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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법인 길의료재단 이길여 이사장이 있기까지, 헌신적으로 뒷바

라지했던 어머니 차데레사의 평전 '어미새의 노래'(나명순, 사람과사

람)가 출간되었다.

차순녀 데레사는 1910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났다. 열여섯 살 때 전

북 옥구의 전주 이씨 집안과 혼인을 하고 30명이 넘는 대가족 뒷바

라지로 청춘을 보낸다. 네 살 어린 남편 이동숙과의 사이에 두 딸

(귀례와 길여)을 낳은 후 자궁외 임신으로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몸

이 되고, 대를 잇기 위해 남편에게 소실을 들일 것을 권하기도 했으

나 끝내 후사를 얻지 못했다.

시어머니는 걸인에게도 따뜻한 밥상을 차려주고, 길에서 불쌍한 사

람을 만나면 옷을 벗어줄 정도로 정이 많았다. 그런 시어머니 밑에

서 차데레사는 베푸는 마음을 배우고, 그 마음은 정성을 다해 키운

두 딸들에게 고스란히 이어진다.

어린 나이에 남편과 사별한 차데레사는 일제의 수탈이 심해져 가는

가운데에서도 막내딸 이길여 여사에 대한 교육 투자를 늦추지 않았

고, 이길여 여사도 어머니의 헌신적인 도움에 힘입어 의대를 졸업하

고 개업의가 된 후 현재 전국 10대 의료시설에 속하는 길의료재단을

꾸렸다.

둘째딸 길여의 효도 속에 차데레사는 행복한 말년을 보내다 89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02)702-18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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