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득희/여성한국사회연구소 사무총장

서울시 여성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우리 연구소가 4월 3일부터 시작할

“남녀가 더불어 사는 21세기를 향해”라는 교육 프로그램에 사용할

교재 개발을 준비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은 날이었다.

부교재로 사용할 책자 구입을 요청하기 위해 여성특위 정책조정과 이

성미 사무관과 전화 통화를 한 후, 봄은 자연에서 뿐 아니라 정부기관

에서도 오고 있음이 감지되었다. 일반적으로 공무원들과 업무 차 전화

나 방문이 필요한 때 왠지 주저하게 되는 것은 몇몇 예외적인 분들을

제외하고, 그분들과 만난 후에 느껴왔던 딱딱함이나 답답함에 기인한

것이였는데, 이번에는 완전히 내 잘못된 선입견이라는 것이 판명된 셈

이다.

이 사무관의 친절한 답변과 기꺼이 책자를 확보해 준비해 놓을테니

언제라도 특위 사무실로 방문해 달라는 부드러운 목소리에 주저하던

긴장이 풀리고 편안해지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김모란 교육팀장과 정은희 홍보부장과 함께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특위 사무실을 방문한 우리들은 공무원 조직이 많이

달라지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겸손하게 우리를 맞아

필요한 자료를 성실하게 확보해 준 정책조정과 직원들은 물론, 협력조

정과 김점수 사무관은 바쁜 와중에도 성실하게 우리의 질의에 답변해

주었다.

다른 공무원 조직과 달리 남자 직원들이 별로 눈에 뜨이지 않았으나

마침 우리가 방문한 두 부서에 각기 청일점 한 분씩만 만날 수 있었

다. 많은 분량의 책자를 운반하기 위해 총무과에 짐수레를 빌려줄 것

을 요청하자 그곳의 젊은 여직원 한 분이 기꺼이 자원하여 짐수레에

책자를 가득 싣고 익숙하게 현관까지 실어다 준 사실에 이르기까지 공

직사회에서도 남녀역할의 평등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느꼈다.

'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 제정과 시행', '여성기업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과 이를 위한 종합사업계획수립', '여성공무원 발전계

획 수립과 복무규정이 남녀가 동등하게 개정'되는 데 힘쓰는 등 노력

해 온 여성특위는 더 한층 겸손하고 부드럽게 바뀌어 가는 공직사회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21세기 정보화 사회의 풍요로운 결실을 가져오기

위한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음을 알았다.

이는 외부를 향해 “바꿔 바꿔”를 외치면서 스스로 딱딱하게 굳어

있는 다른 권위적인 조직에도 여성 특유의 부드러운 기운을 불어넣음

으로써 조직 내부가 유연하게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을 일깨워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고무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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