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의 강의 그려
3월 10~20일 서울 강남 LG아트센터
배우 윤석화가 올해로 연극 인생 40주년을 맞는다. 윤석화는 데뷔 40주년 기념공연으로 1998년 그에게 ‘이해랑 연극상’을 안겨준 ‘마스터 클래스’를 택했다. 지난 21일 서울 혜화동 정미소 설치극장에서 열린 ‘마스터 클래스’ 제작발표회에는 ‘마리아 칼라스’역을 맡은 윤석화를 비롯해 임영웅 연출가, 출연 배우들이 참석했다. 윤석화는 “나를 지켜봐준 사람들, 또 아직까지 버텨서 이만큼 온 내 자신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마스터 클래스’는 세계적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가 미국 줄리어드 음대에서 진행한 성악 강연의 일부분을 재현한 작품이다. 작가 테렌스 맥날리는 이 작품으로 96년 ‘토니상 최우수 희곡상’을 수상했다. 국내에서는 98년 ‘마스터 클래스’ 초연 당시 토월극장 전석이 매진됐고, 윤석화는 같은 해 ‘이해랑 연극상’을 받았다.
윤씨는 데뷔 40주년 기념공연에 대해 “‘마스터 클래스’를 통해 상당히 위로를 받았다. 마리아 칼라스처럼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예술의 길을 걷겠다는 마음을 다시 한번 갖게 됐다”고 했다. 18년 전과 달라진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때는 이 작품을 꼭 성공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서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 작품을 통해 내가 왜 연극을 40년 동안 했는지 말할 수 있게 됐다”고 답했다.
임영웅 연출가는 “내가 사랑하는 윤석화 배우가 한다니 바로 참여하게 됐다. 윤석화가 하는 말이면 뭐든지 그의 뜻을 따르고 있다”고 했다. 윤석화가 지난해 임씨의 연출 데뷔 60주년 헌정 공연 ‘먼 그대’를 연출할 정도로 둘은 각별한 사이다. 윤씨는 “임 선생님은 내겐 아버지와 같은 존재다. 선생님이 연출한 작품이라면 안심할 수 있다. 흔쾌히 제안을 받아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번 공연은 2013년 이후 대중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지휘자 구자범이 음악감독과 피아노 반주를 맡아 눈길을 끌고 있다. 윤씨는 구씨의 피아노 연주를 관람 포인트 중 하나로 꼽았다. 윤씨는 구자범과 22년 전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구씨는 전주시향 소속 피아니스트였다. 윤씨는 “피아노와 음악을 너무 순결하게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무대 위에서 피아노 치는 모습은 관객에게 굉장히 큰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프라노 ‘샤론’ 역을 맡은 배우 이유라는 98년 초연 때 같은 역으로 무대에 섰다. 이씨는 “초연 멤버인 나를 불러 주셔서 감사했다. 예술가 윤석화를 존경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이 공연에 임하겠다”고 했다. 소프라노 ‘소피’ 역은 지난해 드라마 ‘용팔이’로 얼굴을 알린 배우 배해선이 맡았다. 그는 윤석화를 ‘큰 나무 같은 분’이라며 “나를 기꺼이 불러준 그 사랑에 눈물이 날 정도로 기쁘다. 이 작품을 통해 선생님의 열정을 관객들이 공감했으면 좋겠다. 나도 빛나는 ‘소피’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극중 일부 장면을 시연한 배우 이성규는 테너 ‘토니’를 연기한다. 그는 “관객들과 소통할 때 가장 큰 기쁨을 느낀다. 어떤 무대건 개의치 않는다. 연극 무대는 처음이라 거침없이 도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3월 10~20일 서울 강남 LG아트센터.