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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차원', 116x9cm,혼합재료,2000.

공간에 대한 자유로운 형식을 취하면서 시적인 세계를 연출하는 서양

화가 장지원씨와 관념의 그늘에 갇히지 않고 보이는 자연을 사실적이

면서 압도적인 스케일로 재현하는 한국화가 김해선씨의 전시회가 5월

16일까지 선갤러리((02)734-0458)와 5월 14일까지 서울갤러리

((02)2000-9738)에서 각각 열린다. 이들 여성작가들은 삶과 예술의 조

화를 추구하는 과정에 획득한 추상성과 30여 년간 현장 작업, 즉 실사

를 통해 익힌 필력으로 구축한 구체성을 보여주며 색다른 작품세계를

선사한다.

화면구성에서부터 생동감 있는 마티에르를 구축하고 있는 장지원씨의

작품은 현실적이면서 동화적인 상상력이 물씬 묻어난다. 항상 삶과 예

술을 잘 조화시키며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장지원씨의 작

품에는 밝은 색조가 주조를 이루며, 기하학적 패턴과 장식적인 문양

등이 즐겨 사용된다. 특히 친근한 꽃과 새, 나무 등 자연적인 이미지와

일상 속의 이미지나 기호 등을 통해 신비롭고 아름다운 세계의 비밀들

을 하나씩 풀어가는 ‘숨겨진 차원’ 연작은 작가가 추구하는 진지한

삶의 자세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단초를 제공한다.

초기 강한 색채 대비와 구체적인 묘사로 인한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

시켰던 작가는 극한적 대비보다 조화를, 추상적이면서 과감한 생략을

통한 형태와 모티브 구성으로 한층 원숙하고 고차원적인 작품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한편 서른이 넘은 나이에 늦깎이로 그림 공부를 시작하여 대전광역시

를 대표하는 여성작가 대열에 오른 김해선씨는 선묘형식의 수묵화로

사실성을 극대화한 작품을 전시중이다. 대전시 신지식인으로도 뽑힌

김해선씨는 30대 전업작가에서 60대 주목받는 작가로 변신한 입지전적

인물.

그의 작품은 특히 대형작품에서 진가를 발휘하는데, 대자연을 넓은

시각에서 조망하여 수십리길에 달하는 산천경개도 마치 눈앞에 펼쳐지

듯 묘사한다. 최근 제작한 ‘백령도’, ‘천내 가을’, ‘보문산’,

‘고향가는 길’과 같은 작품들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최이 부자 기자 bjchoi@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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