로 조은정씨의 노하우였음을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리고 최초였기에 일자리를 찾기 힘든 상황을 어떻게 벗겨

냈는지 조은정의 용기있는 변신을 같이 경험해 보는 것도 책을 읽는

재미 중 하나이다.

조은정씨의 행복을 차리는 비법 몇가지를 소개한다.

- 메뉴를 단순하게 짜자. 된장찌개 하나만 해도 갖가지 영양소가 다

들어있다. 메뉴를 줄이면 식사준비하는데 드는 시간이 배로 줄어들

고 나머지 시간을 행복하게 이용할 수 있다.

- 밥을 잘 먹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조금 더 먹으라고 뒤쫓아다니지

말자. 하얗고 큰 접시 위에 당근으로 꽃봉오리를 만들고 시금치로

꽃잎을 만들고 꽃 가운데 까만 콩자반을 몇 개 올려 놓으면 아이는

당장 흥미를 갖고 다 먹는다.

- 하루에 한끼는 나만을 위한 정찬을 차린다. 찌개에 김치 하나라도

정갈하게 차려놓고 먹자는 얘기다. 그러면 스스로가 참 소중한 사람

으로 여겨질 것이다.

- 큰 맘 먹고 식기세척기를 산다. 식기세척기를 쓸모없는 가전제품

쯤으로 여기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시간을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

도 능력이다.

- 테이블세팅을 위해 식탁을 사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자. 둥근 모

양에 접이 다리가 네 개 달린 작은 밥상이라도 초 하나만 있으면 훌

륭한 세팅이 된다. 김치 한포기를 내더라도 그 담음새를 고려한다면

그게 바로 테이블 세팅이다.

'박정희경 기자 chkyung@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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