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 30분, 뉴욕 증시가 개장하면 한국 투자자들의 잠 못 이루는
밤이 시작된다는데... 미국 뉴욕 증시의 미풍이 곧바로 한국 증시의
태풍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미국 증시의 상황을 밤새
점검하다 보니 직장에 출근하면 휴식을 취하게 마련. 아예 직장을
그만두고 밤에는 국제 경제뉴스와 외국 증권시황을 감시하며 밤을
지새우고 낮에 객장에서 잠을 청하는 올빼미족도 늘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최근 24시간 실시간으로 미국 증시 상황을 생중계하는
한 신문의 인터넷 사이트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고 신문사에는
심야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는 소식.
외풍에 허약한 한국 증시
전세계 주가가 폭락했던 지난 1월5일, 우리나라 주가 하락률은
6.87%였던 반면, 일본 2.42%, 싱가포르 5.49%, 태국 6.43%, 인도네
시아 3.14%를 기록했고, 대만 주가는 오히려 1.05% 상승했다고... 같
은 충격에도 한국 증시가 훨씬 심각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보여준
셈.
전문가들은 ‘외부 충격에 대한 국내 증시의 민감도가 너무 크다’
며, 적절한 안전장치를 갖추지 못할 경우 언제든지 제2의 외환 위기
에 직면할지 모른다고 우려를 표시.
더욱 커진 위험을 극복하려면?
작년 한 해 동안 외국인 증권자금이 들고 난 총액은 7백77억 3천만
달러로 98년의 2백81억 8천만 달러보다 5백억 달러 가까이 늘어났다
는데... 올해는 1천억 달러가 넘는 돈이 들어오거나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되어 그만큼 우리 경제가 외국 투기자금의 영향을 많이 받을 위
험이 커질 것으로 예상. 이는 자금이동이 단기화되고 투기화됨에 따
라 우리 경제 전체가 해외 자본의 움직임에 완전 노출되어 있음을
뜻하는 것.
외풍에 대한 허약체질의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경상수지
흑자 유지’가 필요하다는 지적. 경상수지 흑자야말로 안정적으로
달러를 확보해 해외자본의 공격을 차단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
문. 더구나 미국 경기의 거품 논쟁이 가열됨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
관리의 중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
금년도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는 1백20억 달러선이나, 수출이 둔화
되고 수입이 급증하는 추세를 감안할 때 하반기에는 적자반전도 예
상되고 있는 아슬아슬한 형편이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